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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아재 / 너멍골 사람들

2018년 12월 12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수년 동안 서당을 다녀 동네에서 제일 잘났다며 유식한체 다하는 당산아재, 논밭 열댓마지기 있으니 목에 힘줄만도 하겠지만 욕은 욕대로, 싸움질, 이간질은 다 하고 살아 동네가 시끄럽다하면 안낀 곳이 없는 당산아재. 욕심도 많아 팔남매나 낳았단다. 
유식한 당산아재 “지들 묵을 것은 뱃속에서부터 가지고 나옹게” 하면서 개똥밭에 둥굴려 키웠던지 어쨌던지 장티브스 창궐해 동네 아이들 절반이 죽었을때도 팔남매 한명도 피해없이 잘도 키워냈다.
그중 다섯째가 내 동갑내기 친구다. 초등학교때 반에서 일등을 했지만 중학교 진학을 못하고 서울로 돈벌로 나간 뒤로 사십년 동안 서너 번이나 만났던가? 가난때문에 공부 못한 한이 가슴에 맺혔던지 고향, 부모, 형제, 친구들 잊고 살아가는 친구 명식이. 결혼, 이혼, 재혼까지 산전수전 겪고 지금은 잘 살고 있지만 얼굴보기 힘들다.
당산아재가 올해 아흔둘, 아짐은 여든아홉 건강의 복은 타고 났던지 명절때마다 문안 인사 가면 집안 깨끗하게 정돈하고 누구의 도움없이도 두분이서 손수 밥해 드시고 사신다.
“아이구! 명수아재는 꼭 와이. 애기들도 많이 컷지라우? 명수아재도 며느리 볼때 됐을거여이. 머 좀 먹을라요? 아~긍게 가는 바쁜게 안온가벼. 아재는 명식이 소식 좀 아요?”
“예, 바쁘대요. 엇그저깨 전화했어요. 연지는 대학다니고  연귀는 군대갔대요.”
자식 소식을 자식 친구에게 물어본다.
당산아재네 집은 명절이 돌아와도 마당에 차가 안보인다. 자식이 팔남매나 되니 손주들은 얼마나 많을까만은 친구 애기들 말고 다른 손주들을 한 번도 본일이 없다. 
설 추석때마다 아재네 집 문안인사를 빼놓지않고 다녔지만 손주를 대리고 오기는커녕 지들 몸 혼자도 못 오는 까닭을 참말로 모를 일이다. 장가 안간 막내 아들 혼자만 와 있다. 손주들이 얼마나 보고 싶을까?
당산아재네 손주들은 왜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모르고 살아야만 할까?
가까운 전주 광주에 세명의 자식이 살고 있으면서 명절에도 안오는데 평상시에는 다녀갈까?당산아재네 자식들 머리는 좋았던지 한명은 대학교수, 한명은 공무원으로 운좋은 셋째 여섯째는 대학나와 성공했다. 그리고 나머지 여섯명은 국민학교 가까스로 졸업해 그들의 희생양이 되었다.
“공부 시킨놈들이라도 효도 할 줄 알았더니 고놈들이나 저놈들이나 자식들은 다 똑같혀.”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나고 효자집에 효자나는 법이제.
옛날 어른들 말씀 하나도 틀린것 없단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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