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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족 입춘대길

2012년 02월 22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어릴 때 한 동네에서 같이 살았던 한분이 계신다. 이 분은 옛날 어릴 때 면단위 콩쿨대회가 열리면 어김없이 우리 마을 대표로 출전해 구수하고 걸죽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추억이 있는 형님뻘 되는 분이다. 언젠가 이 형님은 순창읍내로 이사를 와서 산다. 그리고 언제인가 필자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셨고, 이후 멀어지는 가 했는데 다시 일을 하게 됐다. 근무 중에 아니면 출퇴근하다가 마주칠 때면 옛날 추억이 있어 다감하게 인사를 하곤 한다. 그런 형님은 한날도 빠짐없이 아침 새벽부터 컴컴한 밤이 되어서야 퇴근한다. 그러던 중 어느 연말에 이 형님이 선행을 했다는 신문기사가 났다. 청소하고 정리정돈하다 발생하는 각종 폐품을 일 년 내내 모았다가 판매한 대금 전액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런 선행이 단 한 번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매년 연말이거나 추석명절이면 계속되고 있음은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러웠다. 얼마 전 주말휴일 눈이 내렸고 아직 햇살이 지평을 열기 전 매서운 추위로 모두가 움츠리고 있을 아침, 24절기 중 첫 절기인 입춘절기를 맞는 날이다. 휴일이지만 그 형님과 형수님 그리고 딸 등 온 가족이 손을 호호 불어가며 주차장 옆 폐품집하장에서 신문지며 폐박스 등을 정리해 놓고 수집차량을 기다리고 있는 걸 보았다. 형님은 그런다 치지만 형수님과 다 큰 딸까지 나와 있다니, 나는 이런 형님네 가족을 보면서 마음속 깊은 존경과 참된 봉사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아닌 일에 이렇게 혼신을 다해 누가 보든 안보든 열심히 한다는 것은 우리가 본받을 만 한 일이라 느꼈다. 이 형님은 자신의 삶도 결코 넉넉하지 않다. 그런 가운데 이웃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여기에 가족도 기꺼이 동참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착한가족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 했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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