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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와 민초

2023년 08월 16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요즈음 장마가 계속되고 있어 잡초가 살판났다. 얼마 전 까지는 가물어서 잡초들이 싺을 틔워 고개를 내밀어 놓고서 비가 오지 않아 겨우 생명만 유지하다가 장마가 시작되자 내 세상 만났다고 사방천지를 뒤덮고 있다. 도로변에는 공공사업으로 군에서 제초를 하기 때문에 잡초가 자라면 바로 제거하지만 농촌에서는 논두렁 밭두렁 잡초제거 때문에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제초기가 있어서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하지만 농촌에 젊은이가 없고 대부분 노인들이어서 노인들이 제초기를 짊어지고 제초작업을 하는 것을 보면 안타가운 마음이 앞서는 것을 어찌하랴.

잡초는 베거나 뽑아도 자꾸 자라나기에 생명력이 강하고, 또한 잡초가 있기에 어찌 보면 세상은 한편으로 숨 쉴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잡초는 공기와 물 같은 존재이기에.

그래서 몇 년 전 순창 장류 축제 때 시화전을 하면서 나는 잡초라는 제목의 시를 써서 전시 한 적도 있다. 그 때 전시한 “잡초”라는 졸 시를 이 기회에 다시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잡 초

누가 눈 여겨 보지 않아도
질긴 생명력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온 누리를 지키나니

잡초가 없다면
세상은 사막
모든 생명체가 위태롭기에
싫어할 수만은 없으리니
민초가 있기에
나라가 있듯
삶의 바탕일러니
없애거나 짖 밟지만 말기를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
무한의 가치를 가졌건만
홀대와 홀대를 받는 모습
이 시대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고.

이 글을 쓰게된 것은 사실 요즘 장마에 순창 읍 주변을 흐르는 경천과 양지 내에 자란 잡초들이 장마 비에 불어난 물 때문에 하류 쪽으로 쓸려 있다가 물이 줄어들면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잡초가 갖고 있는 생명력과 하천 및 타 지역에서의 역할(?)이 생각되어서이다 우리 인간은 숨을 못 쉬게 5분간만 목을 조여도 죽게 되지만 잡초는 몇 시간 또는 하루 이틀을 물속에 잠겼다 나와도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고 끈질긴 생명력에 놀랐기 때문이다.

하천에 잡초가 없다면 밑바닥이나 제방을 쓸어가 버려 큰 재앙을 가져 올 텐데 잡초가 이를 막아주고 있기에 고마운 존재라고 느꼈다.

나라 역시 국민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어느 조직이나 구성원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기에 구성원은 가장 중요한 존재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잡초는 자연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기에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잡초는 때와 장소에 따라 제거와 방치를 적당히 해야겠지만 잡초가 중요하기에 국민을 가리켜 민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 가?

장마 비를 만나 무럭무럭 자라는 잡초처럼 우리 민초들에게도 장마 비 같은 목마름을 적셔줄 수 있는 기쁜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도림 홍성주 / 전) 순창문협회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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