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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막을 수 없지만, 피해는 줄 일 수 있다

2026년 02월 06일 [순창신문]

 

↑↑ 이도형 순창경찰서 순경

ⓒ 순창신문



재해·재난은 자연의 영역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의 크기는 사회의 준비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경찰관으로서 현장을 경험하며 느낀 점은 분명하다. 재난 대응의 성패는 발생 이후가 아니라, 발생 이전에 이미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경찰의 재난 대응은 흔히 사고 이후의 통제와 수습으로만 인식된다. 그러나 실제로 경찰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영역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예방과 선제적 조치다. 위험 지역 사전 점검, 반복되는 민원 구간 관리, 재난 취약 시간대 순찰, 그리고 주민 대상 안내와 홍보가 그것이다.

태풍이나 집중호우 예보가 있을 때, 경찰은 통제선 설치 시점을 두고 늘 고민한다. 너무 이르면 불편을 초래하고, 늦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얻은 교훈은 분명하다. 재난 상황에서는‘과하다’고 느껴질 만큼 이른 대응이 오히려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점이다.

선제적 통제와 대피 유도는 종종 시민의 반발을 동반한다. “아직 괜찮다”,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말이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재난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찰의 역할은 위험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최악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설명하는 데 있다. 이는 권한 행사가 아니라 책임있는 예방 조치이다.

재난 예방은 기관 간 협력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 경찰은 지자체와 소방, 유관 기관과 함께 위험 정보를 공유하고, 통제와 대응 계획을 사전에 점검한다. 실제로 유관기관과 재난안전통신망(PS-LTE)을 이용하여 수시 소통체계를 구축하며 비상시 상황을 전파하는 것이 예방과 선제적 대응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예방은 제도와 장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민의 이해와 참여가 함께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 통제선 준수, 대피 안내 협조, 재난 문자에 대한 관심은 경찰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안전이다. 경찰은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재난 대응을 ‘통제’가 아닌 ‘공동의 준비’로 만들어가야 한다.

재난은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분명히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현장에서 묵묵히 이루어지는 예방과 선제적 대응이다. 재난 앞에서 가장 강한 대응은 빠른 출동이 아니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이 재난을 대하는 가장 본질적인 자세라고 믿는다.

이도형 순창경찰서 순경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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