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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객사(淳昌客舍), 보존을 넘어 복원으로

2025년 12월 24일 [순창신문]

 

↑↑ 설정환 / 재:설정도시연구소 대표

ⓒ 순창신문



필자는 지난해 11월 27일, 순창읍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순창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 60여 분을 모시고 열린 ‘2024년 주민자치 교양강좌’에 강사로 참여한 바 있다. 이날 강의에서는 ‘순창형 주민주도 문제해결을 위한 전제조건’을 화두로 삼아 주민력과 주민자치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의에서 소개한 사례는 1985년 일본 구마모토현의 작은 산촌, 구기노촌이었다. 당시 이 마을은 관광객이 거의 없는 지역이었지만, 구기노촌사무소 공무원 한 명과 주민들이 함께 마을의 숨은 매력을 찾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들은 지역 특산물인 메밀을 활용해 20여 종의 관광상품을 개발했고, 그 결과 1993년에는 연간 관광객 100만 명, 관광수입 11억7천만 엔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사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규모 예산이나 화려한 개발계획이 아니라, 주민과 행정이 함께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꾸준히 키워나갈 때 지역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강의 자리에서 “순창은 구기노촌에 비해 훨씬 많은 자원과 가능성을 가진 곳”이라며, 주민과 행정이 손을 맞잡는다면 ‘관광순창’을 만들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다섯 가지 행동 방향을 제안했다. 첫째, 작은 것부터 시작할 것. 둘째, 때때로 공부할 것. 셋째, 지역의 뿌리를 회복할 것. 넷째, 점과 선을 면으로 연결할 것. 다섯째, 될 때까지 집중할 것이다. 이 다섯 가지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주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자치의 방식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는 원칙을 설명하며 필자가 예로 든 대상이 바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48호 순창객사(淳昌客舍)였다. 필자는 당시 국가유산청이 운영하는 국가유산포털에 게재된 순창객사 설명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내판과 국가유산 설명문에 명백한 오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국가유산포털에는 “오른쪽 동대청은 없어졌다”는 설명이 기록돼 있었고, 이로 인해 소실된 것으로 서술된 서대청에 ‘옥천지관(玉川之館)’ 현판이 걸려 있다고 잘못 설명돼 있었다. 그러나 옥천지관 현판은 서대청이 아니라 동대청에 걸려 있는 현판이다. 더 나아가 국가유산 설명문에서는 객사의 기본 구조인 ‘가운데 정당, 왼쪽 서대청, 오른쪽 동대청’을 거꾸로 표기해 혼란을 키우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명칭 오류를 넘어, 순창객사의 공간 구조와 역사적 이해 자체를 흐리게 만드는 문제였다.

다행히 현장 ‘안내판 설명문’은 이러한 문제 제기 이후 수정이 이루어졌지만, 국가유산포털에 수록된 ‘국가유산 설명문’의 오류는 아직 정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문화유산을 설명하는 공식 기록에서 기본적인 공간 인식의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 사례는 주민자치가 거창한 사업에서만 출발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지역 문화유산의 설명 한 줄을 바로잡는 일 역시 주민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작고도 중요한 자치의 시작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쌓일 때 주민력은 비로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필자가 순창객사에 진정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것은 바로 사라진 ‘서대청’의 복원 문제다. 순창객사는 순창군청 옆, 순창초등학교 교정 안에 자리하고 있다. 행정의 중심과 일상의 중심 한가운데 놓인 이 공간은 우연이 아니다. 조선시대 순창객사는 이 고을의 행정과 의례, 질서를 상징하던 중심 공간이었다. 부임한 수령이 가장 먼저 참배하던 곳이었고, 국상이나 국가적 의례가 있을 때마다 궐패를 모시고 궁궐을 향해 예를 올리던 장소였다.

순창객사는 또한 근대사 항일 의병운동의 중요한 현장이기도 하다. 을사늑약(을사조약) 이후 의병들이 이곳에 진을 치고 일본군에 맞서 싸웠으며, 항일 의병 지도자와 순국 의사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순창객사는 단순한 행정 유산이 아니라, 국권 상실기 저항과 비극의 역사가 응축된 민족사적 공간이다.

이미 다른 지역들은 객사 복원을 통해 도시의 중심성과 정체성을 되살리고 있다. 전주, 나주, 강릉을 비롯해 최근 홍주읍성 객사까지, 복원은 행정사·문화사·관광자원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순창객사의 현실은 아쉽기만 하다. 중심에 있으면서도 그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순창객사의 과제는 명확하다. 더 이상 보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것은 복원이다. 공간의 원형을 회복하고, 역사적 상징을 되살리며, 교육·문화·관광으로 확장하는 복원이다. 순창객사는 사라진 문화재가 아니다. 이미 남아 있고, 이미 중심에 서 있다. 순창객사를 복원하는 일은 과거를 되돌리는 일이 아니라, 순창의 문화적 미래를 세우는 일이다. 순창은 할 수 있다.

설정환 / 재:설정도시연구소 대표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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