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6-04-17 | 10:02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순창군수 후보

로그인 회원가입 기자방 원격
    정치/행정 교육 문화 스포츠 환경/보건복지 농업소식 종합 인물인사 칼럼 기획 특집 토론방 보도자료 지역소식 소식정보 포토 경제

전체기사

커뮤니티

독자투고

공지사항

독자마당

자유게시판

토론방

뉴스 > 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감성을 깨우는 한권의 책의 힘

밀란쿤데라

2021년 07월 15일(목) 09:21 [순창신문]

 

ⓒ 순창신문



토마시, 테레자, 그리고 사비나. 다른 인물들은 곁가지다. 예를 들어 프란츠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이 소설은 세 사람을 따라간다.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프라하의 봄'이 교묘하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상황과 개인들의 삶을 병치시키면서 가벼움과 무거움의 의미를 우리에게 질문하는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우리 인생의 매순간이 무한히 반복되어야만 한다면, 영원한 회귀의 세상에서는 몸짓 하나하나가 견딜 수 없는 책임의 짐을 떠맡는다. 바로 그 때문에 니체는 영원 회귀 사상은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일기일회인 인간의 삶은 공기보다 가벼운 것일까, 아니면 가장 무거운 짐일까?
그가 다시 말한다. "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 가벼움은 아름다울까? 가장 무거운 짐이 우리를 짓누르고 허리를 휘게 만들어 땅바닥에 깔아 눕힌다. 그런데 유사 이래 모든 연애 시詩에서 여자는 남자 육체의 하중을 갈망했다. 따라서 무거운
짐은 동시에 가장 격렬한 생명의 완성에 대한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반면에 짐이 완전히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려, 지상의 존재로부터 멀어진 인간은 겨우 반쯤만 현실적이고 그 움직임은 자유롭다 못해 무의미해지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택할까? 묵직함, 아니면 가벼움?"
쿤데라의 이 책은 1984년, 우리에게 도착했다. 가볍게 살아가며 연애에 골몰하다 진정한 사랑을 찾았으나 연애를 포기하지 못하는 토마시와 자유로운 연애의 대상이며 주체인 사비나, 그리고 오로지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테레자. 이 세 사람의 뒤를 쫓아가다보면 수시로 질문을 하게 된다. '누구의 사랑을 진정한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토마시는 3주 전쯤 보헤미아의 한 작은 마을에서 테레자를 만났다. 그들은 한 시간 남짓 함께 있었고 서로에게 사랑을 느꼈다. 그는 첫 번째 부인과 2년쯤 함께 살았고 아들 하나를 얻었다. 이혼 소송으로 판사는 부인에게 아이를 맡겼고 월급의 3분의 1을 그들에게 주라고 판결했다. 아이를 만날 때마다 부인은 약속을 뒤로 미뤘고 토마시는 결국 아버지의 권리를 포기한다. 토마시는 외과 의사로 전도가 유망하다. 그는 여자들을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한다. 두려움과 갈망 사이에서 '에로틱한 우정'이라는 타협점을 찾은 토마시는 애인'들'을 만나지만 집착하지 않고 공격적 사랑으로 변하지 않도록 자신만의 규칙을 갖고 있다. 누구나 그의 이러한 태도를 이해해 주지는 않았지만 화가인 사비나는 그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에로틱한 우정의 불문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에서 '사랑'을 배제했던 토마시에게 테레자가 나타나 짧은 순간 그를 사로잡는다. 그녀의 순수함에 토마시는 그녀에 대해 도대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도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을 느낀다. 그에게 그녀는 마치 '송진으로 방수된 바구니에 넣어져 강물에 버려졌다가 그의 침대 머리맡에서 건져올려진 아이'처럼 보였다.
그는 자신의 불문율을 깨고 테레자를 자신의 아파트로 들이고 그녀를 곁에 두려고 결혼까지 한다. 테레자와 함께 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혼자 사는 것이 나을까. 그는 생각한다.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이 문장에서 잠시 호흡을 멈춘다.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이 없는 초안이다. 그리고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다. 그렇다면 깊이를 확보하지 못한, 리허설 같은, 돌아보면 순간 과거가 되어 있고, 다시는 회복불가능한 우리의 삶은 과연 얼마나 의미로운 것일까.
이때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읇조린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이것은 토마시의 말이다. 하지만 작가인 쿤데라의 말이기도 하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은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그 반복을 받아들일 만큼 너의 인생을 가치롭게 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토마시는 인생을 가볍게 살고자 하지만 테레자를 받아들임으로써 고뇌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가 말한다. '그때 체험한 것이 사랑이 아니었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스스로 사랑의 부적격자임을 자인하는 그이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느낀 테레자를 버릴 수 없어 그는 테레자와 결혼한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다른 여인들에 대한 연애감정을 포기할 수도 없다. 테레자는 오직 한 사람, 토마시만을 사랑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토마시의 취향에 딴지를 걸 수 없어 괴로워한다. 그녀에게는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전부다. 그렇다면 토마시의 사랑은 가볍고 테레자의 사랑은 무거운 것일까? 둘 사이에서 의도하지 않게 중심추의 역할을 맡은 사비나의 사랑법은?
파르메니데스는 말한다. 세상은 빛과 어둠, 두꺼운 것과 얇은 것, 뜨거운 것과 찬 것, 존재와 비-존재 같이 서로 반대되는 것이 양분되어 있다. 이 모순의 양 극단은 부정과 긍정이다. 그는 가벼운 것은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은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다. 쿤데라는? "파르메니데스의 생각이 어떠하든 이것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말하자면 우리의 삶은 가볍다거나 무겁다고 쉽게 단정내릴 수 없다. 우리 삶은 복잡미묘한 인드라망이기 때문이다. 쿤데라는 우리에게는 타자의 시선을 끌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첫째, 대중의 시선을 끌고 싶어하는 유형, 둘째, 많은 지인들의 시선을 받고 싶은 유형, 셋째,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싶어하는 유형, 넷째, 부재하는 사람들의 상상적 시선과 인정을 받고 싶은 몽상가 유형이 있다고 보았다. 토마시와 테레사는 서로 대극에 있는 듯보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싶어하는 유형'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성향이지만 함께 살면서 서로를 받아들이고 닮아간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이 다양한 방식을 옳고그름으로 판단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사랑은 그런 것이니까.*

ⓒ 순창신문

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
- Copyrights ⓒ순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순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순창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최기순 순창군 장애인편의증진기술

순창군 읍·면민 협의회 4월 정

옥천5마을, 주민 화합 플리마켓

농업기술센터, 과수 화상병 원천

순창군청소년수련관, 청소년 자

“나무에 새긴 마음, 군민과 나

순창군장애인복지관, ‘2026

너의 탄생을 축하해♥ 장은우

대한노인회 팔덕면분회, 선진지

회사소개 - 조직도 - 임직원 - 윤리강령 - 편집규약 - 광고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기자회원 약관 - 구독신청

 상호: 순창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4078107159 /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옥천로 32 / 대표이사: 오은숙
mail: scn5850@naver.com / Tel: 063-653-5850 / Fax : 063-653-5849
Copyright ⓒ 순창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