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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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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9일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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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진다고 아쉬운가?’ 내게 자문했다. 도로 위로 자동차가 지날 때마다 떨어진 꽃잎이 이별의 아쉬움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흩날렸다. 내가 좋아하는 봄은 벚꽃이 진 다음에 온다. 물론 황야 같은 가로수에 숨이 막힐 듯 환한 꽃잎이 채워진 날도 좋다. 세상을 온통 축제의 날로 만드는 만개한 벚꽃은 그야말로 화려한 봄 마중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화려한 날은 갔는가?’ 내게 묻는다면 이제 봄의 향연이 시작되리라 말하고 싶다. 벌써 여름옷을 입은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이제 겨우 봄에 걸맞은 옷을 꺼냈다. 그러니 봄의 시간을 묻는다면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시간을 말할 것이다.
신문사에 글을 기고한 지도 어느덧 4년을 훌쩍 넘겼다. 처음엔 칼럼을 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신문에 담을 수 있는 짧은 소설을 썼다. 마을의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담아냈다. 사람들은 가끔 의도적인 허구를 현실로 인식하기도 했다. 기고문을 누가 읽을까 싶지만, 누군가는 읽었다. 그러니 외부로 나가는 글이 아무리 작은 꼭지를 점유한다고 해도 대충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고를 시작한 시기는 내가 마을의 작은도서관에서 근무를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도서관이 처음 문을 연 때여서 종일 있어도 사람들이 오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런 시골의 도서관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막연하기도 했다. 처음엔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마치 황량한 가로수에 벚꽃이 피었다가 지는 것처럼 내가 힘을 주어 만들어낸 것들만으로는 온전히 봄을 맞이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의 색깔로만 힘을 주어 피워낸 것들은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한 꽃마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섯 해를 맞이한 지금 마을의 아이들과 청소년, 성인들이 끊이지 않고 드나드는 도서관이 되었다. 이건 마치 앙상한 가지에 잎이 돋아나 살이 오른 봄의 산과 같았다. 봄을 마중 나온 벚꽃이 떨어진 후에라야 연하고 순한 잎들이 앙상한 숲을 채우고, 산벚나무에서도 꽃망울이 터진다. 이제 이곳은 나의 색깔이 흩어지고 마을 사람들의 색으로 채워졌다. 이런 변화가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이곳에서 나의 역할은 마중 꽃을 피워내는 일이란 걸 안다. 봄이 이렇게 긴 계절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 마을 도서관이 사람들로 채워지고, 소설가로서 원고를 준비해야 할 일도 예전보다 늘어났다. 개인적으로 안도감을 느끼는 지점이다. 신문사의 기고를 마무리해야 할 때가 계절의 흐름처럼 자연스레 다가온다. 마을 사람들로 채워진 도서관의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신문사와의 인연을 이어가려 한다. 이것을 완연한 봄의 이야기로 기억하길 바라며…….
2026.4.16. 한 꼭지의 자리를 내려놓으며 필진 박진희 씀
// 필진(사노라면 · 짧은소설)으로 순창신문과 인연을 맺었던 박진희 작가가 ‘마중 꽃’ 제하의 기고 글을 마지막으로 ‘순창신문’ 필진으로서 활동을 정리한다.
금과옥조와 같은 글로 독자들과 호흡하며 본보 발전에 기여도가 크기에 아쉬움은 남으나, 훗날을 기약하며 필진으로서는 정리하지만, 마음만은 늘 풀뿌리 언론 순창신문과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박 작가님 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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