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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도 바보처럼 하루를 살고자 해요~ 하루를 살다보면 해도 넘어가니까요…”

2015년 05월 13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이제는 흘릴 눈물도 다 말라버렸다”는 조정순(74) 할머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폐부를 찔러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이 있다. 인계면 도사리에 살고 있는 권경주(81)할아버지, 할머니의 얘기다.
10년 전 권 할아버지는 면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건강검진을 해주던 건강검진 버스에 가기 위해 오토바이로 집을 나섰다가 그만 오토바이째 또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 사고로 신경을 다쳐 수족은 물론 무엇 하나 맘대로 할 수 없는 불구의 몸이 됐다. 10년 세월은 너무 길었다. 조정순 할머니에게 10년은 100년 보다 길게 느껴졌다. 그 사고 이후 권 할아버지는 조 할머니의 도움 없이는 세수를 할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다.
사고가 있은 후 처음 몇 해는 “‘내가 먼저 가고 싶다. 영감 먼저 보내고 따라 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그런 생각을 했다”며, 말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가늘게 떠는데, 눈은 웃었다. 그러면서, “내가 힘을 내야지, 안 그러면 오늘 당장이라도 두 목숨을 끊어버려야 허니….”
“그래도 그때는 몇 시간이라도 밭에 나가 일을 헐 수가 있었으니, 사정이 많이 나았었죠. 복지센터에서 요양보호사가 오면, 숨도 좀 돌리고, 채전 밭에 나가 채소도 가꾸고 했는데, 이제는 법이 바뀌어 요양보호사를 부를려면 한 달에 15만원을 내야 한다니, 알탕갈탕하게 밥만 먹고 사는데, 그 돈이 있어야 부르지요….”하며 목이 메이는 할머니. “벌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15만원을 내요?…, 그래도 보건소에서 한 달에 한통씩 기저귀를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아침에 눈 떠서 잠들 때 까지 한시도 눈을 못 떼요. 잠이 들어서는 가래 때문에 많이 깨시고…, 잠이 잠깐 들었다가도 기척이 있으면 일어나서 가래를 없애줘야지 안 그러면 많이 힘들어 하시니…, 그래도 손, 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힘든 게 낫지요….”
조 할머니는 22살에 중매로 권 할아버지를 만나 50여년을 넘게 살았다. 할아버지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없는 살림에 자식들 키우느라 부부 금슬이 좋은지, 어쩐지도 모르고 살았다”는 조 할머니는, “처음에는 말로는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그 때는 한 달만 살자’, ‘1년만 살다 죽자’하면서 죽을힘을 다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조 할머니도 건강이 좋지 않다. 벌써 20년째 다리 통증을 앓고 있다. 통증이 심해 병원에 가면 ‘수술을 해야 된다’는 말만 들을 수 있다. ‘잠시만 걸어도 통증으로 식은땀이 다 난다’는 할머니는 하루에도 수백 번의 종종걸음을 치고 있다.
조 할머니는 그래서 진통제로 살고 있다. 그런데도, “나보다 더 불쌍한 영감님이라 내가 수발을 못하면 안되니까…, 영감님 혼자 두고 수술하러 갈 수도 없고, 돈도 없고…, 이제는 영감님 불쌍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힘을 내야지’, ‘영감님 수발하는 일이 지금 내가 할 일이니까’하면서 사네요….”
10년 전 사고가 나던 날 ‘불행 중 다행’이라고, 멀찍이서 권 할아버지의 고함소리를 들은 같은 마을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119를 부를 수 있어 ‘다행이었다’는 조 할머니는, 그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려 숨이 막힌다. “건강하게 함께 살고 있었으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이렇게 힘들게 산다고 해서 날마다 울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조 할머니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씩씩하게 살고 있다.
조 할머니는 채전 밭에서 나는 채소 말고 아이스크림 하나, 맛있는 것 하나라도 할아버지에게 대접하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씩 청소일을 다닌다. 할머니에게 지금 무엇이 가장 힘든일이냐는 말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 할머니의 삶을 더 이상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그러나 조 할머니에게도 소망은 있다.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1~2시간 만이라도 예전처럼 요양보호사가 와 주는 일이 있다면, 그것만 있었으면, 사는 게 숨이 좀 트일텐데…, 우리는 오늘도 바보처럼 하루를 살고자 해요~ 하루를 살다 보면 하루의 해도 넘어가니까요….”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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