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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꾼과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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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9월 29일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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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 잘난 데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데로 산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세상 풍경은 가지각색이다. 우리들 일상에서 사람들 마음도 좋았다 나빴다 시시각각 거듭하듯, 순창 시장 고추전 풍경을 들여다보자. 애지중지 가꿔 수확한 고추를 시장에 가지고 나오자마자 장꾼들이 달려들어 고추자루를 낚아챈다. 물건 주인 의지와는 관계없다. 장꾼들도 누가됐든 먼저 낚아채면 묵시적 권리를 인정하고 한 물건을 놓고 장꾼들끼리 다투는 일은 없다. 주인은 주인이지만 주인다운 행세가 쉽지 않다. 능수능란한 장꾼들 상술에 시골 할머니들 번번이 당하고 뺏기다시피 물건을 내 주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장꾼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꾼 왈 “얼마요?” 어눌한 할머니 말귀를 못 알아듣고 머뭇머뭇, “아, 얼마 받을 꺼냐고..?” 장꾼 소리를 높인다. 할머니 “팔천원이요” 한근에 만팔천원이란 뜻이다. 장꾼 “뭐요? 이 양반이 시세도 모르고 뭔 소리여, 좋은 것이 육천원이요, 요건 좀 ..??.” 하고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한다. 할머니 “난 팔천원 아니면 안 할라요” 하며 주섬주섬 자루를 챙긴다. 일단 밀고 댕기는 초반 탐색전 모습이다. 장꾼이 다시 말을 내민다. “옆에 물어보쇼, 시세가 얼만가?”라며 옆에 있는 장꾼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다시 물건을 잡아 댕겨 자기 앞에 논다. 주변에 많은 장꾼들이 있어도 누군가 한번 찜한 물건은 그 장소를 벗어날 때 까지 어느 장꾼도 거들 떠 보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만의 상도다. 장꾼들이야 당연히 가제는 게 편이라 장꾼 말을 거들어 준다. “할매 오늘 시세가 좀 죽었어” 이 한마디에 할머니 말문이 막힌다. 이러니 장꾼들이 시골 할머니쯤이야 식은 죽 먹기다. 마음 놓고 가격을 후려칠 수 있다. 할머니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미 초반에 먹여진 가격은 장꾼 중심으로 흥정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과감히 자리를 뜰 요량으로 물건을 챙기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때는 장꾼이 뒤로 한발 물러선다. 장꾼 왈 “할매 왜 그려, 오백원 더 주께....” 라며 물건을 낚아채고 돈을 건넨다. 그러면 꼼짝없이 흥정은 끝난다. 할머니도 내심 이 정도는 바랐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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