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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밥상 / 산골농부의 귀농일기

2018년 03월 21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무시 쪼개 넣은 냉이국, 송송 달래장, 살짝 덯인 머위 무침, 달큰한 봄동 겉절이, 밥 한공기 비우고 나면 아쉬워 “어이~ 아니, 여보~ ” 공기를 들고 쳐다보며 씩씩, 겸연쩍음, 고마움. 농부의 봄날 아침 밥상이다.
지난 겨울 지독한 한파 때문 인지 돌미나리는 아직 며칠 더 기다리란다. 이제 시작이다.
꼬들빼기, 참취, 두릅, 달래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봄비가 잦으면 풍년이 온다고 한다. 촉촉한 땅을 밟고 걸으며 ‘이제 나도 진정한 농부가 되었구나!’ 비에 젖은 바람, 냄새, 공기, 아침,이렇게 맑고 상쾌한 아침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천상 산골에서 농사나 짓고 살아라는 팔자인 것을 매급시 헛수고 허느라고 애썼다.
조선 35대 왕 이문재가 왕자를 여럿 두었는데 그중 제일 못난이 왕자 이안희가 세자가 되고싶어 온갖 수작을 부리는 것을 알고 어느날 불러다가 “안희야 너는 여주가서 농사나 짓고 살았으면 좋겠구나” 했는데도 거역하고 하녀들하고 온갖 염분으로 왕실이 하도 시끄러워 이문재 왕은 이안희 왕자를 강화도로 귀양을 보내서 죽을 때까지 못나오록 했다고 한다.
나도 마흔여덟 되던 해에 서울서 전주로 내려와 일년지나 마침 선거때가 되서 벼슬이라도 한 번 해보고 싶은 생각에 고향 유지로 사시던 장형님께 “형님, 저 의원 한 번 나가볼라고 허는디요. 형님이 좀 도와주세요.”했더니 잠시 아무 말 없으시더니 “안돼!” 딱 한마디 하셨다. 나도 두말, 두번 다시 입에 올리지 않고 포기하고 말았다.
이문재왕이 이안을 보는 안목, 장형님이 동생을 보는 안목. 장형님의 말을 잘들었던 나는 그래도 감옥은 안가고 시키는대로 농사나 짓고살고 있으니 왕자보다 좋은 팔자가 아닐까?
봄비 그친 아침 매화꽃 몽우리와 눈 마주치고 들어와 파릇파릇한 밥상 앞에 앉아 이렇게 한가로이 글이나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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