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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가 들려주는 쾌락 이야기 / 박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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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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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0일(수) 16:41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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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철학이란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철학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에피쿠로스. 그는 기원전 341년 사모스 섬에서 태어나 271년 지구별을 떠났다. 방광염으로 고통을 당하면서 죽는 순간에도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며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14세쯤 철학을 시작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삶에 대해 질문을 시작했다. 선생님들에게 "지구가 왜 생겨났는가" 등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했다가 답을 찾지 못한 그는 스스로 질문을 찾아 18세에 아테네로 떠났다. 당시는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후여서 정치적으로 혼돈의 시대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가르칠 스승을 찾아 헤맸고 피론이라는 회의주의 철학자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31세부터 철학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에피쿠로스의 정원'을 만들어서. 그는 학문의 도시 아테네 교외에 정원을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제자들과 연구하고 사유하며 평생을 보냈다. 늘 개방된 에피쿠로스의 정원으로 사람들이 몰려 들었는데 당시에는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노예'나 '거리의 여자들'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에피쿠로스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형제애를 강조했고 특히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치적이 만들어낸 헬레니즘 시대에는 3개의 학파가 있었다. 첫째는 스토아학파로 자연의 질서에 따르는 운명을 강조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가장 높은 덕이라고 생각했고 이 세계는 정해진 질서가 이미 예정되어 있으므로 이를 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운명론적 철학자들이었다. 지나친 욕심이나 교만을 내려놓고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때, 마음을 비울 때가 행복한 상태라고 보았다. 우리가 가진 욕심을 이성으로 완전히 참고 이겨내야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둘째로 키레네학파는 아프리카 키레네 출신의 아리스토팁포스가 주창하였으며 '너 자신을 알라'고 설파한 소크라테스와 개인의 감각을 중요시하는 소피스트들의 영향을 받았다. 쾌락의 종류와 상관 없이 가능한 한 즐거운 순간을 많이 경험하는 것, 즉 순간적 쾌락을 추구했다.
셋째로 에피쿠로스학파는 진정한 쾌락이란 몸과 마음의 고통이 완전히 없어지고 고요한 상태가 유지되는 것으로 질적인 쾌락을 추구했다. 쾌락은 육체적인 쾌락과 정신적인 쾌락이 있다. 육체적인 쾌락은 동적인 행동에서 오는 것이다. 진정한 쾌락은 정신적인 것으로 마음의 평화, 아타락시아Ataraxia가 진정한 기쁨의 순간이라고 보았다. 우리의 욕구는 필연적인 것과 필연적이지 않는 욕구가 있다. 생존, 의복, 주거지 등 육체적인 무사함과 정신적인 안정을 이루는데 필요한 것은 필연적인 것이고 명예, 사치, 자만심, 망상 등은 필연적이지 않은 욕구라고 에피쿠로스는 생각했다.
에피쿠로스는 철학이란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젊은이들이 철학을 주저해서도 안되고 나이 먹은 사람들이 철학에 싫증을 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죽음에 대해서도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라고 보았다. 인간의 쾌락은 오감, 즉 만지고 보고 느끼고 듣고 냄새 맡는 등 감각을 통해 인식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죽고 나면 감각을 상실하므로 어떤 판단이나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러니 죽음을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죽음에 대한 걱정을 할 시간에 오히려 다양한 감각을 받아들이고 경험할 수 있는 현재의 삶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 살아 있는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각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보았다. 즐겁게 뜨겁게 성실히 산 이후의 죽음이라면 더욱 더 죽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지금, 여기에 온마음을 다하여 감각하는 삶을 살아라. 그는 이 모든 것을 배우고 난 뒤에 즐거움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동시에 즐거움이 생긴다고 보았다. 배움 따로, 즐거움 따로인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 자체에 커다란 즐거움, 기쁨을 느끼는 것. 그렇게 우리는 철학을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살'아야 한다. 인간은 사유의 존재이다. 에피쿠로스는 즐겁게 살기 위해 신중하고 사려 깊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사려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적 삶이다. 그는 사려 깊은 삶이란 신에 대해 경건한 태도를 갖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연의 목적을 잘 파악하고 운명의 힘을 믿지 않고 운명의 매듭을 우리 스스로 맺고 풀 만큼 능동적으로 운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리에게 오는 것이 운명이라면 우리가 할 일은 없다. 만약 우리에게 오는 것이 우연이라면 늘 변하는 것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다만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의지에 따라 최선의 삶을 산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하여 고민하지 마라.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여 즐겁게 살 일이다.
에피쿠로스는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우정이라고 생각했다. 내 곁에 도반이 절실히 필요하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 우정의 대가로 보상을 바라는 도반이 아니라 내가 어려울 때 언제든 나의 손을 잡아줄 그런 믿음의 사람.
곧 우리의 삶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우정을 소유하는 일.
<에피쿠로스가 들려주는 쾌락 이야기>의 저자 박해용은 철학, 역사학, 교육학을 공부했다. 독일 베를린 대학에서 현대독일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에피쿠로스학파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철학은 삶에 적용되어 삶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망치와도 같은 것이다. 철학이 이해하기 어려워 사변적思辨的인 것으로 치부되어 버릴 때 철학은 갈 길을 잃는다. 철학은 지혜에 대한 학문이다. 삶의 복잡미묘한 사건들과 늘 마주치는 우리가 삶을 좀더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하는 게 철학이다. 생각하고 사유하는 습관, 나의 삶에 질문과 대답을 찾아내는 습관은 어려서부터 습득되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줄 가장 큰 선물은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사유할 수 있는 <작은 철학자>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이 책의 어린 등장인물들은 서서히 작은 철학자로 변신한다. 철학은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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