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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농부의 귀농일기 / 참깨농사

2017년 08월 30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오랜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마감하고 삼십 여년  쌓아온 살림살이 절반은 버리고 고향산골로 귀농해 농사꾼으로 완전 탈바꿈 아니 농부의 자식으로 회귀하여 농사일을 시작한지 두해, 그러니까 참깨농사를 두번 지어봤다.
농사중에서 참깨 들깨 농사가 제일 해볼만한 일이다. 다른 농사에 비해 약도 덜해도 되고 풀도 덜 매도 되고 수확의 기쁨도 쏠쏠하다. 잘 말려 툭툭 털면 우수수 쏟아지는 고소한 깨 냄새는 정말 좋다. 
땀 흘리며 심고 가꾸었던 과정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밭에서 일할 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난다. 팔십오세 돌아가시기 전까지 평생을 이 산골에서 농사지으시느라 허리가 구십도로 구부러지셨는데도 오백미터쯤 되는 새까끔밭을 이고지고 오가시며 참깨농사를 지어 내가 결혼해 이십여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참기름 한 병 참깨 한 되는 꼭꼭 챙겨 주셨다. 나는 당연히 주시는 것으로 알고 고맙다는 말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직접 농사일을 해보니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그중 쉬운 참깨농사 과정봄밭에 거름을 뿌리고 관리기로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데 관리기가 없으니 이웃에게 부탁해야 하고 괭이로 두럭을 만들어 비닐을 쳐놓은 다음 흙과 참깨 씨를 섞어 비닐구멍에 손으로 일일이 넣어주면 싹은 잘나서 예닐곱개의 새싹이 나오면 두세개만 남기고 솎아주고 나면 가뭄을 타지 않고 잘 자란다.약은 한 번쯤 해주고 꽃이 질 무렵 순을 잘 나주면 팔월 중하순경 수확을 하는데 베고 나르다보면 우수수 쏟아져 얼마나 아깝던지  조심조심 단을 묶어 세워 널었다가 두번정도 털어 물에 깨끗이 씻고 일어서 말리면 된다.
그래도 쉽다는 참깨 수확의 과정이 이렇다.
작년에 참깨 들깨를 심고 수확하면서 어찌나 재미 있었던지 올해는 넉넉히 심어놓고 두 며느리한테 목소리 크게 “송이야, 은서엄마야 너그들 반찬 헐때 참기름 참깨는 아끼지 말고 푹푹 넣어 먹어라. 많이 심었응께.  걱정말고......”
어머니는 “저그 있응게 갖고 가라이~” 그 말씀 딱 한 마디 나는 “어 알았어!”
올해 두번째 참깨농사 풍년이라서 그랬을까, 자랑하고 싶어 그랬을까? 진정한 농부 어머니와 초보 할아버지, 초보 농부의 차이일까?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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