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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를 ‘폐지’한다고?

2025년 12월 05일 [순창신문]

 

↑↑ 이진우 / 법무법인 다일 공동대표변호사

ⓒ 순창신문



지난 7월로 기억합니다. 이재명대통령이 ‘배임죄가 남용되어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라는 발언을 한 것에 이어 9월에는 민주당의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연내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뜬금없는 배임죄 폐지 소식을 들으면서 또 한 번 한숨이 밀려나왔습니다. 민주당의 검찰에 대한 뿌리깊은 분노를 이해못할 바는 아니나, 아무리 그렇다 한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그것도 사문화된 법조항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법률실무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법조항을, 국민적 공감대조차 전혀 없이 폐지하겠다는 것이 과연 집권여당으로서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그리는 지도자들한테서 나올 이야기인지 강한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가 바로 배임죄입니다. 그리하여 예전부터 ‘타인의 사무처리’, 그리고 ‘임무 위배‘의 구체적 해석과 관련하여 그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만, 사법적인 법률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러한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각 사안별 판단이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고, 이제는 그러한 각 사안별 판단이 판례라는 이름으로 다수 집적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실무상 기업이나 단체의 의사결정권자가 그 기업 또는 단체에 유보되어 있는 현금 등을 외부에 투자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출함에 있어 그 투자대상에 대한 적합성 판단 등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이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가장 유의미한 장치가 바로 배임죄 적용이라는 점에서 대안없는 배임죄 폐지는 기업활동의 활성화에도 그다지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기업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재명대통령이나 민주당지도부에서 이처럼 강력하게 배임죄 폐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이재명대통령이 그간 검찰로부터 당한 족쇄의 표면에 바로 배임죄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지고, 평범한 변호사의 시각에서는 배임죄를 잘못 적용한 검찰을 ’작살‘내는 것은 십분 이해하더라도 배임죄 자체를 이번 기회에 폐지하고야 말겠다는 이러한 움직임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고 몰이해스러운 것으로 보여질뿐입니다.

더욱이 배임죄를 즉각 폐지해야 할 정도로 그들의 시각에서 정말 배임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버스에 무담보로 876억원을 대여한 것을 다름아닌 민주당이, 그것도 배임죄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나서는 움직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쓴웃음이 나올 뿐입니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때로는 당장의 눈속임도 필요할 수는 있겠으나, 다름아닌 대통령 및 집권당에서, 사문화된 것이 아닌 법조항에 대하여, 대체입법 등에 대한 보완작업조차도 없이, 그리고 형법상 배임죄와 연계되어 있는 다른 법률조항과의 관계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항상 주권자라고 칭송해마지 않은 ’국민‘들의 배임죄 폐지에 대한 공감대를 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과정이나 절차도 없이, 자기들 마음먹은대로 배임죄 폐지를 운운하다가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형사고발로 쓸 무기로 오히려 배임죄가 필요한 상황이 되자 이제는 그 폐지에 시간을 갖겠다는 촌극이 지금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들의 가슴속에는 진정 국민들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와 애정은 존재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오히려 법이라는 통치수단을 독점하면서 필요에 따라 그 통치수단을 이용하여 그들만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러운 저녁입니다.

이진우 / 법무법인 다일 공동대표변호사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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