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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 산골농부의 귀농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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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04일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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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집앞 밭에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하나 걱정거리가 생겼다.
텃밭 이백평 가꾸기도 영차영차 풀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포기하고 나무를 심을까 말까 망설이는 중인데, 새로 땅이 생겨 내 앞으로 밭직불금 신청을 했으니 뭐라도 심어야 할 판이다.
기존에 있던 텃밭은 혼자서 삽으로 파없어 가꾸었는데경운기가 있는 친구한테 로타리 좀 쳐주라했더니 너무 넓은게 안된다며 트랙터로 해야 된단다.
농사 조금 짓자고 경운기를 살 수도 없고 자꾸만 아쉬운 부탁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손이 많이가는 밭작물 보다는 집 앞이고 하니, ‘꽃이 이쁜 복사꽃도 보고 여름 과일로는 최고인 복숭아를 심으면 일거양득이겠다’싶기도 하고 자꾸만 어릴적에 맛있게 먹었던 복숭아가 떠올라 복숭아 나무를 심고 싶은 생각에 “여보, 저그다 복숭아를 심으면 어쩌까? 집앞이니 꽃도 보고 돈도 벌고, 다른 것 마땅히 찾아봐도 그렇네. 그런다고 밭농사를 짓지도 못 할 것이고 풀밭으로 묵힐 수도 없는 일이고.....” 해서 결정하고 아내와 견학을 다녀왔다.
가까운 남원시 덕과면 도화농원 만천평에 다른 나무 한 그루 없고 복숭아 나무만 가득 심어져 있는 분제같은 복숭아농원을 보고 아내와 나는 입이 딱벌어졌다.
귀농한 육십대 부부의 농장이 복숭아 왕국같이 보였다. 선배왕의 친절한 경험담 듣고 오면서 우리는 소국의 왕이라도 되보자며 사십그루를 주문했다.
3월30일 새땅에 어린묘목을 심고 소국을 건설했다는 성취감에 농부는 행복했다. 유독 복숭아 나무를 심게했던 이유인 즉, 백여호 남짓 되는 두메산골에 복숭아 나무 한그루 있는 집이 없었다.
어릴적 책에서만 보았던 복숭아를 아주머니들이 대바구니에 담아 머리에 이고 팔러 오면 어머니는 보리쌀과 바꾸어 주셨다. 온식구가 한쪽씩 나누어 먹었던 그 맛 때문이었을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었다.
귀농 첫해 2016년 복숭아, 자두, 살구, 트럼코트를 열 주씩, 체리·물앵두 다섯 주씩 심었는데 올해 완전 꽃동산이 되었다.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면 입안가득 달콤한 향기가 맴돈다.
‘삼년 후에는 집 앞 복사꽃 동산에 봄소풍 오는 사람들로 북적대겠지! 입장료를 받아말어? 아니다, 두메산골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무료로 하자!’
어린 나무를 심어놓고 이렇게 가슴 뿌듯해 하다니 아직 철이 덜든 소년이라서 그러겠지요.
참 잘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위대한 소국건설이었다고, 장화를 신고 실장갑에 삽자루를 들고 서서 허리를 반듯이 펴고 어깨에 힘을 주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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