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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 디지털 성범죄 그리고 성 인식

세상속으로 - 칼럼

2020년 07월 29일(수) 15:36 [순창신문]

 

ⓒ 순창신문



정호승 시인은 박원순 시장 추모시에서 ‘시대의 새벽길을 홀로 걷다/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가라’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었다. 대체적으로 진보진영의 흐름은 박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애도하는 분위기다. 현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보수언론의 집중포화를 그가 감당키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의 죽음이 안타깝고 애석하지만 오거돈 시장, 안희정 지사로 연결되는 미투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는 건 변함이 없다.

미투 사건뿐만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도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다. n번방 사건부터 앵커출신 한 언론인의 지하철 몰카, 심지어 구청 공무원의 여자화장실 몰카 사례까지 사회에 만연한 관음증 증상이 심상치 않다. 예전에는 집창촌을 중심으로 성을 소비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세계로 옮겨가 관음증을 소비한다. 당연히 n번방처럼 관음증을 확대 재생산하는 범죄자들도 생겨났다. 비디오세대와 달리 지금은 핸드폰 하나로 쉽게 19금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세상이니 말해서 뭐하겠는가.
이제 우리 사회도 성인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지 모른다. 정치구호에 등장하는 말처럼 ‘문제는 성인식’이다. 사랑도 인간의 성욕에서 탄생하고, 성매매도 관음증도 마찬가지다.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볼수록 성욕은 더 음성적인 곳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남녀간의 만남이 불편해지고 1인가구만 늘어난다. 성희롱이나 성폭력으로부터 피해자는 보호받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범죄자만 부각된다.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이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이지 않은가.
잘 생각해보면 디지털성범죄도 소비가 증가하니 공급이 따라간다는 시장원리가 오작동된 사례인지 모른다. 관음증을 범죄 다루듯 해서는 막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모니터링을 통해 전반적인 공급 욕구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CCTV의 설치, 인공지능을 통한 성인사이트의 일상적 감시, 신고 콜센터 운영, 예방적인 활동을 하는 사회단체 지원 등 시스템을 만드는 쪽이 수요 욕구도 낮출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예술매체를 통해 성을 보다 포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유독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해 선을 그어놓고 그 선을 넘는 걸 불편해 한다. 이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미투활동을 포함한 젠더의식이 강해졌고, 관습적인 성역할에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가감없이 이런 젠더현상을 보여줘야 한다. 21세기는 영성이 강한 여성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야 할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리고 성도덕성도 낮춰야한다. 보통 진보진영의 정치인들은 미투사건이 나면 도덕성의 흠결로 사임하거나 자살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수 쪽은 돈으로 덮거나 2차 가해를 통해 묵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양심을 따질 것도 없이 어느 쪽도 바람직하지 않다. 무죄추정의 언론 보도원칙을 따라야 하고, 특정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성희롱이나 성폭력은 누구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보편적인 인식이 요구된다. 특정인에게만 높은 성도덕성을 요구한다는 건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관음증에 빠져있거나 서로를 헐뜯는 진영이론에 매몰되었다는 증거이다. 특정인이 성인군자도 아니고, 적어도 자살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성에 족쇄를 채워 우리 사회를 더 불행하게 만들 필요가 뭐가 있는가. 양지로 불러내어 보다 포용적인 성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피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피해자를 줄이고,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사회로 갈 수 있다.

김재석 편집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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