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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들려주는 달인 이야기 / 박소정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2021년 05월 06일(목) 15:49 [순창신문]

 

ⓒ 순창신문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요통으로 죽기까지 하지만 미꾸라지도 그러한가? 사람은 높은 나무 위에서 벌벌 떨지만 원숭이도 그러한가? 사람, 미꾸라지, 원숭이, 이 셋 중에서 어느 쪽이 올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가? 사람은 고기를 먹고, 순록은 풀을 먹으며, 지네는 뱀을 먹기 좋아하고, 부엉이와 까마귀는 쥐를 맛있게 먹으니, 이들 중 어느 쪽이 진짜 맛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장자莊子>의 <제물론齊物論> 중에 나오는 문장이다.
장자의 원래 이름은 '장주莊周'이다. 장자의 '자子'는 '선생님'이라는 뜻으로 높여 부르는 것이다. 장자는 재상이 되어 달라는 초나라 왕의 부탁을 거절하고 옻칠나무 동산을 맡아 관리하면서 자연과 벗하며 살았다고 한다. <장자가 들려주는 달인 이야기>의 저자 박소정은 노자가 세상의 근원인 '도道'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삶의 큰 틀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면 장자는 우리가 사는 일상의 다양한 삶의 국면 속에서 도에 관한 다채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우리 각자가 스스로 그 '도'를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신기한 '이야기꾼'이라고 말한다. '물아합일物我合一', '좌망坐忘', '심재心齋' 등은 장자의 주요한 개념들로 인생과 우주에 대한 깊은 통찰을 경쾌하게 다루고 있다. '물아합일'은 나와 만물이 더불어 하나가 되는 경지를 뜻하고 '좌망'은 차분히 앉아 모든 일들을 잊어버리는 경지를 말하며, '심재'는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한 상태로 만든다는 뜻이다.
필자가 <장자>를 만난 것은 10여 년 전이다. <장자>는 다른 철학자들과는 달리 호쾌하고 경쾌하고 스케일이 장대했다. <소유유逍遙遊>편에서는 구만리 장천을 나는 대붕大鵬의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에는 아주 조그마한 물고기였는데 서서히 자라 어느새 집채만 한 크기로 훌쩍 커버린다. 넓은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다가 어느 순간 점점 변하기 시작하더니 지느러미는 날개로 변하고 비늘은 깃털로 변한다. 아랫배에서는 억센 발톱을 가진 발이 나오고 목이 점점 길어지고 부리가 돋아나더니 마침내 거대한 새로 변한다. 곤이鯤鮧라는 물고기는 유유한 바다를 노닐다가 어느 날 붕鵬이라는 새가 되어 구만리 장천을 날아다니게 된 것이다. 이 장면은 필자에게 마르크스의 아포리즘aphorism을 떠올리게 했다.
"양적으로 포화되면 질적으로 바뀌는 순간이 온다."
바로 이 장면을 떠올리며 필자는 <세잔, 장자를 만나다>라는 필자의 첫 책을 완성했다. 세잔은 현대미술의 문을 연 서양미술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10대 후반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당대 화가들이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던 살롱전에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20대가 지나고 30대가 지나고 40대 중반이 되었을 때에도 세잔은 '그림의 기본도 되어 있지 않고서 그림을 그리는' 무능력한 화가라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러나 세잔은 그동안 20년도 넘게 루브르박물관을 드나들면서 선배 화가들의 그림들을 베끼고 느끼고 그것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계속했다. 그리고 드디어 40대 후반이 되자 그는 현대미술의 문을 연 아버지로 등극하게 된다. 당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유럽 전역에서 파리로 밀려들어왔는데 세잔이 현대미술의 아버지가 되자 파리가 아닌 프랑스의 작은 지방인 엑상-프로방스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장자가 지향하는 '물아합일', '좌망', '심재'의 경지를 세잔은 홀로 외로이 평생을 통해 구축해왔던 것이다.
<장자>의 세 번째 편은 <양생주養生主>이다. '생명의 주인을 기른다'는 뜻이다. 생명을 잘 기르려면 눈에 보이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더불어 함께 길러야 한다. 몸과 마음을 잘 기른다는 것은 나의 삶을 잘 가꾸어 간다는 뜻이다. 마음이 활기차고 충실해야 생명을 잘 기를 수 있게 된다. 마음이 활기차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그것에 익숙해져서 결국 자유자재의 순간에 도달하게 된다. <양생주>에는 신기한 솜씨로 소를 잡는 백정 이야기가 등장한다. 백정이 소 한 마리를 해체하는 모습을 보고 임금이 "양생의 도리를 알았다."고 말하며 감탄한다.
백정 포정은 이렇게 말한다. "방금 보신 것은 솜씨가 아니라 솜씨의 극치인 <도>라 해야 마땅합니다. 처음에는 소의 바깥 모습만 보았습니다. 3년이 지나자 뼈와 힘줄이 보였습니다. 감각의 활동이 그치고 육안을 벗어나 마음으로 소를 대했습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소의 몸뚱이에 절로 갖추어진 틈바구니를 끊어 벌리고 들어가기 때문에 큰 뼈는 물론이고 힘줄과 살이 뼈와 맞붙어 있는 부분이라도 칼날이 무디어지지 않습니다. 보통 백정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솜씨꾼이라도 1년에 한 번씩은 칼을 바꿉니다. 그러나 저의 칼은 19년을 썼습니다. 벌써 수천 마리 소를 갈라냈지만 아직 새 것 같습니다. 뼈마디에는 틈이 있으나 칼날에는 두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장자가 들려주는 달인이야기>의 저자 박소정은 포정 같은 사람들을 현대 언어로는 '달인'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간주한다. 그리고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달인들을 보여주면서 일상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한 분야의 정상에 올라서는지 설명한다. <자음과 모음>출판사의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필자가 처음 철학 세계로 진입해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환하게 입구를 열어 준 입문서들이다. 50권 이상의 이런 입문서들을 읽으면서 원전으로 진입했다. 원전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입문서들을 쓴 철학자들은 그 분야의 달인들이다. 원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 개념들을 이야기를 통해 쉽게 풀어준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은 이미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누군가 말했다. 철학은 마음과 정신의 눈을 밝히는 지혜의 영역이다. 알고 나면 꿀처럼 단 것이 학문의 영역이다. 그 단 맛을 느끼고 싶다면 아장아장 아기 걸음으로 첫 걸음을 내디딜 일이다. 우리는 지구별 여행자들이다. 삶은 비의秘義를 우리에게 숨겨놓고 찾아보라 한다. 알아야 보이고 보여야 느낄 수 있고 느껴야 깨달을 수 있다. 모든 것은 층층만층 구만층으로 쌓여져 있으니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서는 것은 오로지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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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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