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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철학부인 /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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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졸리앙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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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1일(수) 16:48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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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알렉상드르 졸리앙. 그는 스위스 사비에즈에 도착, 지구별 여행을 시작했다.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고대 그리스어를 배웠다. 그의 첫 책 <약자의 찬가>는 몽티용 문학철학 상과 몽타르 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는 아름다운 지구별 여행자다.
여기까지 읽으면 졸리앙의 특별함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특별하다. 그는 스스로 설 수 없는 몸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졸리앙은 태어날 때 탯줄이 목에 감겨 죽기 직전에 살아났다. 기적이었다. 하지만 뇌성마비 환자가 되었다. 몸에 갇혀 십수 년을 살았다. 내면의 갈증에 목이 타올라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을 때 그가 만난 것은 <철학>이었다. 철학은 몸에 갇혀버린 그의 내면을 끌어내어 사유의 세상으로 옮겨놓았다. 그는 태어나서 십 대까지 줄곧 장애인 센터에서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철학>을 만나고 세상 밖으로 걸어나왔다. 몸에 갇히지는 않았으나 마음이 갇혀버린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졸리앙에게 철학자는 지혜를 아직 지니지 못하였으므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에게 철학은 육체의 고통을 덜어주지는 않았지만 육체의 고통이 불행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쳐주는 스승이고 친구였다. 그는 행복과 불행이라는 언어의 정체를 맑은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갈망하지만 답을 찾지 못하는 영혼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온전한 자기를 형성하게 하고 인간으로서의 의식을 회복하고 그리하여 진정한 <나>를 되찾아 주는 훌륭한 훈련도구가 바로 철학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을 "삶의 달콤함보다는 시련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행복한 순간에 마음을 열고 삶이 주는 무상의 선물들을 있는 그대로, 마음껏 음미하기는 힘들었던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과거의 무게, 죄의식, 두려움, 일상의 자잘한, 그러나 빠져나갈 수 없는 속박들 때문에 자유롭게 앞을 향해 나가지 못하는 무능함'을 지닌 존재가 바로 자신이었노라고 정의한다. 그는 뇌성마비 환자로서 건강한 몸을 지닌 사람들보다 몇 십 배 어렵게 단어 하나하나를 배우고 문장을 배우고 의사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기 때문에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그가 정상적인 한 청년으로 세상에 나아가 당당히 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주변에 없었다. 사람들에게 그는 잉여의 존재였다.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삶이 그에게 숙제처럼 주어져 있었다. 그가 말한다. "나는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지겹게 되풀이하는 데 질렸습니다. 탯줄에 목이 졸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가까스로 태어나 특수학교 기숙사에서 십칠 년을 보냈고......"
이제 그는 이런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이제 그는 자신을 옭아매었다고 생각했던 장애가 <성찰>을 위한 초석이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철학>을 발견하면서 그는 과거의 고통 속에 갇힌 자신을 <변화>시키고 <지혜>의 세상속으로 진입했다. 그는 자신이 <철학>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하였음을 기쁘게 고백한다. 그는 어떤 목소리가 자신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었는지, 자신이 경험한 내밀한 <대화들>은 어떤 내용들이었는지 우리에게 속속들이 알려주고 싶어한다.
그의 책 제목에서 만날 수 있는 <철학 부인>은 보에티우스라는 철학자가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자신이 <철학 부인>의 방문을 받는다고 상상함으로써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견뎌냈다는 이야기에 감흥을 받은 결과물이다. 졸리앙 또한 자신만의 <철학 부인>을 호명함으로써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하고 답을 구했다. 그리하여 <철학으로 만든 집>을 지어 그속에서 삶으로써 비로소 '졸리앙다운' 삶을 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지혜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이 자신을 철학의 세계로 안내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는다. 과거에 갇혀 있으면 삶이 자신에게 주는 선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삶이 변덕스럽고 불안정하지만, 그래서 갈피를 잡을 수 없지만 바로 그 사실이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련을 많이 겪었다고 해서 반드시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졸리앙은 자신이 지금껏 '지지리도 운이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화 하나를 들려준다.
어떤 사람이 희귀한 보석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었으므로 늘 애지중지했다. 어느 날, 그는 보석을 만지다가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보석은 바닥과 닿으면서 흠이 생겨버렸다. 그는 보석의 긁힌 흠을 바라볼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보석의 흠은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보석세공사를 찾아갔다. 세공사는 보석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도구를 꺼내어 꽃잎 한 송이와 꽃받침 하나를 새겨 넣었다. 해석의 힘. 보석은 꽃을 피워 다시 태어났다. 보석을 바닥에 떨어뜨린 '지지리도 운이 없는' 어떤 사람은 이제 꽃잎 한 송이와 꽃받침 하나가 그려진 새로운 보석을 갖게 되었다. 그의 굳어 있던 얼굴 표정이 점점 환하게 밝아졌다.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들은 무작위로 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 상황들에 때로 우리는 무기력해질 때도 있다. 상황들은 때로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기억하자. 이 고통스러운 상황들을 통해 한 송이 꽃을 피워낼 수도 있음을. 졸리앙을 <사유>와 <통찰>이라는 <지혜>의 세상으로 안내해 준 철학자들을 호명한다. 보에티우스, 에피쿠로스, 쇼펜하우어, 에라스무스, 스피노자, 에티 힐레숨, 그리고 졸리앙 자신. 졸리앙이 우리에게 부탁한다.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고쳐 읽지 말 것. 어떤 사람이라도 그(녀)를 그(녀)의 내력來歷으로만 <판단>하지 말 것.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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