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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고 인덕 많은 복받은 여자’

2014년 06월 25일 [순창신문]

 

ⓒ 순창신문

읍 남계리 중앙초 뒤편 순창싱크대 옆에 있는 피부관리실 ‘피부사랑’은 이정경(47)씨에게는 삶에 대한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소중한 일터다.
21년 전 처음 순창으로 이사와 지금껏 살았고, 앞으로도 살 제2의 고향이다. 고향이 아니라고 아직도 외지인 취급을 당할때면 서러움이 먼저 앞서지만, 지금껏 씩씩하게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라고 그녀는 다짐한다.
그녀와 남편은 경기도에 살다 순창에 터를 잡았다. 씽크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그녀의 남편은 경기도에서 힘든 경쟁을 하는 것보다 군 단위 작은 곳이 힘은 덜 들면서 오히려 사업은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시장조사를 했고, 순창이 가장 유망지로 떠올랐다.
그렇게 감행한 순창행이었다. 그랬던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어언 21년이나 지나버렸다. 남편 곁에서 열심히 씽크대 사업을 돕던 그녀는 4년전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바라고 바라던 ‘피부관리실’을 오픈하게 된 것. 일손이 하나 없어지는데도 남편은 아내, 이정경 씨의 꿈을 기꺼이 함께 완성했다. 남편이 손수 인테리어를 하고, 부부가 함께 아기자기하게 내부를 꾸몄다. 오리고 붙이고 그림을 걸고, 커튼을 달고, 마사지 침대를 들였다.
화려한 외적 이미지를 가진 이 씨에 대해 주변사람들은 한사코 말렸다. 인테리어를 해 준 남편조차도 말리고 나섰다. 주변사람들이 말린 이유는 ‘이씨가 힘든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였고, 남편은 ‘이씨가 한 번도 어떤 일을 끈기있게 해 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변 사람들이 오픈을 말릴 때 이 정경 씨는 이 때 만큼은 뜻을 꺾지 않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분명 ‘꼭 해보고 싶은 것’이었으며, ‘잘할 수 있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반대하던 난관을 넘고 오픈 며칠이 지난 어느날, 어렵지 않게 첫 고객이 찾아왔다. 지인의 소개로 피부사랑을 찾은 이 씨의 첫 고객은 ‘아마 답답했을 것’이라고 그녀는 당시를 회상했다. 얼굴 관리를 마친 첫 고객은 ‘잘했다’는 말을 했고, 고객의 얼굴만을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던 그녀는 4년 전 그때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비록 잘했다는 말을 던졌지만, 결코 잘하지 않았을 솜씨를 놓고 힐책하지 않은 첫 고객은 그 후로도 몇 년 간을 더 찾아왔다. 어느덧 첫 고객은 그녀에게는 은인이 됐다. 결코 잊을 수도, 잊혀지지도 않는 평생의 은인. 얼마 전 광주로 이사가기 전까지 그녀에게 그 첫 고객은 다시없을 친구였다.
은인을 만나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얻은 그녀는 그때부터 자신있게 일해왔다. 고객을 맞아 얼굴 관리를 해주며 사람사는 이야기부터 뉴스꺼리까지 신나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 보면 어느새 남편과 싸운 찜찜함도, 우울한 기분도 눈녹듯이 녹아 없어지고 만다.
그 전에는 늘 사는 게 재밌지 않았다. 세상에 대해, 인생에 대해, 가족에 대해 생각할 때면 답답함이 먼저 밀려왔다. 생각하고 살면 더 우울한 게 인생이었으며, 인생의 재미라고는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그저 모든게 신경질나고 우울할 뿐이었다.
그런데 오픈을 하고, 고객들을 맞고부터는 사고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었다. 세상이 아름다웠으며, 인생이 즐거웠다. 가족은 더없이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그 때부터 사람들은 그녀에게 모이기 시작했다. 피부관리를 받기 위해서,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 그녀의 아담한 가게를 찾았다. 그녀는 모든 게 행복하기만 했다. 남편은 2년만 버티면 아내인 이씨를 ‘인정해준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녀는 벌써 4년을 넘겼다.
4년을 쉼없이 달려와서인지 요즘은 시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절로 느낀다. 어깨도 많이 뻐근하고, 허리가 아플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객과의 만남을 그만둘 수가 없다. 그녀에게 지금의 생활은 힐링이고 행복 자체다. 아담한 공간에서 혼자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사색하는 즐거움은 어떤 즐거움에 뒤지지 않는다. 지금의 생활은 놓을 수 없었던 꿈이 만들어준 선물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운좋고 인덕이 많은 복받은 여자’라고 생각한다. 어떨 땐 ‘말만 잘해도 행운이 척척 굴러들어올 정도’라며 순진하게 웃는 그녀는 사람과 만나고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잠시 친정아버지가 이뻐한 사실은 생각안하고 친정어머니가 미워한 것만 생각해 우울한 시기를 보낸 적이 있는 그녀였다.
피부관리실을 오픈할 당시만 해도 ‘월 50만원만 벌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녀에게 피부사랑은 대박이었다. 지금은 회원만 해도 200여명에 달한다. 상시 관리 회원이 100여명이다.
그녀는 언제부턴가 알뜰 맘이 됐다. 일을 해 돈을 벌면서부터는 비싼 옷 하나를 사지 않는다. 살림은 열심히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애쓴다. 주변 사람들은 예전의 그녀인 줄 알지만, 그녀는 어느새 겉모습보다 내면을 가꾸는 여자로 성장하고 있다.
리모콘조차도 갖다 줘야 텔레비전을 켰던 남편이 요즘은 조력자기 돼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밤11시가 돼 일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가면 항상 거실이 난장판이 돼있던 시절은 남편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던 생활이 이정경 씨가 일을 하면서부터 평정됐다.
다행히 지금까지 일을 해 오면서 힘들었던 고객은 없었다. 영업이 뭔지도 몰라 길거리에 나가 명함 한 번 돌려본 적 없어도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주고 있는 것에 대해 그녀는 진정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지인들이 고객을 많이 보내주고 있는 것도 인덕이 많은 연유라고 자평한다. 하지만 그녀의 인덕은 그녀의 순수함과 선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말을 돌려할 줄 모르는 성격에,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면을 가졌다. 마음이 여리고 착해 사람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지닌 탓이었다. 고가의 화장품을 사용해 피부관리를 하면서도 추가요금을 받지 못하는 그녀다. 그녀의 착한 마음이 끊임없이 손님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그녀는, “오히려 젊었을때는 목표를 정해놓고 살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고백을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건강하게 일한다는 게 행복하고, 가족과 일이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고 웃었다. 웃는 미소가 한껏 편안해 보이는 그녀의 매력 앞에서 손님들이 몰리는 이유가 더 이상은 궁금하지 않았다. 피부가 좋지 않아 피부관리를 하고 있다는 이정경 씨는 010-6797-3138로 연락하면 만날 수 있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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