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애껀지가 되어버린 논밭데기
|
|
2025년 12월 24일 [순창신문] 
|
|
|
| 
| | ↑↑ 김정균 / 전)농업기술센터 과장 | ⓒ 순창신문 | |
“힘도 딸리고 길도 좁아 기계쟁이가 논도 안갈아줘서 이제 농사도 못짓겠고, 팔아버리면 좋겠는데 살 사람도 없고 올해부터는 재너머 다락논까지도 묵혀야 할 것 같아 가슴이 답답혀~”
대대손손 지어온 안골 묵정밭이 된 다락논을 쳐다보며 박씨는 한숨을 내쉰다...
농촌의 논밭이 빠르게 묵혀져가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내가 사는 이곳 근동에서만도 경지정리가 안된 대부분의 논과 밭, 예전 같으면 문전옥답이 해가 다르게 묵혀지고 있다.
농사꾼에게 땅(농토)이란 경제생활과 삶의 터전, 생산과 주거형성의 기반으로 농토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숙명적 결합체로 이는 부자와 가난의 기준이었고 그 결과로 지주와 소작농(임대농)의 애환과 애증의 산물이기도 했다.
작금의 농촌마을에서의 농사를 짓는 경작형태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농토만을 경작하는 순수 자경농업인과 자기소유농지외에 인근의 농지를 임대해서 농사를 짓는 임대농 그리고 기관의 농지은행 등을 활용한 농업회사 성격의 대규모위탁영농회사가 경작을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자경농이 많긴 하지만 노령층의 경우 내 농지를 마을 젊은 대농에게 임차해주고 일정임대료를 받는 농지위탁경영이 일반화되어 있고 노령농가에서는 그저 텃밭이나 가꾸는 수준의 영농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영농환경의 변화는 빠르게 기계화 영농을 가져오게 되었고, 젊은층은 경작규모를 늘리고, 규모가 커짐으로 인해 농기계의 대형화와 고령농들의 경작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생산성과 편의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제원리의 농촌사회 유입은 급기야 영농여건이 좋은 농지만을 선호하는 대규모들녁 경영체 등이 등장하게 되었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거나 몇백평정도의 수리불안전답, 다랭이논, 농로여건이 좋지 않는 밭들은 수탁을 꺼려하게 되었다
이러함에도 농업인들은 대대손손 지어온 농토를 묵힐 수 없고, 미경작으로 인한 직불금을 타지 못하는 불이익등을 당하지 않으려고 소형농기계를 이용하거나 이웃의 농기계를 가진 이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가면서 땅갈이를 해서 어지어찌해서 농사를 짓긴 하지만 이마져도 힘들어져 가고 있고, 지자체마다 농기계 임대사업을 한다하나 이 또한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노인들은 그 기계들을 운반해올 방법도 이용할 힘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예전처럼 짓는 농사방식은 더 이상 통할수 없는 현실이 되고 농토는 묵힐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
혹자는 놀리는 논밭에 과일나무나 돈이 되는 조경수를 심으라고도 하지만 실정을 모르는 소리이다. 산자락에 붙어있는 논밭들은 대부분 물이 질척거리는 습답이거나 몇백평씩 다랭이논밭이거나 농로도 좁아 나무를 심을 수도 없을 뿐더러 설령 심어놓았다해도 몇 년후면 다시 잡관목이 우거져 예전의 문전옥답이나 영농여건 불리지역 농지들은 급기야 논밭의 형태를 상실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이곳 근동에도 이러한 땅들이 수두룩하다. 골짜기 전체, 미경지정리 지역, 산을 깍아 만든 전답 등이 다 묵정밭이 되어 버렸다
처분해 보려해도 매수자가 없다. 농사짓는 이들이 매수하면 좋은텐데 그들은 그런땅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전망좋은 전원주택지는 그래도 수요는 있겠지만 대부분 묵정밭은 누구하나 물어보는 도시민도 없다. 몇해전 농지법 개정으로 300평이상 농업진흥지역농지는 도시민이 근본적으로 취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전원주택을 지어 시골에 들어오려하는 도시민도 이제는 없어져 버렸고, 자녀들에게 증여를 하려해도 제도 때문에 어렵다. 증여세는 물론이고 농지경자유전 제도는 도시에 사는 자녀들의 농지취득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농지은행에 위탁을 주어야하는데 그마저도 영농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임차할 사람이 없어 이마저도 어렵다.
상황이 이러한데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금으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는데 관계기관에서도 별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그저 논밭을 묵혀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이제 이 문제는 개인을 떠나 지역사회, 국가적 시선으로 옮겨가야 한다.농업의 생산성만을 따졌던 시책에서 농민의 안정적인 삶, 농촌사회의 지속적 유지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주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해야 될 것이 이러한 휴경, 묵힌 논밭과 과원이 얼마나 되는지의 현황부터 바르게 파악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논밭이 휴경화되어 있는지를 알고 대응해야 될 것이다. 다행히 농업직불제시행으로 전국의 농지에 대한 정보가 입력되고 있기에 정확하게만 조사가 된다면 이를 파악하는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전문가나 외국의 사례를 들춰서라도 그 방안을 찾아서 이러한 농토에 대한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몇가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소면적(900평)으로 경지정리가 된 논들을 더 큰 단위로 재정리가 필요할 것 같고 밭 역시 가능한 경지정리 사업을 해야만이 앞으로도 농사를 계속해서 지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영농여건 불리지역 지원제도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이는 그러한 땅에 농사를 지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 없어 지기 때문에 다른 시책과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농민들에게 농사지을 땅이 없어진다는건 타업종에서의 폐업개념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단지 농지 일부를 경작하지 못한다는 식으로의 접근방식은 곤란하다. 자영업자들에게 주어지는 폐업자금지원이나 봉급쟁이들에게 주어지는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것도 고려해보아야 될 성 싶다
또한 이러한 농지에는 경자유전의 원칙은 적용되지 말아야한다. 많은 제약 요건과 자칫 투기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되지만 도시민들이 제약없이 땅을 살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농지들을 공공용지로 활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농촌공원화사업과 마을 공동태양광사업과 같은 것도 맥을 같이하는데 국가나 지자체에서 매입해서 활용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다
또한 활용면에서 논밭을 원래 형태인 숲이나 들판으로 되돌리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여하튼 농사용도의 농토로서는 그 기능을 잃어 버린 애껀지가 된 논밭데기가 더 이상 마을 근처에서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맘이다
본 내용은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했고 제안성격이지만 정책논란의 대상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섬진강 풍아일기 25년 12월이 저무는 때에
김정균 / 전)농업기술센터 과장
|
|
|
|
순창신문 기자 . “” - Copyrights ⓒ순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순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순창신문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