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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전우익 지음

2020년 08월 19일(수) 16:42 [순창신문]

 

ⓒ 순창신문



전우익, 아름다운 지구별 여행자. 자연이 인간의 정복 대상이 아니라 겸손히 배워야 할 존재임을 알았던 사람. 이 민족이 허리가 잘려 있음을 늘 가슴 아파 했던 사람. 정신을 잃어버리고서는 비로소 인간에 이를 수 없음을 통렬히 깨달았던 사람. 그의 책 제목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이다. 멋지지 않는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미겠는가?"
그의 정신은 잘 벼려진 칼날이다. 그러나 삶과 사람과 자연에 대한 애틋한 눈빛이 따뜻하다. 21세기, 노인들은 많아지지만 어른들은 사라져가는 이 세상에, 그를 닮은 어른이 그립다.
이 책은 그가 1989년 11월 4일에 시작해 1991년 12월까지 누군가에게 보내는 사랑이다. 이 편지를 받는 이가 누구인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는 무언가를 간절히 말하고 싶어한다.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
12편의 편지가 이 책에서 살아 숨쉰다. 시간이 흘러도 글은 남아 그의 정신을 우리는 공유하고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은 성숙하기도 할 것 같다.
그는 삶이란 "그 무엇엔가에, 그 누구엔가에 정성을 쏟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풍과 지는 해가 산천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는 자신의 생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한다. 마지막이란 일상이 쌓여 이루어지는 것이며 어디선가 느닷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일상이 제대로 운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버무리면서 대충대충 사는 삶이 그에게는 용납되지 않는다.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싶다면 자신의 삶에 추상 같을 수 있어야 하며 벽력을 쳐서 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세상 태어나서 살아야 한다면 인간답게, 나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자연에서 늘 배운다. 곡식이 잘 자라려면 잡초가 끼어들지 않아야 한다. 곡식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내가 정성을 다하면 잡초는 곡식 곁에서 맥을 추지 못한다는 것을 그는 경험으로 깨닫는다.
그는 세상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농사를 짓는 것처럼 세상을 만드는 근본에 충실할 것.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 변혁, 자기 개조 작업을 위하여 삶을 늘 찬찬히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농부다. 그는 일 중에서 창조적인 것은 농사밖에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상업은 있는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일 뿐, 공업도 있는 것의 모양과 용도만 바꾸는 것일 뿐, 다만 농사만이 아무것도 없는 데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작업이다. 그는 농사 지어 자기 먹을 것을 조금만 남기고 틈만 나면 사람들을 찾아 다니면서 모두 나눠 준다. 그는 다시 태어나면 나무를 키우고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그는 1925년 경상도 봉화에서 태어났다. 봉화군 상운면 구천리.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낡은 기와집에서 오래 살았다. 2004년 지구별을 떠날 때까지. 논농사는 힘이 부쳐 못하고 콩 팥 도라지 율무 수수 차조 등 밭농사를 주로 한다. 수도가 없어 우물물을 길어다 쓴다. 그것도 조금만 쓴다. 쓸데없이 낭비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자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제는 쓰지 않는다. 비누도 쓰지 않는다. 빨래는 물로 헹구기만 한다. 쓰레기를 남기는 것을 그는 극도로 기피한다. 과일은 껍질째 먹는다. 옷이나 신도 남이 버린 것을 주워다 입거나 얻어다 신는다. 옷은 해지면 걸레로 쓴다. 덜 먹고, 덜 입고, 덜 갖고, 덜 쓰고, 덜 놀고, 그리고 땀 흘리며 산다.
그는 일 년에 한두 번쯤 진흙을 이겨 벽에 바른다. 흙을 대강 이겨 벽에 바르고 벽돌을 찍었다. 모양은 다르지 않지만 자꾸 떨어지고 갈라졌다. 좀 더 이겨 발랐더니 붙어 있긴 하지만 전에 있던 것과 따로 놀았다. 그는 다시 진흙을 이겼다. 이번에는 흙에 집이 나도록 이리 저리 뒤져 가며 온갖 정성을 다해 이겼다. 집이 나니 비로소 전에 붙어 있던 진흙과 완전히 한덩어리가 되어 찰싹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그해 메주를 쒔다. 자꾸 갈라지고 깨졌다. 알고 보니 진흙 이길 때처럼 집이 나도록 충분히 찧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다시 깨닫는다. '흙도 메주도 집이 나도록 이기고 찧어야 찰싹 엉겨 붙어 떨어지지 않는 힘이 생기는구나.'
그는 이렇게 농사지으며 사는 삶 속에서 온몸으로 세상을 배운다. 그는 흙을 이기면서 우리 역사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생각한다. 일을 대하는 나의 자세, 사람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생활을 변화시키고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변화시킬 것이므로 결국 자신을 바꾸면 세상도 바뀔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그는 경독耕讀의 삶에 이른다. 밭을 가는 육체 노동과 읽고 배우는 정신 노동이 하나가 되는 것. 그는 말한다. '참된 경耕은 독讀을 필요로 하며, 독讀 또한 경耕을 통해 심화되고 제구실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지식인이랍시고 방 안에 틀어박혀 책상만 붙들고 앉아 천하명문이 나온다면 천하가 무색해 질 터이니 일어나 노동의 새벽으로 건너오라고. 또한 농사만 짓는 육체 노동자로 남지 말고 정신의 새벽을 깨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지구별 여행자로서 구경꾼으로 남지 말고 세상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그 중심에 서라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삶의 껍질을 즐기기 위해 관광버스에 몸을 싣는 것이 아니라 순례자巡禮者의 행렬 속으로 들어가 내가 살아온 한 생을 반추反芻하고 새롭게 삶을 재해석할 수 있도록 사유하고 통찰하는 세상으로 진입할 것을 부탁한다. 필자 또한 부탁드린다. 우리는 지구별 여행자다. 지구별은 우리의 학교다. 그러므로 우리가 부지런히 배우는 학생임을 잊지 말 일이다. 오늘 당신은 이 하루를 통해 무엇을 배워 어느 만큼 성장할 계획인지 곰곰.*

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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