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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 볼 수 있다면 / 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헬렌 켈러

2020년 03월 12일(목) 11:11 [순창신문]

 

ⓒ 순창신문



우리는 한 생을 살면서 참으로 다양한 부침을 겪는다. 이 浮沈을 통하여 성장하는 사람이 있고 그 속으로 함몰되어 익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삶이란 우리에게 무작위로 주어지는 숙제와 같은 것이지만 그 '숙'제를 '축'제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흔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만나게 되고 그들의 삶은 곧 우리가 걸어가는 지구별 여행의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주기도 한다.

ⓒ 순창신문



필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오늘의 책은 헬렌 켈러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다. 헬렌 켈러는 생후 19개월 만에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청력도 상실했다. 그녀는 빛을 잃었고 소리를 잃었다. 암흑과 침묵의 공간 속에 유폐되어 버린 어린 영혼. 아이는 점점 야생의 존재가 되어 갔다. 부모들은 헬렌이 안타까웠으나 그녀의 삶을 안내할 어떤 지침서도 지니고 있지 않았다. 다만 사랑만을 손에 쥐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을 뿐.

인간은 소통해야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확인받을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운명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그런데 헬렌은 언어를 배우기도 전에 암흑과 침묵 속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을 우리의 일상으로 전환해보자. 필자는 최근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북카페를 옮길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는데 갈 곳이 없었다. 하여 광주에서 살고 계시던 어머니께서 아파트를 팔고 순창으로 이사를 오셨다. 덕분에 갈 곳 없던 필자에게 새로운 북카페가 생겼다. 북카페는 어머니의 새 거주지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늘 얼굴을 마주 보고 함께 산책하고 함께 식사를 한다.
어머니의 방은 넓고 밝고 환하다. 햇살이 잘 들어오고 외풍 없이 따뜻하다. 어머니의 방은 햇살이 잘 드는 방 외에 한 개의 방이 더 있다. 이 방은 작고 아담하고 텔레비전이 놓여 있다. 목욕탕이 딸려 있어 화장실 가기에 용이하다. 큰 방은 화장실이 떨어져 있어 밤에는 조금 불편하므로 어느때부터인가 어머니는 작은방에서 주무시기로 결정하셨다. 문제는 잠을 자려고 작은방의 불을 끄면 칠흑의 공간으로 변한다는 것. 대개는 밤에 불을 끄더라도 잔영이 남아 있어 불을 끄고 가만히 있으면 사물을 분별할 만큼의 빛 정도는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작은방은 그런 불빛 하나 없이 칠흑으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러한 가차없는 어둠에 적응하기 힘들어 했다. 80년 지구별 여행을 해 오신 노회한 그녀조차 깜깜한 어둠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데 이제 갓 서너 살된 아이가 그러한 어둠, 칠흑의 어둠에 갇혀 버린 것이다.
헬렌은 네 살이 되고 다섯 살이 되고 여섯 살이 되었지만 지적으로 정서적으로 정신적으로 문화적으로 성장할 기회가 박탈되었으므로 점점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동물적인 존재로 변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설리반 선생님이 등장한다. 설리반 선생님 역시 스무 살을 갓 넘긴 어린 영혼이었고 환경이 열악하여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을 만큼 삶의 신산을 경험한 영혼이었다. 설리반 선생님을 통해 헬렌은 칠흑 같았던 어둠과 진공 상태 같은 침묵의 공간에서 서서히 걸어나오게 된다. 그녀는 단어와 사물의 연관성을 배운다. 단어와 단어를 배우고 문장을 배워나간다. 문명과 문화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그런 그녀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필자는 이 질문을 이렇게 바꿔 물어보고 싶다. "사흘쯤 볼 수 없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본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한다. 우리는 대개 무언가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생각하는 것을 보고 있을 뿐 진정한 대상을 보지는 못한다. 손바닥만 한 공간을 들여다 볼 때에도 우리는 보고 싶은 것을 선택적으로 '잘라서' 본다. 그리고 무언가를 '다 보았다'고 착각한다. 내 곁에 있는 존재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녀)와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고 함께 밥을 먹지만 사실은 '습관'과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고 함께 밥을 먹는 것인지도 모른다.
헬렌은 어느 날 친한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마침 숲속에서 오랫동안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녀는 친구에게 물었다.
"무엇을 보았니?" 그랬더니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별 거 없었어."
헬렌에게는 이 대답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앞을 볼 수 없으므로 촉각에 의존하여 세상을 '본'다. 그럼에도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를 수백 가지는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환한 세상을 환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친구가 겨우 "별 것 없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헬렌은 빛의 세계에서 '시각'이라는 기적 같은 '선물'이 삶을 풍성하게 하는 수단이 아닌, 단지 편의적인 도구로만 사용되는 습관적인 '봄'에 대하여 안타까워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이 대학 총장이라면 [눈을 사용하는 법]이라는 강의를 꼭 열겠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는 것들을 진 정 으 로 볼 수 있 다 면'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워질지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그녀에게 세상은 어느 것 하나 놀랍지 않은 것이 없고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감사와 만족을 배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 순창신문

이서영 편집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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