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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녹색체험마을로 성공한 충남 부여 기와마을을 만나다

농촌, 위기 아닌 기회의 땅으로

2012년 11월 14일(수) 20:22 [순창신문]

 

최근 여행과 관광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됨에 따라 가족중심, 체험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도시민의 농촌체험관광이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농촌은 위기라고 하지만 어쩌면 또 새로운 기회의 땅일 것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농촌관광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 개발하고 있는 농촌체험마을을 방문해 어떤 정책과 투자로 이끌어 가는지를 살펴보고, 국외에서는 농촌관광에 일찍 눈을 뜬 유럽을 방문해 도시와 농촌간의 네트워크 구성과 도시민에 대한 농업교육, 도시민 관광객 유치를 위한 농촌관광개발 사례 등을 취재해 참가한 언론사의 현지 실정에 접목해 보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순창신문

“도농교류의 핵심은 Give and Take인데 농촌사람들은 (도시민으로부터) 받으려고만 하고, 도시민들은 생색만 내려한다. 이러한 것들이 해소되고 서로 상생하면 이상적인 도농교류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본다.”
‘부여기와마을’ 정하진(51) 촌장의 말이다. 결국 정 촌장은 이상적인 도농교류를 위해서는 마을주민, 체험객, 체험마을 운영주체 등 3자간의 ‘마인드 변화’만이 녹색체험마을 청사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 2002년 주5일제 근무 등으로 증대되고 있는 도시민의 농촌관광 수요를 농촌으로 유치하여 농외소득증대와 농촌지역 활력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이 2011년말 기준으로 1,226개소에 이르고 있지만, 마을리더의 부재와 주민들간 갈등으로 정부지원 대상에서 퇴출되는 마을이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한마디로 위기다.
지난 2007년에는 정부가 도시민의 농어촌에 대한 수요 증가에 부응하고, 생산과 정주의 기반인 농어촌에 활력과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까지 제정하면서 농어촌 살리기에 나섰지만, 마을주민들간 갈등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의 부재 등으로 체험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2010년 13개 마을, 2011년 28개 마을 등 마을주민 스스로가 체험마을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정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퇴출되는 마을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현상은 농어촌의 초고령화 사회와 맞물리면서 체험마을 운영주체의 부재를 초래했고, 결국 정부로부터 2억원의 예산을 받아 기세등등하게 추진됐던 ‘농어촌체험마을사업’은 개점 휴업상태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처럼 시행 11년째를 맞고 있는 농어촌체험마을사업이 위기 아닌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지난 22일 녹색농촌체험마을의 선진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2리에 위치한 ‘부여 기와마을’을 찾아 이 마을 정하진(51) 촌장으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의 현주소와 청사진을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참여농가 출자금 제도 도입, 주변관광지 연계로 녹색농촌체험마을 선도

지난 2008년 정부로부터 2억원을 지원받아 체험관을 건립하고 체험농장을 조성하는 등 녹색농촌체험마을에 뛰어든 ‘부여 기와마을’은 전체 90가구 중 59%에 이르는 53가구가 체험마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박과 멜론, 오이, 호박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기와마을은 농가당 연간 4천만원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부촌이면서 이미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해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기에는 여건상 녹록치가 않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농협중앙회라는 든든한 직장을 접고 2003년 기와마을로 귀촌한 50대의 정하진 촌장이 정착하면서 마을은 점차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정 촌장은 가장 먼저 마을을 진단했다. 정 촌장의 결론은 3무 3H. 즉, 일할 사람이 없고, 일할 의지가 없고, 일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3무와 생각(머리, Head), 느낌(가슴, Heart), 실천(손, Hand)의 3H가 그것.
특히, 연간 4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주민들에게 가시적으로 자기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큰 돈을 만질 수 없는 체험마을 사업은 그야말로 ‘애물단지’인 양 치부하고 말았다. 게다가 귀촌한 정 촌장을 타지인 인양 마을주민들이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평생 농사만 짓던 마을주민들의 “우리 마을에 무슨 손님이 오겠느냐”는 부정적인 마인드는 정 촌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 정 촌장은 단양 ‘한드미마을’과 화천 ‘체험마을’ 등 선진지로 이름 난 체험마을에 마을 주민 10여명과 함께 벤치마킹을 다녔고,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청와대에 초청받아 갈 기회가 있어도 마을주민들을 청와대가 아닌 경기도 고양의 농업대학 연수원으로 가서 교육을 받은 뒤 청와대로 향하는 등 마을주민들의 마인드 함양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화투치고 윷놀이 하던 마을회관의 문화를 다트와 운동기구를 통한 문화생활로 바꿨으며, 바구니를 만들어오면 5천원, 솟대재료를 1세트씩 만들어오면 7백원을 주고, 장을 담그는 가정에는 체험객들에게 장을 팔 수 있는 장터를 만들어주는 등 마을주민들에게 동기부여도 시작했다.
정 촌장은 “체험마을 운영 초기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마을주민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교육도 받고 큰 돈은 아니더라도 수입이 생기다보니 마을주민들이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어느 조직이건 반대세력이 있듯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민들도 생겼는데, 아무리 설득을 시키려고 해도 반대주민들은 무조건 반대를 한다. 이유도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을주민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정 촌장은 한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모집한 참여농가들에게 출자금을 받은 것.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인 출자금은 800만원. 2억원의 정부지원금을 제외하면 기와마을의 사업은 결국 마을주민들의 출자금 800만원이 밑천이 된 셈이다.
이같은 출자금 도입으로 지난해 8,500만원의 순수 소득 중 2,300만원의 배당금을 참여가구 53가구(가구당 40만원 정도)에 배당했다.
정 촌장은 “40만원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주민들에게는 공돈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체험마을의 강사로 채용되는 70대 이상 노인이 거주하고 있는 가구는 5만원의 일당을 지급해 더 많은 소득이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 촌장의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백제문화 중심권과 4대강 사업 백제보, 생태공원 인근에 위치한 마을의 용이한 접근성을 최대한 활용한 관광투어와 기존의 식상한 문화체험 대신 솟대에 소원을 적어 발표하기, 풍등날리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부단한 노력을 이어갔다. 또한, 서울 소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주)이롬, 부여 (주)롯데리조트, 삼성화재 등과 1사1촌 자매결연은 물론 충청남도와 충남도교육청, 세도중학교, 양화중학교, 서정대학, 홍익대학교 등의 기관과 MOU를 체결하는 한편, 우송대학교 장인식 교수를 필두로 우송대생들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해 ‘서포터단’으로 위촉하는 등 취약했던 홍보도 강화했다.
또, 기와마을을 방문했던 체험객들을 초청해 매년 11월에 마을축제를 개최하고, 자매결연 업체와도 체육대회를 통해 유대관계를 돈독히 했다. 출향인사와도 족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으로 소홀히 대하지 않았다.
특히, 정 촌장은 대외적인 사업에 주력하면서도 마을주민들간의 ‘갈등’해소에도 관심을 가졌다. 가장 눈에 띠는 점은 자칫 마을주민간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농촌민박을 촌장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
정 촌장은 “우리마을은 관광지이면서도 농가민박이 부족한 실정인데, 시골에 집은 잘 지어져 있으면서도 노인만 살고 있는 가구를 10곳 선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예약은 촌장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수익은 10%를 제외하고 농가에 지급한다”며 “특히, 저녁마다 민박집을 들르는데 손님이 오면 반드시 간식거리라도 주도록 하고 있고, 만약에 손님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정이 없게 대하면 손님을 보내지 않는다.”고 농가민박 운영원칙을 설명했다.
덧붙여 2020년까지 3차 개발을 통해 맛과 멋이 살아있는 생동하는 기와마을만들기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기와마을 2020 프로젝트’와 2013년도 ‘꿋뜨래 웰빙 밥상’을 주제로 풀뿌리형 마을기업에도 도전장을 던진 정 촌장은 “바람개비를 돌게 하려면 바람부는 쪽으로 향해야하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결국 내가 뛰어야 한다는 신조로 누구나 오고 싶고 살고 싶은 정이 넘치는 마을, 도시민과 농민이 함께 웃는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지켜봐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 순창신문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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