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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타샤 튜더

2020년 06월 03일(수) 16:31 [순창신문]

 

ⓒ 순창신문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야", 그녀는 당당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30만 평이나 되는 자신의 정원을 맨발로 돌아다니며 꽃들과 대화를 나눈다. 타샤 튜더. 1915년 지구별에 도착, 70여 년간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그렸다.

필자는 순창군 복흥면 추령의 하늘빛 정원을 거닐고 있다. 필자의 어머니가 하늘빛의 주인이고 필자는 하늘빛 옆구리에서 북카페를 한다. 한다기보다는 그냥 북카페다. 책만 가득한 공간. 이 공간에 앉아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찌뿌둥한 시간에 이르면 정원으로 나 있는 문을 연다. 문을 여는 순간, 인공의 빛으로 가득하던 실내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쑤욱 밀려들어온다. 세상은 요즘 참으로 밝다. 꽃은 무더기로 피어나고 텃밭의 생명들은 아침 태양과 눈맞추기 무섭게 쑥쑥 자신의 키와 부피를 늘린다. 놀랄 만큼 경이驚異로운 땅의 힘과 태양의 힘을 경험하는 중이다. 하늘빛 정원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滿發한다. 새끼 손톱 위에 얹어놓아도 수백 송이가 될 만큼 작디작은 꽃마리로 시작해 눈이 부실 만큼 경이로운 꽃들이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피어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필자는 부지런히 꽃을 찍는다. 그리고 이름을 알기 위해 애쓴다. 그렇게 노력을 거듭한 끝에 하늘빛 정원에서 자라나는 꽃들의 이름을 꽤 많이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꽃마리, 민들레, 큰개별꽃, 우담동자, 나리꽃, 금낭화, 독일붓꽃, 붓꽃, 노란 창포, 괭이밥, 샤스타데이지, 씀바귀, 자주달개비, 금계국, 자주괴불주머니, 양귀비, 골담초, 사랑초, 다알리아, 바위취, 애기똥풀, 좀가지풀, 개미자리, 조개나물, 끈끈이이대나물, 패랭이꽃, 봄까치꽃, 땅채송화, 고들빼기 등등. 참으로 화려하지 않은가. 사람들은 풀꽃은 잡초雜草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빛 정원에 오면 잡초를 먼저 뽑아 없애려고 한다. 크고 예쁘고 탐스러운 꽃만 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땅을 모태 삼아 태어난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또 소중한 필자를 아이 다루듯 한다.

도시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1940년생 필자의 어머니에게도 하늘빛 정원은 신비의 공간이다. 날마다 텃밭에 나가 열무, 담배 상추, 적상추, 쑥갓, 배추, 고추 등이 자라는 모습에 경탄을 거듭한다. 이른 봄부터 5월이 다 가버린 지금까지 정원 여기저기에 고개를 내미는 쑥을 캐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필자 또한 뿌듯하다. 도시에서만 살아온 어머니가 시골로 들어간다고 했을 때 필자의 형제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나이 들수록 도시에 있어야 해. 언제 아프실지 모르는데, 병원이 가까운 곳에 계셔야 하는데, 왜 시골로 들어가려고 하시지?"

다행스럽게도 도시에서 시골인 이곳으로 이사한 지 4개월이 지나가는 지금, 어머니는 고혈압도 사라져 예전보다 더 건강하고 튼튼해진 몸을 갖게 되었다. 긍정적인 생각 또한 그녀의 건강에 크게 한몫을 하였겠지만 무엇보다 자연이 주는 치유와 긍정의 힘, 식물들이 쑥쑥 커가는 건강한 모습을 날마다 바라보는 그 자체만으로 건강은 자연스럽게 선물로 주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시골 생활은 그녀에게 삶의 커다란 활력소가 되고 있다.
자연은 우리를 생동감 있는 존재로 만들어 준다. 필자는 이제 80대에 들어선 어머니가 더욱 건강한 존재로 이 지구별을 경험해 갈 것을 믿는다. 자연은 어머니도 타샤도 필자도 따뜻하게 품어주고 차분하게 삶을 가르쳐주는 커다란 스승이다. 타샤는 미국의 버몬트 주의 자연 속에서 살았다. 그녀는 90세가 넘어서도 생생한 젊음을 유지했다. 그녀는 "우울하게 지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혼자서 키우기 위해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그녀는 정원을 가꾸고 손수 천을 짜서 옷을 만들어 19세기 식 골동품 옷을 입고 장작을 지펴 음식을 만든다. 직접 키운 허브를 끓여 오후의 시간, 차를 마시며 세상을 음미한다.

타샤는 젊어서 이혼한 뒤 삽화를 그리고 남의 초상화를 그려서 생활하면서 네 아이들을 무탈하게 잘 키워냈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혼자서 살아온 그녀,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쉬지 않고 정원을 가꾸고 염소 젖을 짜고, 물레질을 하고 옷감을 만들고 그림을 그린다.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 공연을 하기도 한다. 필자가 타샤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책을 통해서였다. 이때는 타샤가 91세의 나이다. 그녀는 91세의 나이에도 매우 건강한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가 지구별을 떠난 것은 2008년이다. 93년의 지구별 여행을 19세기 옷을 만들어 입으며 자신만의 정원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을 창조하며 온전히 자신으로 살았던 그녀. 자연을 사랑하는 그녀의 적극적인 노동이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그토록 풍성할 수 있었을까. 그녀의 꽃들은 눈이 녹는 4월부터 찬 서리가 내리는 10월까지 수시로 피었다 졌다. 그녀는 자신만의 정원을 만들기 위해 천 개도 넘는 수선화 구근을 심었고 철쭉을 손수레에 싣고 30센티미터도 넘게 쌓인 눈밭을 헤치며 옮겨왔다. 라벤더의 가지를 치고 디기탈리스, 노란 미나리아재비, 아네모네, 수선화, 노란 루이지애나 아이리스, 층층이부채꽃, 겨자꽃, 양귀비 등 온갖 꽃들이 그녀의 정원에서 봄으로 피어난다. 그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정신없이 살아요. 카모마일 차를 한 잔 마시며 저녁, 현관에 앉아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인생을 한결 즐기게 될 텐데 말이에요."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마냥 앞으로만 달려가는 우리들을 떠올리는 시간. 타샤 튜더가 행복한 사람이었던 것은 노동의 즐거움을 자연으로부터 구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머리로만 세상을 보고 느끼는 사람들이 지천인 세상. 그래서 세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아도 세상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껍질지상주의 세상에서 흙을 밟고 그 흙속에서 무수한 생명들이 탄생하는 신비로운 현장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물질만능의 사회, 늘 돈에 대하여 머릿속이 가득 차 있는 사회. 그러한 사회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나와 시골의 한적한 산길을 걸어보기를 권한다. 발에 밟히는 작고 앙증맞은 꽃 한 송이를 자세히 바라보기 위해 무릎을 꿇어보기를 바란다. 진짜 세상은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코 앞에 생생 살아 있음을 깨닫게 될 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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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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