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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가 몰려온다

2022년 12월 30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끝자락이다.

365일이라는 날들을 기적처럼 보내고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2022년을 돌아본다.

양자물리학자들은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선형적 구조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나의 지금, 여기는 지금까지 살아온 최종결과물이며 또한 내일을 위한 베이스캠프이다.

나의 지금, 여기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가 살아왔던 삶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며 또한 내일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은 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무리들과 섞여 산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모여 살 것이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모여 살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은 그 에너지에 공명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마련이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를 '세계 내 존재'라고 부른다. 존재,란 '있다' 혹은 '있음'을 의미한다. 내가 어떻게 '있는'가에 대한 성찰 없이 한 해를 보내지 말 일이다.

세모歲暮에 순창군 복흥면에서 이서영작가의 인문강의가 진행된다.

놀랍게도,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인문강의를 한다고 하면 듣고 싶은 사람과 관심이 일도 없는 사람들로 극명하게 갈린다.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다.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대한 새로운 영역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고 그 사람은 타자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사람이다. 나 자신에 대한 성찰도 가능한 사람이다.

반면에 내 영역 바깥의 세계에는 전혀 무감한 사람이 있다. 그는 지금껏 살아온 생활반경을 결코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어제를 답습하고 어제를 살고 내일도 어제를 반복하면서 살 것이다. 인간은 아침, 점심, 저녁을 무한 반복하면서 살아야 하는 시지프스의 운명을 타고 났다.

하지만 이러한 무한 반복이 나를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가능하다면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내일도 가능하다.

이번 인문강의의 제목은 두 개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두 개의 강의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인문학>과 <100세 시대 건강과 인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지는 이 강의는 28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복흥면 복지회관 2층이다. 대전에서 화학박사님과 시낭송가가 강의를 듣기 위해 찾아온다. 1934년생인 이시형박사는 <신인류가 몰려온다>고 선언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결코 경험해 본 적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초유의 시대에는 생물학적 나이의 경계가 사라져버린다.

마지막 생애 남은 10년을 얼마나 가치있게,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느냐가 한 인간의 생의 의미와 가치를 결정한다. 농촌지역인 순창군은 인문학적 사고방식에 대한 사유가 절실하다.

내 옆 집의 젓가락이 몇 개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면서 내 삶이 어떻게 흘러왔고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성찰, 내 몸뚱이의 건강만큼 내 정신적 건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그(녀)는 '어른'이 아닌 '노인'의 무리 속으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 나라가 점점 치매왕국이 되어 간다. 치매癡呆란 '정상적이던 지능이 대뇌질환으로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 기능이 멈추거나 지연되는 상태인 것이다. 뇌를 춤추게 하려면 지금, 여기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서영 / 작 가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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