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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농부의 귀농일기 6 / 추 석

2017년 10월 18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기다림이었다
그리움이었다
어머니였다
사랑 기쁨이었다
새 신발을 신을 수 있었다
고기국, 떡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서울간 형이 선물 하나라도 사오실까’ 매급시 동네앞 시루바위 오르내리며 기다렸던산골 소년의 추석은 그 기다림만으로도 가장 큰 선물이었다.
추석 정말 좋았다 학교를 안가서 좋았다. 친구들하고 하루종일 뛰놀아도 혼나지 않아서 좋았다. 청년이 되어 산골을 떠나 서울 타향살이 시작하고부터도 고향이 있어 좋았었던 같다. 
완행열차 열세시간 서서 타고 다녀도 좁은 프라이드에 아이들 태우고  열다섯시간 고속도로를 달려도 기다리시는 어머니가 계셔서 좋았다.
“머허게왔냐. 힘들튼디. 차는 알밀리댜? 애썼다. 바고프쟈? 밥묵자, 아이구 내새끼들......” 어머님이 그립다. 혼자서 빈손으로 떠났었는데, 열식구가 되어 회향해 맞이한 두번째 추석, 어머님이 그립다.
아버지 할아버지가 되어 고향 산골에서 추석을 맞이하니 감회가 새롭다. 열세명의 동갑네기 깨복쟁이 친구들, 돌아왔는데도 한놈도 보이지 않는다. 
아직 안죽고 다 살아있는데 고향을 잊어버렸을까, 잃어버렸을까?
그 친구들이 보고싶다.
부모님도 안계신 잡초만 무성한 잠시 앉을 곳도 없는 빈집, 가난과 무지만 어른거린옛집. 
아무리 그리운 추석이라 할지라도 올리가 없지만 그래도 나고 자란 고향이련만 무심한 바람만 휭허니 스쳐간다. 
그리운 동무들아, 이제는 그 산골에 친구가 살고 있단다. 하루밤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방 하나 비워두고 있을 터이니, 아무때나 오려므나! 감홍시도 따놓고, 알밤도 삶아 놓고, 군불도 때놓고 기다리마. 우리는 만나면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고향친구들이란다.
내년 추석에는 열세명 모두 한번 만나자.
추석친구들이 보고싶다.
어머님이 그립다.
고향이 참 좋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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