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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2024년 05월 29일 [순창신문]

 

↑↑ 야마우지 가가리 / 동화작가

ⓒ 순창신문---



5월은 한국에서 가정의 달이다. 5월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고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달이다. 일본에서는 5월5일은 똑같이 어린이날이지만 어버이날은 없다. 한국에서 어린이날은 정해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5월 둘째 주는 어머니의 날, 6월 셋째 주는 아버지의 날... 이런식으로 따로 한다. 이것은 미국문화의 영향을 받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로 따로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처음 한국에서 어버이날을 맞이했을 때 많이 생소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부부이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도 한국처럼 유교적인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역사적으로 효를 중요시해왔다. 그렇지만 경제발전으로 인해 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 사회가 되면서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희박해지고 자녀가 부모의 효행을 보고 배울 기회가 적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30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버스를 탈 때 어르신이 올라오시면 청년이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었다. 그 당시는 텔레비전을 켜면 대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고 전래동화를 봐도 “심청전”처럼 효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서 한국은 참으로 효 문화가 발달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필자가 아름답게 생각했던 한국의 효 문화가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다 씁쓸하다.

가끔 연세 드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이 도시에 사는 경우는 1년에 명절 때나 볼까 말까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적지 않다. 자녀들이 멀리 떨어져 있고 살아가기 바쁘다 보니 그러겠지만 많이 안타까웠다.

요즘 결혼을 안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나 혼자 산다”라든가 혼자 산이나 바다로 가서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일자리 문제나 도시화와 노후화, 그리고 삶의 스트레스로 인해 1인 가족의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독거노인뿐만 아니고 결혼을 안 하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들도 많아지고 있다. 가족구조가 변화하면서 가족 간의 유대를 위해 예전보다 훨씬 서로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필자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니까 시부모님은 매일 보살펴드릴 수 있지만, 일본에 계신 친정아버지는 자주 뵈러 갈 수가 없다. 대신 전화를 드리거나 선물을 보내는 것으로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대가족에서 핵가족, 그리고 1인가족으로 시대가 변화하면서 가족의 형태는 변화하고 있지만 가족이란, 태어나서 처음 맞이하는 작은 사회이고 가정은 사랑을 배우는 학교이다. 서로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어서 우리가 서로 살아갈 수 있다.

5월도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가족, 효, 가족구성원으로써의 각자의 역할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야마우지 가가리 / 동화작가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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