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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우리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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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02일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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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서슬 퍼런 겨울은 어김없이 힘든 서사를 남기고 넘어가는 사이, 새로운 시절의 기대감이 한층 얇아진 옷만큼 가볍다.
섬진강 강가로 성긴 추위에 분노하듯 실 얼음이 하얀 핏줄의 민낯으로 강물을 외면하더니, 수척해진 겨울은 이제 진한 아쉬움의 여운을 담은 거친 호흡을 토해내며 은근히 봄을 보듬을 준비를 한다.
그렇게 겨울과 봄은 마치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인간적 풍모를 풍긴다.
새해 초부터 나라 안팎으로 예민한 뉴스가 넘쳐난다.
국력의 크기가 “미드 파워”급인 대한민국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글로벌 뉴스에 관련이 크든 작든 연결이 되어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를 위법으로 결정했다. 미국헌법이 과세 권한을 의회에만 부여하는 만큼, 대통령이 관세를 전면적, 포괄적으로 부과하려면 의회가 권한을 명확하게 위임했어야 한다는 게 이유이다. 그동안 반의회적이고, 반헌법적 결정을 수시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은 예상컨대 상당할 것이다.
2024년 대한민국의 12월이 생각 나는 건 우연일까?
트럼프 발 관세전쟁과 동맹국에 대한 무리한 분담금은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력은 아직 진행형이고, 그동안 선린우호에 기초한 동맹국에 대한 정책은 협박에 가까운 갑을관계로 변질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간에도 전혀 없었던 상황은 아니여서 새롭지도 않다는 혹자들의 냉소적 비평도 있지만 작금의 상황은 선(線)을 한참 넘어 국제 정치, 경제적 질서와 신뢰를 무너뜨리는 세계화의 위기다.
최근 이웃 일본은 중의원을 해산하고 새로 치른 선거에서 극우성향의 다카이치 시나 총리의 자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군사력 강화, 평화헌법에서 군대보유 헌법으로 개정 등 극우 포퓰리즘 세력의 준동을 일본 국민이 선택한 꼴이다. 오랜 역사적 구원(舊怨)이 아직도 남아있는 우리에겐 과거 동아시아 전체를 전쟁터로 내몰았던 전범(戰犯)국가인 일본 에게 다시 막강한 군대를 만드는 그들의 새로운 법은 현재 일본의 경제 크기를 생각한다면 우려를 넘어 동아시아 전체에 대한 위협적인 결정이다.
미국, 이스라엘 대 이란의 중동 위기도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이 언급된다.
표면적 이유야 우리에겐 의미가 작다지만 파급효과는 어마하다.
원유 수입량에 상당수를 중동지역에 의존하는 우리에게 호르뮤즈 해협의 갈등은 자칫 70년대 에너지 파동을 떠올리게 한다.
오일 쇼크, 석유 파동으로 더 알려진 두 차례의 유류 위기는 70년대 고속 성장을 하던 대한민국의 경제지도를 바꾼 사건 이였다.
60년대 경제 개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2.1%)를 기록했고, 물가상승률은 28.7%, 실업률은 5%를 넘어섰다.
통계에 가려진 중산층 서민들의 고통 체감 지수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웠다.
50여 년 전(前)과 비교해 대한민국의 산업 규모와 국민 1인당 유류 소비는 비교가 불가하다.
이제 막 국가 위기 상황을 간신히 넘겨 상징적이긴 하지만 코스피 5000을 넘기며 여러 경제 지표에 파란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우리에겐 또 다른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세계의 뉴스는 우리의 현실과 가까이 닿아있다.
강(强)대 강(强), 힘의 논리가 우선되는 세상의 변화가 우려스럽다.
대한민국에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상식적 정부가 들어서고 일련의 상황에 대한 기민한 대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5극’‘3특’을 주제로 한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수도권 중심의 정책 아젠다가 지방 소멸의 근간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졌던 국가 존망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 되고 시행될 참이다.
정부는 ‘통합특별시(가칭)’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지원과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우대, 기업 유치 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에야말로 수도권 중심의 극단적 쏠림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들이 두루 반영되는 모양이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 기존 수도권을 포함한 ‘5극’은 이미 발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아쉬운 것은 ‘5극’에 치중되어 ‘3특’(전북, 강원, 제주) 의 미진한 해결책이다.
‘5극’뿐 아니라 ‘3특을 제대로 살릴 때 대한민국의 팔과 다리가 비로소 중심을 잡고 단단히 설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등장한 전북 소외론은 지역을 대표해 중앙정치 활동을 하는 필자에겐 위기감이 엄습한다.
동시에 전북 지역 내에서의 동서 균형 발전의 문제도 심각하다.
예산의 편중이나 주요 인프라를 둘러싼 새만금 관할권 분쟁은 전북 발전을 막아온 족쇄다. 새만금에 자리한 기초지자체 간의 이해에만 방점을 찍는다면 나머지 시군들은 전북의 공통 문제로 인식하기 어렵다.
특히 산업 발전과 국토 개발에서 중앙정부나 전북도에서조차 이중 소외 되어온 동부권의 민심은 차갑다.
새만금 개발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하고 이익을 나눌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때이다. 공동의 이익과 목표를 향해 하나의 목소리로 결집할 때 전북의 현안을 국가적 관심사로 가능하게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36년도 하계 올림픽 국내 후보 도시로 전주시가 작년 초에 선정되었다.
이런저런 연구기관에서 기대 효과를 포장한다.
특정 지역을 위한 올림픽이 되지는 않겠지만 전라북도민 전체의 관심과 지지를 얻으려면 14개 시군 지자체와 전북도민 모두에게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줘야 한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경기장 및 관광인프라 개발을 적극적으로 하되 소외 지역이 없도록 살펴야 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에 따른 오버 페이를 줄여야 한다.
지금의 주장은 특정 소외 지역의 생떼나 몽니가 아니다.
전주를 제외한 13개 시군의 소멸 문제는 특정 시기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통합의 시대에 맞서는 전북 자치도나 기초지자체의 현명한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지속 가능하게 한다.
박희승 /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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