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6-04-17 | 10:02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순창군수 후보

로그인 회원가입 기자방 원격
    정치/행정 교육 문화 스포츠 환경/보건복지 농업소식 종합 인물인사 칼럼 기획 특집 토론방 보도자료 지역소식 소식정보 포토 경제

전체기사

커뮤니티

독자투고

공지사항

독자마당

자유게시판

토론방

뉴스 > 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모모

미하엘 엔데

2021년 07월 08일(목) 14:39 [순창신문]

 

ⓒ 순창신문



"진정한 시간이란 시계나 달력으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자신의 시간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는 전적으로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야. 또 자기 시간을 지키는 것도 각자의 몫이지. 시간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는 시간은 모두 사라져버려.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시간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호라 박사가 말하자 모모가 질문을 던진다.
"그럼 제 가슴이 언젠가 뛰기를 멈추면 어떻게 돼요?"
"그럼, 네게 지정된 시간도 멈추게 되지, 아가. 네가 살아온 시간, 다시 말해 지나 온 너의 낮과 밤들, 달과 해들을 지나 되돌아간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게다. 너는 너의 일생을 지나 되돌아가는 게야."
"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나눠 주며 매 시간마다 진실을 말해 주지. 허나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란다. 사람들은 오히려 두려움을 불어 넣는 자들을 더 믿고 싶은 모양이야. 정말 수수께끼야."
호라 박사와 정확히 30분을 미리 내다볼 줄 아는 거북, 카시오페이아,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줄 아는 소녀, 모모, 청소부 베포 할아버지, 관광 안내원 기기, 음식점 주인 니노, 니노의 뚱뚱한 아내 릴리아나, 미장이 니콜라, 꼬마 동생 데데를 데리고 다니는 소녀 마리아, 파올로, 마시모, 프랑코 등 모모의 친구들.
모모는 원형극장에서 산다.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애정을 가지고 모모를 돌본다. 마을 사람들은 모모에게 커다란 행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모가 마을 사람들에게 더욱 커다란 행운임을 사람들은 알게 된다. 모모의 집은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곁에서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모모를 사랑한다.
"아무튼 모모에게 가 보게!"
모모는 사람들에게 좋은 충고를 하지도 않고 똑똑하고 현명하지도 않다. 모모의 특별한 재능은 바로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데 있다. 모모는 가만히 앉아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런데 바로 이때 놀랄 만한 일들이 일어난다. 어리석었던 사람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사람도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지혜로운 생각,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수줍은 사람은 대담한 사람이 되고 불행한 사람, 억눌린 사람은 희망으로 마음이 환해진다. 모모는 물질적으로 가난했지만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재산,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모모에게는 말 없는 노인, 청소부 베포가 있고 말 잘하는 청년, 관광안내원 기기가 있다. 베포는 늘 곰곰히 생각했다. 그런 베포가 모모를 회색신사들로부터 구하기 위해, 10만 시간의 몸값을 벌기 위해, 자신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버리고 성급하게 온 도시를 비질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글썽였다. 봄이 오고 다시 여름이 와도 베포는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10만 시간의 몸값을 마련하기 위해 도로를 쓸고 또 쓸었다.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베포할아버지를 통해 만났다.
회색신사들은 모모를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모모에게 예쁜 인형을 주고 인형이 입을 온갖 옷들을 주고 인형의 친구를 주고 인형의 친구가 입을 온갖 옷들을 주어서 현혹해도 모모는 '유용'한 시간이 아닌 '즐거움'의 시간, 어린이들의 특권인 '재미'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아가는 회색신사들이 소리없이 나타나 대도시 전체로 번지기 시작했다. 회색신사들은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기 위해 방대한 계획을 세운다.
잿빛 고급 승용차를 타고 납회색 서류 가방을 들고, 뻣뻣한 중절모자를 쓰고 작은 회색 시가를 뻐끔대며 주머니에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회색신사가 이발소를 하는 푸지 씨를 찾아와 시간 저축 은행에 대하여 설명한다
푸지 씨는 가끔 자신의 인생이 철컥거리는 가위질 소리와 손님들과의 쓸데없는 잡담과 비누 거품으로 그저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에 서글퍼하고 있었다.
"대체 이제까지 살면서 이룬 게 뭐지? 내가 죽고 나면 이 세상에 아예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일 텐데."
그는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고, 자기 솜씨에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이는 때가 있기 마련. 회색신사들은 바로 이 허망한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다. 회색신사와 마주한 푸지 씨는 오슬오슬 한기를 느낀다. 회색신사가 시가를 깊이 빨면서 푸지 씨에게 말한다.
"1분은 60초입니다. 한 시간은 60분이고요. 1년은 365일입니다. 따라서 1년은 3,153만 6,000초가 됩니다. 일흔 살을 산다면 22억 752만 초가 되는군요. 이것은 당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당신 재산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하루 여덟 시간을 잠 자느라 없앱니다. 식사하느라 시간을 없앱니다. 8시간 일하느라 시간을 없앱니다. 늙으신 어머니와 앉아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허비합니다. 앵무새를 기르느라 시간을 낭비합니다. 그리고 다리가 성치 못해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다리야 양에게 꽃 한 송이를 선물하기 위해 매일 30분간 그녀를 방문합니다. 그 여자는 시간 낭비에요."
푸지씨는 회색신사의 말을 듣고 경악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시간을 아끼겠다고. 푸지씨는 불필요한 일은 생략한다.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던 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잡담도 없앤다. 어머니를 양로원으로 보낸다. 유용하지 않는 앵무새는 내다 버리고 다리야 양은 두 주에 한 번만 찾아간다. 저녁 명상은 집어치운다. 커다란 시계를 이발소에 걸어놓고 시간을 정확히 체크한다. 견습생을 눈을 크게 뜨고 감시한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지만 이렇게 낭비하는 시간들을 아끼기 위해 푸지 씨가 노력한 결과는? 어떤 기쁨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안정을 잃었으며 돈을 벌 수 있었지만 늘 초조해졌다. 이상하게도 시간을 알뜰히 쪼개 쓰는데도 손톱만큼의 자투리 시간도 남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의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오직 '유용'과 '효용'만으로 시간이 만들어져 있다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모모가 속삭인다. 씨앗을 틔우는 데 필요한 오랜 기다림의 시간에 대하여.*

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
- Copyrights ⓒ순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순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순창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최기순 순창군 장애인편의증진기술

순창군 읍·면민 협의회 4월 정

순창군청소년수련관, 청소년 자

옥천5마을, 주민 화합 플리마켓

농업기술센터, 과수 화상병 원천

너의 탄생을 축하해♥ 장은우

순창군장애인복지관, ‘2026

“나무에 새긴 마음, 군민과 나

대한노인회 팔덕면분회, 선진지

회사소개 - 조직도 - 임직원 - 윤리강령 - 편집규약 - 광고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기자회원 약관 - 구독신청

 상호: 순창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4078107159 /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옥천로 32 / 대표이사: 오은숙
mail: scn5850@naver.com / Tel: 063-653-5850 / Fax : 063-653-5849
Copyright ⓒ 순창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