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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거리 부자 "강동양반" / 너멍골 사람들

2019년 01월 17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일천구백칠십사년 봄, 군입대하기 전 두어달 시골집에 머물고 있을 즈음 우리집 울타리 넘어 동식이 아재네 삼밭에 새 집을 짓고 있어  
“누가 살라고 집진다요?” 
“성식이 아재 장가가믄 나와서 살 집이란다”
싸립문도 행랑 한칸도 없이 다무락밑에 가마니로 가려놓은 치간(화장실)이 전부인 신혼 살림집 말 그대로 초가삼간 덜렁 한채 뿐이었다.
“각시는 어디서 온댜?”
“집푸실에서. 스무살 묵었는디, 이쁘고 참허단다 ”
“아재보다 열살 아래네.”
이웃에 새집이 지어지고 고운 한복입은키도 크고 날씬하고 정말 이쁜 새색시가 왔다.  내 색시도 아닌데 기분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난다.
제대하고 바로 서울 생활 시작하고 명절에 한번씩 내려오면 잘생기고 건장한 남자와 아름다운 젊은 아짐은 초가삼칸 그 집에 변함없이 살고 있었다.
그 시절 젊은 사람들은 거의가 도시로 돈벌로 나가고 없었는데 노부모를 모시는 장남 한두집 빼고는 젊은 남자들이 없었다.
작은 아들이 살고있는 집은 성식아재네 새집 한 집 뿐이었다.  큰형인 동식이 아재는 부모님 모시고 바로 옆집에 살고 있었는데 정말이지 우애 좋은 형제로 살고 있었다.
왜 도시로 못나가고  많지도 않은 농사짓고 살았는지 자기네도 잘 모른단다. 
“어쩌다 일만 죽어라고 하고 살다봉게 그렇게 세월이 가부렀어이~” 하고는 웃고만다.
2남2녀 낳아서 대학 다 가르치고 “시집장가 다 보내놓고 인자 조금 살만헌게 저그 아부지 아파서 서울로 병원 삼년 댕김서 돈 좀 모아논거 2억이나 다 까무거 불고 가분지가 벌써 삼년이나 되부렀네”
“말도마, 그렇게 보내고 내가 술담배를 배워부렀당게. 그리도 어쩔것이어 산 사람은 살아야제. 죽은 사람만 불쌍허제이. 세상이 이렇게 좋아졌는디 안그렁가이~  인자 좀 일 안해도 묵고 살 수 있는디. 평생 일만 써빠지게 죽을 동, 살동 모르고 일만하고 살았는디. 이집에 시집와서 사십오년 넘게 살믄서 뭔 죄를 졌다고 참말로 쌈 한 번 안해보고 남으돈 십원도 안 떼먹고 살았는디. 이렇게 집도 좋게 져놓고 환갑 넘은게 나혼자 살으라고내불고 간것이 말이된가!”
“나는 그냥 밥허고 일만했제. 통장한번 안만져보고 아재가 헌대로 뭐든지 따라만하고 살았는디. 인자와서 나혼자 어떻게 살아가라고~ 참말로 말이 안되제이. 참말로 막막혔는디. 몇 년 살다봉게 또 살아지네.”
가끔씩 저녁밥 먹고 아내와 새집에 놀러가서 쌈채소 골라주는 작업을 도와주곤 하는데 아짐은 동갑네기인 나한데 허물없이 신세한탄을 한다. 가만이 앉아 들어만 주는 것이 내 소임이다 싶어 친구가 되어준다.
쌈채소 하우스 두 동 이십년째 하고 있는데 지금은 혼자 하면서도 일년 내내 놉 한명 안 얻고 혼자 다 해낸다.
그렇게 날씬하고 이쁘기만 했던 새 색시가 한평생 농삿일하며 오로지 지아비만을 의지하며 이 산골 촌구석을 한번도 벗어나지 않고 일편달심 한 남자만 바라고 살아왔단다.
아재 살아계실 때는 남부럽지 않게 살면서 일을 해도 힘든지 모르고 즐겁고 행복했단다.
그렇다 순박한 농부의행복한 삶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네 사람들 다 ‘새집아짐 새집아짐’ 좋아하고 싫다는 사람 하나도 없으니 앞으로도 순탄하고 즐거운 일 행복한 산골농부로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동갑네기 친구로, 새집에 새 색시로 영원히!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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