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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투입 농기계보조, 판매권 지역업체 한정이 최선

타지업체서 구입한 농가…A/S 시간, 비용 큰 부담 떠안아
지역업체…매출 저하 심각, A/S의뢰 울며 겨자먹기 응대
행정…지역업체 나몰라라 방치, 농가에는 단맛 쓴맛 안겨줘

2013년 01월 03일(목) 01:04 [순창신문]

 

지난해 군이 시행한 농기계보조사업에 일부 외지업체들이 농가를 상대로 관할 읍·면사무소 직원임을 사칭(?)하면서까지 판매영업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는 선정된 농가들이 제품구매 시 황당한 일을 당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작년 8월경의 일이다. 관할 담당자(산업계 직원) 얼굴을 몰랐던 순창읍 한 농민은 “고추건조기 보조사업 담당자라면서 찾아온 한 업자의 말에 확인할 새도 없이 계약금을 건네주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줬었다”며 “뒤늦게 행정담당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계약파기를 통고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으나 계약금을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 농가는 현재 군내 한 업체에서 기계를 구입해 탈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에 기자는 그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당시 외지에서 왔다는 판매 사업자를 수소문해 유선상으로 인터뷰를 시도해 보았다. 수차례에 걸친 연결 시도에도 불구하고, 판매업체(전주시 소재)는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말만을 반복하며 즉답을 회피했다. 한마디로 계약금을 농가에게 돌려줄 의사가 없음을 피력한 것으로서, 3개월여가 지난 올해 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타지업체서 구입한 농가…A/S 시간, 비용 큰 부담 떠안아
이 같은 피해사례는 각 읍면 농민들의 제보가 이어지며 발생빈도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한 농민은 고추건조기 한 대를 구입하는데 3개 업체가 무작정 마당에 내려놓고 간 기계 때문에 고성이 오가는 등 골치를 알았다고 전해왔다. 또 보조대상 농가들은 하루 수십여 통이 넘는 구매권유 전화에 시달렸다고도 했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판매만을 우선으로 달라 들고 사후관리는 나몰라하는 타지업자들이 남기고 간 A/S관리는 더 심각하다. 군은 판매업체에게 ‘하자보증이행각서’를 첨부토록하고 판매시공 후 1년에 걸쳐 판매자가 사후 관리하도록 문서화해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책임기한 1년 이내 혹은 그 후에 발생하는 문제를 두고 농민들은 좌불안석이다. 구입한 판매업자에게 A/S를 요구하면 타지업체의 경우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져 제때 수리하기가 어렵다. 특히 특용작물재배 농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저온저장고는 기계가 멈추면 수확한 농산물을 단시간에 망칠 수 있어서 시급을 다투기 때문이다. 게다가 멀리서 온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요구하는 출장비용(보통 10만원 이상을 요구한다고 함) 또한 큰 부담이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업체…매출 저하 심각, A/S의뢰 울며 겨자먹기 응해
50% 보조를 받지만 단 한 푼이라도 절실한 농가들은 자부담을 줄여보고자 싸다는 이유로 타지업체서 기계구입을 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다급한 수리는 군내 판매업체들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농가에서 안면 등이 있는 군내업체들을 불러 대개는 출장비를 지급하지만, 혹 부품수리가 없을 시에는 출장 나온 A/S기사를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한다.
이에 최근 들어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어 울상인 지역업체들은 농가들의 이 같은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응하고는 있지만 서운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결국, 군의 농기계보조사업 시행시기와 맞물려 막대한 자본력과 정보력을 가진 외지 대형판매업체의 문어발식 영업에 속수무책으로 문을 열어 놓은 행정의 안일한 군비보조사업 시행이 이러한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진단은 순수군비마저도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치단체 사업비 쓰임새가 지역업체를 이중고로 내몰고 농가에게는 단맛과 쓴맛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 순창군이 농업농촌 활성화에 투자해 농가소득에 크게 했다는 예산은 자그만치 540억원이었다고 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 군 총예산 2782억원 중 무려 45%에 달하는 660억원이 농업예산으로 세워졌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농가에 공급되는 유기질비료(가축분퇴비) 생산업체가 군내 4곳이나 있음에도 타 지역 업체가 농협 입찰을 따내 출하를 약속한 것”이라고 보도한 모 주간지의 ‘군내 퇴비 공급에 뒷돈 개입 의혹’ 제기에서도 볼 수 있듯,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분을 가진 농업예산 중 농가보조사업에 쓰이는 일부 막대한 자치단체 순수군비가 타 지역으로 새어나가고 있다는 관내여론은 군이 내세운 농업예산의 명분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항을 두고 볼 때, 지금부터라도 행정당국의 철저한 군비사용 사전기획이 선행될 때만이 곧 군이 말한 지역경기부양과 활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군민들의 요구다.

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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