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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위, 지나쳐 버린 인사 한 자락이 남긴 그늘

2025년 06월 27일 [순창신문]

 

↑↑ 우장식

ⓒ 순창신문



햇살 좋은 오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이마를 훔치며 운동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트랙 위를 달리거나, 혹은 그라운드 골프에 몰두하며 심신의 단련에 몰두하는 시간은 제게 소중한 일상입니다. 그 순간, 시야한켠으로 익숙한 실루엣이 다가오는 것을 희미하게 느꼈습니다. 가까운 동료였던 것 같습니다. 멀리서 제게 손을 흔들거나 가벼운 목례를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순간, 오직 눈앞의 움직임과 그라운드골프 홀 포스트에 홀인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운동이라는 행위 자체가 주는 몰입감 속에서, 잠시 스쳐 가는 인사의 파편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지나치는 풍경의 일부라 생각했지,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중한 연결고리라는 것을 그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괜찮겠지'하는 안일함이 마음에 자리 잡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무심코 지나쳐 버린 그 짧은 순간의 대가(代價)는 예상보다 훨씬 가혹했습니다. 며칠 후, 그 동료와의 관계에 전에 없던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스스럼없이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었을 텐데, 동료는 저를 피하는 듯했고 대화는 단절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를 알지 못해 답답했고, 혹시 제가 모르는 다른 실수를 했나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뒤늦게 그날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이 동료에게 큰 상처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가슴은 무너져 내리는 듯했습니다. 운동에 집중하느라 인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저의 무심함이, 동료에게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느낌, 혹은 우리의 관계가 그만큼 가볍게 여겨지고 있다는 서운함으로 다가갔던 것입니다. 저에게는 그저 '운동 중의 일'이었을 뿐인데, 동료에게는 '관계의 소홀함'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사실 앞에서 깊은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인사. 그것은 얼마나 작고도 큰 행위인지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때로는 너무나 당연해서 의식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그 안에는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우리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집중하고 있다는 핑계로, 혹은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홀히 지나쳐 버리는 인사가 상대방에게는 큰 상처가 되고 관계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쓰디쓴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운동장에서의 그 순간은 단순히 인사를 놓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관계 속에서 제가 놓치고 있었던 '마음'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아픈 거울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순간일지라도, 상대방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진심을 담아 인사를 건네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지나쳐 버린 인사 한 자락이 남긴 그늘 속에서, 관계의 소중함과 작은 배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그날의 후회가 앞으로의 제 삶 속에서 더 따뜻하고 진실된 인사를 건넬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5.6.3.

대한그라운드골프심판위원/순창군그라운드골프협회장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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