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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자, 바로 당신이라면

2021년 12월 02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오래 전에 장영희 교수의 책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고 썼던 글입니다. 장영희 교수는 돌아가시기까지 암 투병 중에도 늘 맑은 미소로 독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띄우고,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뒤로한 채, 2009년 57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비록 육신은 장애가 있었지만,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기적 같은 삶을 누리셨습니다. 그녀는 목발에 의지하는 장애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웠겠지만, 그래도 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장 교수는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오신 분입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대학에서 입학을 허락해주지 않은 시절이었지만, 아버지의 지극한 도움으로 가까스로 서강대에 입학하였고, 뉴욕주립대학과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모교의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장 교수는 빅톨 위고가 <레미제라블>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오신 분입니다.
그런데도, 그녀가 장애인으로 겪은 수모와 편견을 읽으면서는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한 번은 동생과 함께 이태원 거리에서 아이 쇼핑을 즐기다가 동생이 쇼윈도우에 비친 멋진 옷을 사고 싶다며 어느 가게로 들어갑니다. 자신도 따라 들어가고 싶었지만, 문턱이 너무 높아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동생만 들어가서 주인과 흥정하였고 자신은 문밖에서 기웃거렸습니다. 동생이 옷을 입어보려고 한쪽으로 갈 때, 주인은 밖에 서 있는 장 교수를 보게 된 것입니다. 주인은 그녀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동전 없어요! 다음에 오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대했습니다. 순간적으로 당하는 일이어서 눈만 껌벅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영업 방해하지 말고 나중에 오라는데 안 들려요?”라며 표독스럽게 쏘아붙이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동생이 옷을 반만 걸친 채 뛰어나와서 “우리 언니를 뭘로 보고 그러는 거예요!”라고 소리치면서 그날의 해프닝은 끝났다고 하지만, 장 교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또 한 번은 백화점에 들렀는데, 그날 손님이 엄청 많았습니다. 행여 자신의 목발을 누가 건드려서 나동그라지게 할까 걱정이 되어서 조심조심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쪽에서 젊은 여자가 네다섯 살 되는 어린 딸을 달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달래도 어린 애는 떼를 썼고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기 엄마가 목발에 의지하며 걷는 장 교수를 발견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아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 봐, 에비! 너 계속 울면 저 사람이 잡아 간다.”라고. 그러자, 신기하게도 아이는 울음을 그쳤고, 그 엄마는 아이의 손을 잡고 총총히 사라지더랍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이때 장 교수는 얼마나 속이 상하고 아팠을까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일입니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게 갖는 편견이 정말 크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건 아닌가요? 장 교수는 자신이 우는 아이를 당장 그치게 하는 괴물이 된 것 같아서 매우 괴로웠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문학 속에 나타난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더군요. 신체장애를 ‘악이나 공포’의 의미로 덧칠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동화 그리고 만화나 영화, 고전문학 속에서도 줄곧 신체적으로 결손이 있거나 정상이 아닌 사람들을 악당으로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왼팔이 시리즈>의 하록 선장, <뽀빠이>의 브루스터, <은하철도 999>의 꼽추,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 등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참으로 무서운 폭력입니다. 아직도 이런 류의 폭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정상인들은 별 관심 없이 보아왔던 일들이지만, 당사자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큰 상처가 아닐까요? 그 상처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무서운 트라우마가 되어서 얼마나 그들을 괴롭혔을까요?
장영희 교수는 이런 제약과 슬픔 때문에 ‘장애가 있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자’로 표현하였더군요. 절망과 좌절, 그리고 처절한 아픔이 드러난 말 아닌가요? 참으로 슬프고 마음 아픈 일입니다. 우리 함께 살아가는 이분들에게 늘 따뜻한 사랑과 배려를 약속합시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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