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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생 강의 /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이진우 지음

2020년 10월 22일(목) 16:27 [순창신문]

 

ⓒ 순창신문



"왜 사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질문이 스멀스멀 안개처럼 올라올지도 모를 계절, 가을이 깊어간다. 늘 철학을 공부하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정신분석을 공부하고 영적 세계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필자에게도 이 질문은 어느 순간 매우 낯설고 생소하게, 생경스럽고도 갑작스럽게 의식 한 켠에서 반짝! 불을 켠다. 같은 질문에 대하여 어느 정도 답을 찾은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린다. 24시간을 주기로 낮과 밤이 시소를 타는 것처럼 한 순간 필자의 의식은 햇살 아래 있다가 다른 순간 캄캄한 어둠 속으로 치닫는다. 가을은 사유의 계절.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 떨어지는 낙엽만 보아도 온갖 상념들이 소나기처럼 밀려들어온다. 온몸과 온마음이 촉촉히 젖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시대에 생존生存하기. 생존과 더불어 삶답게 실존實存하기. 스스로 주인主人이 되어 이 세상에 존재存在하기.

우리에게 '실존'한다는 의미에 대하여 커다란 깨달음을 주고 간 니체라는 철학자가 있다. 그는 1844년, 19세기에 태어나 어느날 길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신이 죽어버린 허무주의의 시대임을 불현듯 깨닫는다. 소리쳐 외친다. "신은 죽었다!'

니체가 지시하는 '신'은 어떤 모습으로 19세기에 존재했던 것일까. 니체의 19세기는 자본주의가 팽배해져 종교적인 신이 물신으로 대체되어버린 시대였다. 삶의 목적과 방향을 잃어버리고 모든 것이 자본주의로 집중되었다. 인간 존재의 본질이 무시되고 사물화되었다. 교회 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니체에게 세상은 의심투성이이며 부정해야 할 대상이 되어 있었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한 철학자가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마지막에도 요구하는 바는 무엇일까? 자기가 사는 시대를 자기 <안>에서 극복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신이 사라져버린 허무의 시대를 대신할 가치價値를 찾아내기 위하여 고군분투孤軍奮鬪했던 철학자, 니체. 어쩌면 니체는 가장 종교적인 철학자인지도 모른다. 사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만나게 되는 차라투스트라는 태생부터 종교적이었던 니체에게 또다른 대안으로서의 신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물신을 대체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 말을 믿어라. 실존의 가장 커다란 결실과 향락을 수확하기 위한 비결은 다음과 같은 것. 위험하게 살아라!"
니체주의자인 필자처럼 또 한 사람의 니체주의자인 이진우는 <니체의 인생강의>를 통해 위험한 삶을 기꺼이 선택하라고 지시하는 니체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현대인들은 이제 더이상 <자유>를 갈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안전>을 더 추구하는 삶을 살아간다. 의심도 없고 질문도 없는 삶. 이미 만들어져버린 자본주의사회가 요구하고 강요하는 것들을 꿈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그것에 도달하기 위하여 미친 듯 달려간다. 사유는 사라지고 자유는 유보하고 안전제일주의의 삶을 살아간다. 안전을 추구하는 곳에 지적인 사유는 중요하지 않다. 하여 21세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유는 귀찮은 장식에 불과하다.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전에 질문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나의 삶에 대한 질문과 의심, 이 시대에 대한 질문과 의심이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린 사회. 나의 삶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으며 이 삶을 성찰하기 위해, 바람직한 삶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과감히 모험을 떠나는 지구별 여행자들은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니체의 철학은 머리로 하는 철학이 아니다. 그의 철학은 가슴으로 하는 철학이다. 머리로 하는 철학은 논리적, 합리적 언어를 사용한다. 가슴으로 하는 철학은 직관과 감성에 호소한다. 본능적으로 기존의 가치관에 대하여 질문을 던진다. 이상하다고 고개를 외로 돌린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니체는 1869년, 25세에 바젤 대학교 고전문헌학과 교수가 된다. 학위도 없는 상태에서 교수가 되었다. 그는 심한 두통에 시달리면서도 <비극의 탄생>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반시대적 고찰> 같은 책들을 부지런히 써내려간다. 35세에 교수를 그만두고 적은 연금으로 건강에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글을 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 시기에 탄생한 작품이다. 이진우는 니체를 <의심의 학파>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니체 자신이 그렇게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 책을 의심의 학파, 나아가서는 경멸의 학파,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용기의 학파, 즉 대담함을 가르치는 학파라고 불렀다."

내 눈 앞에 있는 것들을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고, 용기를 내어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것, 대담함이 없으면 불가능한, 바로 그러한 학파가 니체가 주장한 철학이다. 의심하라. 지금 나의 삶이 제대로 잘 걸어가고 있는지 의심하라. 질문하라. 답을 찾아내기 위하여 분투하라. 진정으로 이 시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내가 도달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이진우가 말한다. 의심할 때 비로소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기존의 세계와 가치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은 낯선 것, 이질적인 것, 다른 것을 배척하게 되고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게 된다고.

니체는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무엇'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을 초극超克하는 존재가 <초인超人>이라고 말했다. 초인이란 무엇인가. 극복되어야 할 무엇,인 나의 과거, 나의 나태, 나의 불신, 나의 허무, 나의 질문,에 대하여 끊임없이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인 것이다. 가을, 나 자신에게 충분히 질문하는 시간. 기꺼이 위험하게 살 것!*

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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