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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슬픔에 대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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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6일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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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후 달을 훌쩍 넘겼다. 예년보다 조금 늦게 첫눈이 내렸지만 겨울의 추위는 여전히 매섭고, 마음까지 단단히 동여매야 할 계절로 사회적 시간도 함께 흘러온 것 같다. 11월 24일부터 국정조사가 시작되고 현장검증이 시작되었다. 참사 후 17일이 지나 유가족들이 모였고, 그들의 바람을 담은 요구안이 발표되었다. 진짜 애도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용산구와 서울시, 행정안전부는 “왜 사전에 충분한 안전관리 조처를 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한결같이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해선 안전관리 매뉴얼 자체가 없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에 더해 10월 31일 대통령까지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 적용할 수 있는 인파사고 예방 안전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모두 주최자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태원 행사의 관리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참사 발생 후 사흘 뒤 112신고 전화가 참사 4시간 전부터 접수되었으나 경찰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중들의 분노가 커지기 시작했다. 용산구청, 경찰청, 서울시, 행정안전부의 장들이 태도를 바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은 사과였다. 이후 대통령은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막연하게 정부 책임이라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번 참사의 책임은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고자 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동아줄처럼 붙잡고 변명의 여지로 내놓았던 안전관리 매뉴얼은 엄연히 존재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 “극도의 혼잡 있을 때 조치”. “장소에 모인 사람에 필요한 경고”, “사람을 필요 한도에서 피난시키는 것.” 스스로가 법의 조항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셈이다. 희생자의 신원을 담은 위패와 영정사진을 비치하지 않은 분향소와 애도의 방식까지 국가가 지정하는 미증유의 통제방식까지 등장했다.
158명이 사망한 사회적 참사 현장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공감력 없는 무책임한 위정자들의 모습이었다. 이를 묵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참사의 현장에 있었다. 아무런 책임도 의무도 없는 사람들이 유가족들과 함께 슬픔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4·16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도 이들은 참사의 현장에서 유가족들과 함께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세월호진상규명의 과정에 동참했다.
얼마 전 복흥작은도서관에서 강연을 진행한 이기호 소설가는 진정한 공감은 실천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라고 했다. 손택수 시인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 시점에 우리의 슬픔은 모조품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유가족들에게 지급되는 보상지원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누리꾼들의 유가족을 향한 비난의 댓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회적 슬픔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자각하지 못한 사람들의 갑논을박에 현혹되지 말았으면 한다. 유가족들은 지금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손을 내밀 때 수면 위로 떠올라 다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의 공감은 지금 어디에 도달해 있는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박진희 / 복흥작은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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