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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순창, 발효전국으로 가는 길

전통옹기와 발효과학

2012년 12월 21일(금) 16:27 [순창신문]

 

ⓒ 순창신문

우리 민족은 조상대대로 장류를 통해 음식 맛을 내며 건강한 생활을 영위해 왔다. 고추장, 된장, 김치, 간장, 된장, 청국장 등의 발효식품을 백의민족이면 누구나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으며, 즐겨 왔다.
때문에 한국인에게 장류와 김치 등의 발효식품은 우리체질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이 되고 있다. 때문에 발효음식은 한약 복용 중에도 부작용 걱정이 없는 한국인의 입맛과 체질에 맞는 친밀한 음식이다.
병원에 있는 수술 환자에게도 지급되는 음식이 발효식품인 김치 등이다. 발효된 것과 발효 되지 않은 음식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소화가 잘되는 측면에서 볼 때 발효의 기본이 되는 미생물은 소화와 식욕을 왕성하게 돋워주는 윤활제다.
그런 측면에서 미생물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전통 옹기는 숨을 쉬는 기능 때문에 발효와 효소를 생성해내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저장 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발효(醱酵,fermentation)는 미생물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발효와 부패는 비슷한 과정에 의해 진행되지만, 우리의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발효라 하고, 악취가 나거나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부패(腐敗, putrefaction)라고 한다.
우리가 즐겨먹는 김치나 장류, 서양이나 유럽에서 즐겨먹는 요구르트와 치즈 등은 모두 발효를 이용해 만든 식품이다. 대부분의 생물이 호흡을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고, 산소호흡을 통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반면 땅 속 깊은 곳이나 호수의 밑바닥과 같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사는 생물들은 그러한 환경에 적응이 가능해 산소 없이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이러한 호흡을 ‘무산소호흡’이라고 한다. 발효는 바로 이러한 무산소호흡의 하나다.
또 사람은 탄수화물과 같은 유기물을 섭취하면 산소호흡을 통해 유기물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하고 에너지를 얻는다. 그렇지만 무산소호흡을 하는 생물들은 유기물을 완전히 분해시키지 못하고 다른 종류의 유기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또 발생하는 에너지의 양도 적다. 발효과정에서 역시 유기물이 분해돼 또 다른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적은 양의 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
효소(酵素, enzyme)는 각종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나 반응속도를 빠르게 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즉, 단백질로 만들어진 촉매라고 할 수 있다. 효소 가운데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소화효소인데, 침 속에 들어있는 프티알린(ptyalin)이라는 소화효소는 녹말만을 맥아당으로 분해하는 촉매작용을 한다.
또 위장의 펩신은 단백질만을 부분 가수분해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서 소화와 효소는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효소를 이용하는 다이어트 음료가 개발돼지고 있으며, 살아있다는 효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한 발효와 효소를 더욱 강력하게 하는 것이 전통 옹기다. 숨 쉬는 기능성을 살려 구워낸 전통 옹기는 ‘숨쉬는 그릇’이다.
옹기를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옹기 단면에는 무수한 기공이 관찰된다. 이 기공을 통해 공기가 옹기의 안팎을 드나들기 때문에 숨쉬는 그릇이라고 하는 것이다.
옹기의 숨구멍은 미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조상들은 옹기를 소중히 다뤘다. 장류의 맛은 옹기에서 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늘이 들면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장독대를 만들었다. 우리 민족에게 장독대는 낭만과 삶의 애환의 장소였다. 눈 쌓인 장독대의 설경은 그 어떤곳의 설경보다도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할머니, 어머니 때의 여인네들에게 장독대는 혼자만의 공간이었다. 사유의 공간이었으며, 기쁨과 슬픔의 장소였다.
우리는 간혹 장독대의 간장 등의 장류 옹기에 소금쩍이 많이 베어나와 하얗게 피어오른 것을 볼 수 있다. 그에 대해 사람들은 ‘옹기가 숨을 많이 쉬어서’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간장, 된장, 장류에 따라 필요로하는 적정량의 산소가 다르기 때문에 옹기에 담긴 음식의 성질에 따라 구멍이 작은 게 나올 수도 큰 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장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의 통기성이 적당한지에 대한 연구는 돼 있지 않은 상태다. 또 옹기가 기공크기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장류의 특성에 맞는 옹기의 기공 크기를 제어하는 시스템은 갖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 옹기가 기공의 크기와 밀도가 일정하다고 볼 수 없으며, 기공의 연결상태에 따라 숨을 쉬는 옹기와 숨을 쉬지 않는 옹기로 분류되기도 한다. 옹기에 존재하는 기공이 서로 연결 돼 있으면 숨을 쉬는 옹기이며, 따로따로 떨어져 있으면 숨을 쉬지 않는 옹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조상들은 숨쉬는 옹기를 알기 위해 장을 담아놓고 장맛을 보고 알았다. 소금쩍이 많이 나오는 옹기는 새는 옹기다. 새는 옹기는 옹기 속 수분까지 증발시키면서 장맛이 없다. 또 소금쩍이 아예 나오지 않는 옹기는 미생물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발효나 효소와 관련된 옹기가 현대생활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웰빙 시대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원료와 재료 등은 완제품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발효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며, 특히 유럽 등 선진국에서의 발효식품은 고추장, 된장과 달리 주식으로 섭취되고 있다.
때문에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효소 등을 이용한 다이어트 제품생산업체나 효소를 주력상품으로 하는 등 우리지역이 발효천국으로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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