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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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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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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 10일(수) 16:05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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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세상의 모든 것은 액체처럼 끊임없이 유동하며 변한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근대성에 대한 통찰이다. 그가 세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64세에 쓴 [모더니티와 홀로코스트]를 통해서다. 그는 1925년 폴란드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났다. 사회학과 철학을 전공했고 반유대주의를 견디기 힘들어 46세 때 영국으로 망명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흐물흐물, 정형화되지 않고 허물어져 버린다. 확실한 것이란 없다. 모호하고 불확실하다. 절대적인 구조, 제도, 풍속, 도덕이 사라지고 있다. 그는 현대 사회를 이렇게 평가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이 모호함과 불확실성 때문에 어둡고 답답하기만 할까?
사회학자인 바우만은 이렇게 현대를 분석하고 통찰하며 어떤 대안을 우리가 찾아내야 할 것인가를 우리에게 질문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운운하는 때에 도달했다. 인터넷 서핑이 자연스럽고 네다섯 살 아이도 휴대폰을 가지고 논다. 비디오게임은 점점 다양하고 디지털화되어간다. 잠잘 때를 제외하고(어쩌면 손에 쥐고 잠드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전자문명이 만든 새로운 네트워크 세상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들을 들여다본다.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 또는 Site의 약자로, 특정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관계망을 구축한 온라인 서비스를 의미한다. 카카오 스토리, 밴드, 트윗,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다양한 채널들이 현대인들을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살게 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속에서 우리는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를 형성하거나 사회적 유대관계를 생성하고 발전시킨다. 바우만은 이제 우리가 "가상적인 관계들이 현실적인 관계의 가장 실질적인 부분을 능가하는" 세계에 의존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필자도 한 부모 밑에서 자란 다섯 형제들보다 날마다 SNS를 통하여 아침 편지를 시작으로 소통하는 SNS로 형성된 관계가 더 돈독하고 깊이가 있음을 깨닫고 놀랄 때가 많다.
필자는 칼 구스타프 융박사가 제시한 분석심리학적 만다라를 그리고 색칠하고 전시하고 책을 쓰고 강연을 진행한다. 전국에서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이 날마다 만다라 노트 시리즈에 색을 입히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 중에 필자의 1940년생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는 근 3년 동안 필자의 만다라 시리즈 3권의 속도를 부지런히 따라오셨다. 그래서 지금까지 10권의 책에 컬러링을 했다.
65세 인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작금의 노령화사회에서 그들을 위한 재정적, 외적 조건들은 향상되고 있을지 몰라도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은 매우 형식적이어서 우리 주변의 어른들은 무엇을 하면서 일상을 소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 자체가 전무한 실정이다. 하여 필자는 이제 80세가 된 어머니를 위하여 만다라 전시를 갤러리에서 진행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필자의 계획에 두 손 들어 진심으로 찬성해 주는 사람들은 SNS로 날마다 소통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면 어머니의 실제 다른 자녀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놀랍게도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부모는 늘 희생하고 그늘에 앉아서 그들을 지지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 과정에서 필자가 깨달은 지점은 '진정한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라는 질문이었다. SNS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가상적인 관계들이 현실적인 관계의 가장 실질적인 부분을 능가한다" 는 사실에 대해 걱정부터 한다. 모든 사물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문제는 초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지식과 정보들이 넘쳐나고, 상호 모순으로 충돌하는 의견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모호하고 불투명하고 절대적인 기준이 점점 사라져버리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바우만은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계가 액체화되고 있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이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패션도 변하고 유행도 변한다. 어제 주목을 끌던 사건이나 물건은 곧 흥미를 끌지 못하고 우리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우리가 꿈꾸는 것들, 무서워하는 것들, 욕망하는 것들, 희망을 품는 이유와 염려하는 이유조차도 계속해서 변한다. SNS 내에서의 관계도 누군가는 접속하고 누군가는 접속을 끊으며 누군가를 거부하거나 누군가로부터 거부당하기도 한다. 우리를 둘러싼 외적 조건들이 너무도 쉽고 너무도 신속하게 바뀌고 있다. 우리는 이 세계의 행위자이자 사용자이고 희생자이며 설계자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끊임없는 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를 원한다. 살아남기 위하여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시간, 그것은 바로 고독한 시간이다. 우리는 고독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온전히 활용해야 한다. 진정한 '접속'을 이뤄내기 위해 먼저 '접속'을 끊어내야 한다. 그리고 내 안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타자와 소통을 하지 못하는 외로움loneliness을 고통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고독solitude의 순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타자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기 위하여, 타자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하여 그리고 나의 온전한 행복을 위하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 자신에게 돌아가는 일이다. 고독은 고통을 넘어선 곳에 존재하는 진정한 '힘'이다. 우리는 이를 '고독력孤獨力'이라 부른다. 혼자여도 행복한 사람은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하든 늘 행복할 것이다. 당신의 고독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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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 - Copyrights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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