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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우치다 타츠루 지음

2020년 10월 28일(수) 16:38 [순창신문]

 

ⓒ 순창신문



공부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책을 펼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계절이다. 밖으로 나가기에 무척 맞춤한 계절이다. 하늘을 바라보기에 더없이 행복한 계절이다. 사실 공부하는데, 하늘을 바라보는데, 책을 펼치는데, 밖으로 나가는데 계절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책을 얼마나 펼치지 않으면, 책을 읽지 않는 것을 얼마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으면 '가을은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문장이 가을이면 떨어져 보도步道 위를 구르는 낙엽落葉만큼 흔한 표현이 되었을까.

우치다 타츠루는 필자가 존경하는 지구별 여행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겸손하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 같은 학자임에도 자신을 '늘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전문가를 위한 책을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치다는 학문의 입구에 서서 들어갈까 말까 서성대거나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는 누군가를 정성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나도 잘 알지 못하니 우리 함께 공부하면서 알아가보는 것은 어떠냐?"고 손을 내민다. 그렇게 필자도 우치다의 손을 잡고 책숲으로 들어가 많은 지식을 습득해왔다. 지금 우리는 멘토가 사라져버린 시대를 산다. 뒤집어 말하자면 멘토를 회복해야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필자에게는 멘토들이 참으로 많다. 책숲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펼치면 그들은 무상으로 필자의 멘토가 되어 필자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다. 이러한 기적의 선물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선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치다는 말한다. "전문가를 위한 책은 '알고 있는 것'을 쌓아 올려 갑니다. '주지하고 있듯이', '굳이 말할 필요는 없지만', '당연히 그렇기는 하지만' 같은 말만 잔뜩 적혀 있어서 '뭐가 그렇다는 거야?'라는 생각에 분노를 느끼기 쉽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말해주지 않아 화가 나는 것이지요."

우리가 책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입문서入門書를 읽어나가면서 전반적인 주변 공부를 하고 난 뒤 원서를 읽게 되면 이해가 갈 내용들을 선지식先知識도 없이 바로 고개를 들이미니 원전을 바로 읽게 되면 재미도 없고 어렵기만 하고 공부란 이렇게 힘들고 지루한 것인가라는 자괴감을 느끼기에 이른다. 불쾌한 선지식을 습득한 셈이다.
우치다는 좋은 입문서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므로 전문가가 말해주지 않고 넘어가버리는 기본적인 부분들을 친절하게 설명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입문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 '왜'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살아왔는지 곰곰 생각하게 한다.

그는 무지란 단순히 '지식의 결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지 않다'는 한결같은 마음가짐으로 노력해 온 결과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무지는 나태의 결과가 아니라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매우 아이러니하게 들리지만 잘 생각해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관심이 없는 분야는 귀도 닫고 눈도 감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알고 싶지 않으므로 일관된 노력을 계속하는 셈이다. 따라서 어떤 것을 '모른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알 려 고 하 지 않 기 때 문 이 다.

그는 입문서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지적 서비스는 '대답할 수 없는 물음'과 '일반적인 해답 없는 물음'을 제시한 뒤 독자들 스스로의 문제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천천히 곱씹어보고 음미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쓴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를 통해 필자는 구조주의에 대한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늘 곁에 두고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푸코를 공부하고 바르트를 공부하고 레비-스트로스를 공부하고 있다. 라캉을 공부하면서 프로이트를 만났고 프로이트를 공부하면서 칼 구스타프 융과 아들러를 만났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늘려나가면서 '내가 모르고 있는 것'들에게 지속적으로 시선을 확장시키는 것이 공부의 한 요령이다. 지적 탐구의 시작은 '나는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모르는가'를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찾아내기 힘든 물음, 답을 알 수 없는 물음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에 밑줄을 긋고 문장에 괄호를 쳐 가면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진정한 공부이다.

필자는 SNS로 전국의 많은 영혼들과 소통한다. 최근에 우치다의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을 포스팅했더니 한 지식인이 이렇게 말했다.
"우치다씨가 얼마 전에 한국에 와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작가님의 북카페에도 초청하여 강의를 진행해 보시지요?" 그의 말은 참 뜻밖이었다. 책으로만 소통하고 있는 우치다를 순창 복흥의 추령북카페로 초청해 강의를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그의 주문은 매우 신선하고 청량하게 들렸다. 어쩌면 머지 않아 21세기 책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필자와 면대면으로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 또한 12권의 책을 쓰면서 많은 지식들을 배우고 나눠왔다. 우치다 또한 이렇게 말한다. "나 역시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나 이론을 알게 되면 "아. 그렇구나!"하며 무릎을 치는 초보자에 불과합니다."

겸손하지 않으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겸손해야 낫 놓고 기역자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구조주의란 무엇인가를 배우는 책이다. 구조주의라는 사상을 통해 인간이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있는가,를 공부한다. 이 공부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편견>을 들여다보고 사유의 방향을 점검할 수 있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 소쉬르,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사르트르, 카뮈, 라캉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필자의 스승들이다. 배움의 즐거움*

ⓒ 순창신문

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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