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2023 한일 청소년 국제 교류 보고서
|
|
2023년 11월 15일 [순창신문] 
|
|
|
학생기고
순창여중 2 이해인
| 
| | ⓒ 순창신문--- | |
한창 가을을 만끽할 시기에, 설렘과 기대, 약간의 긴장을 안고 일본 여행을 갔다. 지금껏 해왔던 여행과는 사뭇 다른 여행이었다. 국제 교류가 목적인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언어를 들으며 새로운 국적의 친구를 사귀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운 일이다.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보겠냐며 신나서 신청서에 글을 쓰려 머리를 감싸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본을 다녀와 보고서를 쓰고 있으려니 기분이 오묘하고 신기하다.
5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많은 문화 탐방을 했다. 먼저 섬 안에서 일본의 예술작품과 바다 반딧불이를 본 것이 생각난다. 휴지심으로 만든 고래 뼈와 벽화는 아름답고 화려하게만 다가오지 않고 신비롭고 베일에 싸인 듯한 느낌을 줬다. 특히 벽화는 한 인간의 삶을 그린 점이 특이했고 인상 깊게 남았다. 많은 사람의 손이 거쳐 간 듯한 리본으로 만든 파도 또한 아름다웠다.
그날 밤 바다 반딧불이를 보여줬다. 물에 닿으면 자극받아서 빛을 낸다던데 반짝반짝 내가 데려다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예쁘고 또 예뻤다. 다음 날, 섬에서 다시 육지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배를 타는데 그 섬에서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여러 방법으로 배웅을 받았다. 그곳에서는 슬픈게 일반적인 헤어짐과 배웅도 귀엽고 유쾌하게 풀어줬다.
육지에 도착해서는 일본의 정원을 갔다. 한국의 정원과 다르다는 일본의 정원은 울창하고 내가 생각하는 일본의 느낌이 정말 강했다. 큰 연못과 자유롭게 헤엄치는 잉어들, 초록초록한 나무들, 일본의 건축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영화에서나 볼법한 풍경들을 내 눈에 담아줬다. 상점 거리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곳을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광장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없는 것이 없었다. 백화점과 오락장, 옷 가게와 수많은 음식점들까지. 넉넉한 시간을 받은 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SNS에서만 보던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오락장도 가고, 뽑기로 가게를 빽빽이 채운 곳과 일본 현지 우동집을 갔다. 내 입맛에는 조금 짠 편이었지만 내가 직접 주문해 먹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일본 현지에서 자유여행이라면 못해볼 만한 경험들을 많이 해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일본에서 가장 생각에 많이 남는 것을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타쿠마 중학교를 뽑을 것이다. 일본의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고, 친구를 만드는 일을 얼마나 해볼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이 기회 말고는 없을 것 같다. 일본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영어와 검도는 직접 수업을 들었다. 영어 수업에서는 모둠에 껴 게임을 하고 서로서로 인터뷰해가며 서로를 이해하고,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재미있었다. 모두 친절하고 최선을 다하여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감사했다. 검도 수업도 나를 포함하여 5명이 수업을 받았다. 모두 1학년 남자아이들이었다. 순수하게 웃으며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너무 귀여웠다. 모두 장난꾸러기 같았지만 나와 함께 검도 짝을 맞출 때에는 나의 잘못된 점을 정확히 잡아주고 고쳐주는 게 고맙기도 했지만 사실 그 모습 또한 너무 귀여웠다. 강당에 모여 O X 퀴즈도 했었다. 나와 김민영, 그리고 우리를 담당하는 일본인 친구인 후미나는 셋이 짝이 되어 퀴즈를 풀었다. 틀리기도 하고 맞기도 했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생각한다. 언어는 잘 통하지 않지만, 문제를 맞히려는 같은 마음을 가지고 협력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던 것 같다. 학교 어딜 가나 우리를 환영해주는 흔적이 눈에 너무 잘 보였다. 복도에 있는 칠판이나, 교실 그리고 게시판까지도 우리를 반기는 문구와 그림이 가득했다. 그걸 해준 학생들에게도 고맙지만, 그걸 지도해주시고 감독해주셨을 선생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많이 남았다.
학교의 학생들과 같이 사진을 찍고 SNS를 나누며 서로서로 친구가 되었다. 아이디를 주고받기만 하고 연락은 하지 않는 친구도 있지만, 아직까지 연락하며 지내는 친구도 많다. 내가 먼저 나서서 친구가 되자고 하는 경우도 있었고, 먼저 나에게 친구가 되자고 다가오는 친구도 있었다. 일본의 여학생들은 정말 나의 상상 그 이상으로 감성 있고 착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만 보던 ‘00 쨩!’ 하고 부르는 것을 실제로 들으니 기분이 붕붕 뜨는 것 같았다. 다들 환하게 웃어주며 해인짱! 하고 불러주는데 내 광대가 그냥 저항없이 올라갔다. 뭘 해도 카와이라며 귀여워해 주고. 웃어주는데 너무 귀여웠다. 햇빛을 인간화 시킨다면 이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한다.
조금 전까지도 일본인 친구와 전화를 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일본인 언니를 위해 인형도 만들고 있다. 그 언니를 처음 봤을 때는 콩쿨 연습을 하는 걸 볼 때였는데, 피아노를 소름돋을 정도로 깔끔하게 치는 언니를 보고 한눈에 뿅 갔었다. 처음 그 언니의 피아노 연주를 생각하면 아직까지 소름이 돋을 것 같다. 가능하다면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 연락하며 친한 친구로 지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이 여행이 특별히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지던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홈스테이다. 개인주의가 정말 강한 일본에서 홈스테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몇 명은 타쿠마 중학교의 선생님 집으로 배정받을 것이라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나와 김민영이었다. 둘은 같은 홈스테이 집으로 가는데, 아무 자녀가 없는 미사키라는 선생님의 집에 배정받은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홈스테이 집을 배정받았을 때 내 또래의 친구가 없다고 해서 조금 실망했었다. 하지만 그 실망은 한 입 거리도 안 되고 무너졌다. 미사키 선생님은 정말 너무너무 좋은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을 넘어 한 어른으로서, 한 사람으로서 좋은 분인게 느껴지는 분이셨다. 그런 생각을 극대화시켜주신 분이 바로 미사키 선생님의 부모님이신데, 너무 상냥하시고 귀여우셨다.
선생님과 선생님의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하고, 문방구도 가고 마트도 갔다. 마트에서 우리가 고른 것을 모두 사주셨는데 정말 너무 감사했다. 미사키 선생님네는 집이 두 채 가지고 계셨다. 큰 집과 그 집보다는 아담한 곳이었는데, 나와 민영이에게 큰 집을 그냥 통으로 빌려주셨다. 집에 도착해 나와 민영이, 선생님과 어머님이 같이 카드놀이를 했다. 종이접기도 하고 수다도 떨었다. 번역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놀고 나서 아담한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돈카츠와 카레였지만 카레를 못 먹는다고 미리 말해놓은 나는 돈카츠와 양배추 샐러드만 받았다. 너무 맛있었다. 일본의 가정에 들어가 수다를 떨고, 서로 마주 보며 밥을 먹는데 그 가정에 소속된 것 같은 포근함을 받았다. 큰 집에 있던 욕조에서 탕 목욕을 하고, 나와 민영이는 수다를 조금 떨다 잠자리에 들었다. 손님으로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먹었던 간식의 쓰레기를 치우고, 내가 차를 마셨던 컵을 설거지해놓았다. 그러고 나니 아침 시간이 되어있었다. 아침으로는 계란 후라이와 베이컨, 오리기니라는 일본식 주먹밥이었다. 계란의 스타일까지 물어봐 주시는 섬세함에 다시 한번 감동받았던 아침 식사 시간이었다. 아쉽지만 바뀌어버린 일정 탓에 홈스테이는 하루 묵는 것으로 끝이 났다. 미사키 선생님께 편지도 쓰고 선물도 드렸지만 아직까지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아 남아있다. 사실 감사한 마음과 좋은 감정을 남겨주신 미사키 선생님을 위해 목도리를 뜨고 있다. 나의 감사한 마음이 부디 잘 전달되길!
기억에 특별히 남는 에피소드라 하면 수많은 일본인들 앞에서 공연한 것이다. 한국인 앞에서도 많이 안 춰본 춤을 일본인 앞에서 추려다 보니 긴장이 상당히 많이 되었다. 공연하기 몇 시간 전에 알게 된 사실이라 하면 그 공연을 보려면 돈을 내고 입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우리를 위해 돈을 내진 않았겠지만, 왠지 느낌상 돈을 내고 우리를 본다는 생각에 더 긴장되었던 것 같다. 만약 춤을 완벽하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췄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나는 흔쾌히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는 힘들 것 같다. 솔직히 못 춘 것 같다. 동작도 시원시원하게 뻗지 못한 것 같고, 안무도 몇 개 틀리기도 했다. 같이 춤을 연습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아직도 있다. 그렇다고 과연 이번 공연은 망치기만 한 것일까? 그런 건 아니다. 이번 공연으로 나의 부족한 점과 죽을 만큼 열심히 연습을 하지 않은 나의 잘못이 다소 센 기억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잘못된 점을 이 공연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다. 뭐든 도전하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이번 도전으로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지만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실패하면 실패 한 대로 얻어가는 것이 있을 테니. 머리로만 이해했던 세상의 이치를 몸소 겪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정말 많이 기대했던 게 바로 음식이다. 나는 느끼한걸 잘 먹고 단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일본 음식이 잘 맞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놓치고 있던 게 하나 있었다. 나는 짠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느끼하고 달 줄 알았던 일본 음식은 생각보다 정말 너무 짰다. 처음 일본에 도착해 절에서 먹은 우동도 사실 너무 짜서 물을 왕창 타 먹었다. 다른 음식도 짜고, 달았다. 그 때문인지 느끼하지 않던 음식도 점점 물리고, 느끼하게 느껴졌다. 물론 맛있는 음식도 많았다. 제일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홈스테이에 가서 먹었던 일반 가정식이다. 다른 음식 중에 가장 괜찮았던 음식들도 다 일반 가정식이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한국 음식이 많이 그리웠나 보다. 나와 잘 맞지 않던 일본 음식을 그나마 잘 넘어가게 해준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양배추샐러드다. 일본 음식에는 여기저기 양배추샐러드가 정말 많이 나왔다. 음식 먹고 물릴 때쯤 양배추샐러드를 입에 왕창 넣고 씹으면 아삭아삭 자연적인 단맛과 시원함이 나와 정말 맛있었다. 일본 음식 먹으면서 양배추샐러드는 단비 같은 존재였다. 다른 일본 음식 중에 내가 맛있게 먹었던 것은 낫또이다. 나는 낫또를 원래 좋아했지만, 일본에서 낫또를 먹으니 맛있었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의 고장에서 그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이었다.
평소에도 가보고 싶었던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무엇인들 재미없었을까. 정말 재미있는 일이 천지였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자유여행이 아니다 보니 조금 지루했던 설명을 듣기도 해야 했고, 내 흥미를 끌지는 않던 장소도 가봐야 했다. 계속 바뀌는 일정에 지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이를 통해 배우는 것도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지루했지만 끝까지 들었던 설명 중에 나의 기본 지식과 양분이 될만한 얘기도 있었고, 조금은 재미없었지만 그래도 보고 나니 예쁘고 아름다웠던 곳도 있었다. 일정이 바뀌어 불편하긴 했지만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일에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처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갔다. 해외에 나와 물론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이런 아쉬운 점들을 통해 나는 더 성장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직접 전하지는 못했지만 뒤에서 가장 애써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다. 24명이라는 적지 않은 숫자의 학생들을 단 몇 명의 선생님들만이 보호자 역할을 해야 했으니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였을 것 같다. 짜증내거나 뾰루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나의 힘듦을 핑계로 선생님 말에 토를 달기도 하였다. 이런 나의 태도는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 맞고, 선생님께 죄송해야 하는 부분임을 인정한다. 5일동안 무조건적으로 좋기만 한 것은 아니였지만, 최대한 좋은 기억들만을 남겨주고픈 선생님들의 고생과 수고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번 일본 여행은 그저 그런 해외여행이 아니었다. 자유여행으로 뭐든지 내 마음대로만 하는 여행이 아닌, 온갖 변수와 신선한 충격의 연속인 여행이었다. 이 여행을 하면서 나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훨씬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변화를 겪은 것 같다. 일본인에 대한 나의 차별화된 생각이나 가치관을 많이 바뀌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번 여행은 나의 경험치를 훨씬 높여주고, 나의 시야를 훨씬 넓혀주었다. 가까운 나라이지만 이만큼이나 서로에게 몰랐던 것을 보며, 마음을 열지 않으면 절대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가장 크게 느낀 것 같다.
|
|
|
|
순창신문 기자 . “” - Copyrights ⓒ순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순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순창신문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