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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꽃 필 무렵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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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1일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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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 정 균 / 전)농업기술센터 과장 | ⓒ 순창신문 | |
블루베리 수확철이다.
면적이 서마지기 정도여서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 풍아에서 가장 내실있는 주작목이기도 하다
보통 6월에서 7월초까지 한달여동안 수확 작업을 하고 판매는 전량 직거래를 하는데 십년 넘게 재배하다 보니 제법 고정고객도 생겼다.
요즘들어 기상이변이라는 말을 쉽게 접하곤 한다
얼마전 5월에 우박이 내리더니 6월에 장마가 시작되고, 바로 이어 34도가 넘어가는 이른 폭염으로 대지와 작물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는데 머지 않아 태풍, 집중호우도 오겠지...
그리고 기상관측 전문가들에 의하면 장기적으로 볼 때 지금이 그래도 피해가 가장 적을 때라고 하니 앞으로 얼마나 더 엄청난 힘든 날씨가 될지 걱정만 될 뿐이다.
날씨가 워낙 더워 계속해서 울려대는 재난문자에는 “노약자등 야외활동 자제”란 문구가 뜨지만 노지에서 재배를 하는 우리 같은 농사꾼에게는 매일매일의 날씨 확인을 위해 몇번씩 휴대폰 기상정보를 확인할 뿐 덥다고 수확을 미루거나 하지 않을 순 없다.
작업은 낮동안은 더울 뿐만 아니라 열매가 햇볕에 달궈져 물러지기 때문에 꼭두새벽녘부터 시작하고 낮 동안은 쉬었다가 (수확한 열매를 선별하고 포장하고 택배발송 작업을 해야 하니까 사실은 쉬지도 못한다) 해질 무렵부터 두어시간 작업을 한다.
이 무렵에는 열매만 따는 것이 아니고 틈틈이 개울물을 끌어올려 물도 주어야 하고, 나무와 고랑사이 풀도 매어야 하고, 감사비료도 주고 꺽꽃이해 놓은 어린 묘목들도 보살펴 주어야 하며 웃자란 가지도 잘라내어 주어야 하는 일련의 작업을 해야한다
더구나 우리 농장은 주택과 연접해있기 때문에 일어나면 밭에 나오게 되는데 일없이 지나다니면서 명아주, 개망초, 쇠비름, 달개비, 바랭이, 괭이풀 등을 뽑고 또 뽑는 것이 생활의 일상이다.
나이 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좋아하지만 여름철에 볼 수 있는 꽃은 흔치 않다. 요즘이야 서양에서 들여온 에키네시아 등 이름도 생소한 화초들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여름에 피는 꽃은 가로수로 심어 놓은 무궁화나무, 배롱나무등이고 거기에다 6월하순이면 어김없이 피는 자귀나무가 있는데 난 이 나무가 참 좋다
꽃이 공작새 깃털같이 이뻐서 보는 재미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밤꽃이 어느정도 지는 시기에 이 나무에서 나오는 향기는 더 없이 향기롭고 벌들이 수없이 모여드는 훌륭한 밀원이 되기도 한다.
수십년전 이 곳에서 얼마 멀지 않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겸한 임실 옥정호변에 호수를 향해 심어져 있는 공작새 깃털같은 분홍 꽃잎을 보면서 “저 나무 참 이쁘다”하며 부러워 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시골살이를 하게 되면 저 나무는 꼭 심어야지 했었는데 이곳으로 오면서 그 나무를 가꾸기 시작한지 십수년, 어느새 이제는 어엿한 성목이 되어 이 곳 풍아를 운치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진입로에 강을 향해 심어져 있는 자귀나무는 나무와 강 그리고 산이 점점으로 이어져 예전 내가 동경해 왔던 그 장면을 재현시켜 주는 듯 하다.
이 나무는 특히 꽃이 예쁜데 콩과 식물이어서 소가 잘 먹는다고 소쌀나무, 부부 화합을 좋게 한다해서 합환수(合歡樹)라고도 불린 다지~
어릴 때 우린 이 나무를 짜굿대라고 불렀는데 어원으로 보면 짝나무>짜기나무>자귀나무로 불리지만 난 그래도 짜굿대란 이름이 좋다
그런데 이토록 이쁜 자귀꽃이 필무렵이면 너무 덥고, 비도 많이 오고 농사일로 너무 힘들때라서 해마다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았고 올해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작업이 끝나고 해지기전 살랑거리는 붉은 꽃술과 초록이파리가 섬진강에 내려다보일 때 난 행복해진다
- 2025 섬진강 편지 풍아일기-
김정균 / 전)농업기술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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