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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최고의 베스트셀러 ‘설공찬전’ 재조명 여론

설공찬은 실존인물 설공순이었다?
소설 인물, 배경 모두 순창…순창은 정작 ‘무관심’

2012년 04월 12일(목) 11:29 [순창신문]

 

ⓒ 순창신문

이웃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던가? 조선왕조 최고의 베스트셀러였으나 불온서적으로 분류돼 왕명으로 다스려졌던 최초의 금서 ‘설공찬전’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역 이해관계에 얽혀 단지 가문의 일로 치부해버리는 낙후된 사고방식과 적극적이지 못한 행정의 미온적인 자세로 인해 최대의 테마관광개발지로서의 위치를 스스로 내던지는 우를 범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허관욱 금과면장을 비롯한 금과면사무소, 문화관광과 직원들이 ‘설공찬전’에 대한 재조명을 강조하고 있어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또한 소설의 배경지 금과면에서도 며칠 전 주민들이 직접 ‘지역발전협의회’를 만들어 낙후된 금과면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때문에 지역발전협의회의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5년 가까이를 방치했던 지난 세월이 아쉬움을 더하지만, 이미 지난 세월을 탓하기보다 새롭게 발돋움한 이제부터의 중요함을 인식할 때다.
모쪼록 이번 기획기사가 찾아오는 순창, 관광객이 넘쳐나는 순창, 발전된 도시로 한걸음 성큼 다가가는 순창을 위한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 순창신문

1997년 전국의 학계가 설공찬전에 흥분한 이유?
1997년 4월 27일 당시 모든 중앙언론과 학계는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한국 최초의 한글소설을 ‘홍길동전’이라고 배워왔던 우리 모두는 홍길동전보다 무려 107년이나 앞서 씌어진 한글 소설이 있었다는 사실에 까무러치고 말았다.
홍길동전보다 100년 이상을 앞선 설공찬전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글번역본이었다. 1511년 중종 때 채수라는 문장가가 쓴 한문소설이 한글로 번역돼 민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허균의 홍길동전이 한글소설로서 조선후기 사회상을 비판했다는 점에 그 역사적, 문학적 의의를 갖고 있다면, 설공찬전은 처음부터 한글로 씌여지지는 않았지만 한글로 번역돼 모든 백성들이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크나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당시의 유교질서를 부정하고 잘못된 사회상을 비판하는 비판의식이 승화된 소설이었다는 점에서 학계의 놀라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당시의 사회상으로는 파격적인 사고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삽시간에 민중속으로 파고들었으며, 조선 백성들의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됐던 것이다.

작자 채수는 어떤 사람이었나?
채수(1449~1515)는 조선초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인천이며 호는 난재이다. 남양부사 신보의 아들이다. 연산군을 몰아내는 중종반정의 공신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의 행적은 자신의 문집인 ‘난재집’과 ‘조선왕조실록’ 등에 잘 나타나 있다. 1506년 중종반정 때 가담, 분의정국공신 4등에 녹훈되고 인천군에 봉군되는 되는 등의 개국공신으로의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곧 조정에 벼슬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벼슬을 버리고 지금의 경상북도 상주로 내려가 쾌재정이란 정자를 짓고 은거하며 독서와 풍류로 여생을 보냈다.
반정에 가담한 공신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는데 벼슬을 버린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채수는 자의에 의해 반정에 가담한 것이 아니다.
그의 저서 ‘난재집’에 의하면, 거사 전날 반정세력이 채수를 동참시키려고 무사를 시켜 데려오게 한 일이 있었다. 그 때 그의 사위 김감이 기지를 발휘해 아내로 하여금 채수에게 술을 먹이게 해 만취한 상태에서 쿠테타에 동참시킴으로써 공신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는 취중에서도 반정의 현장앞에서 ‘이게 감히 어떻게 할 짓인가?’라고 말하며 땅을 치며 통탄해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수는 반정공신이 되기에 이르렀다.

설공찬전 국문본 발견의 의의를 통해 본 우리 지역의 대망(大望)
1997년 4월 27일 전국의 중앙언론 및 학계는 13쪽의 오래된 한글본 소설에 열광했다. 바로 역사서에 짧은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설공찬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던 순간이었다.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 이후 80여년의 소설사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증거가 됐던 것이다. 금오신화가 나온지 40여년 만에 설공찬전의 실체가 드러나고 설공찬전과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과의 교량역할을 할 수 있는 ‘기재기이’라는 소설이 있었으니 위대한 한글로 만들어진 소설이 역사적 의의를 더하는 사건이었다.
설공찬전의 발견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1997년 당시 국사편찬위원회의 이복규 교수 등은 전국의 한글 고서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조선 명종 때의 문인 이문건(1470~1567)의 ‘묵재일기’속에 수록된 채수의 한문소설 설공찬전(1511) 한글 번역본을 발견했다.
묵재일기 사이에 끼어있던 총13쪽 4천여 자의 설공찬전은 필사형태로 적혀있었으며, 학계의 관심을 송두리째 받는 결과를 낳았다.
설공찬전의 역사적인 발견으로 우리지역 순창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쾌거를 손에 쥔 셈이 됐다.
지방자치시대는 문화상품개발로 지역 간의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그 지역과 관련이 있는 문화인이나 문화현상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국비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역사적인 하나의 사실만 있으면 지자체 관광사업은 바로 테마관광사업으로 실현되고 있다. 관련된 각종 행사를 만들어내고 캐릭터를 통해 마스코트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설공찬전 소설에 나오는 인물과 배경, 사건 등이 모두 순창으로 짜여져 있다. 그야말로 500여년 전 당대의 문장가이자 사상가인 채수는 우리지역 순창에 엄청난 문화상품 선물 꾸러미를 남겼던 것이다.

관광벨트의 소재로 손색없는 설공찬전은 무엇인가?

설공찬전의 배경은 금과면 매우마을이다. 설 씨 성을 가진 설 공찬이의 빙의를 소재로 당시의 유교적인 사회질서를 부정하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설씨들은 현재 금과 동전리에서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배경이 되는 매우마을은 금과면을 들어서는 초입에 위치해 있으며, 설공찬전의 주 무대가 된 곳이다.
설공찬전은 다음과 같은 플롯을 갖고 있다. ‘순창에 살던 설충란에게는 남매가 있었는데, 딸은 결혼해 바로 죽고, 아들 공찬이도 장가들기 전에 병들어 죽는다.’는 것이 소설내용의 첫머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학계에서조차 발견한 사실이 없다. 그런데 얼마 전 설공찬전에 대한 기획취재를 하면서 새로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소설속의 설씨 가문의 29대손(중시조로부터)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설 모 씨는 “설공찬에 대한 소설 내용과 인물이 모두 실화이며, 실존인물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소설속에서 “아버지로 나오는 설충란이 직계할아버지가 된다”고 밝혔다. 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설 씨 가문의 형제는 설충란과 설충수, 그리고 설충해이며, 설충해는 소설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사실은 소설 첫머리에 나오는 ‘결혼해 죽은 딸’은 현재 실제로 무덤이 존재하는 것으로 말하고 있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설충란의 병들어 죽은 아들 설공찬은 실제 설충란의 아들로써 실제 이름은 설공순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금과면에는 설충란과 설충수의 직계후손은 한 두 사람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소설에 나와 있지 않은 형제인 설충해의 자손들이라는 것이다.
후손이라고 말하는 한 사람의 입에서 실로 엄청난 얘기가 나왔던 것이다. 이에 관한 사실여부는 학계와 지자체의 조사와 검층이 필요한 부분이다. 설공찬전에 관한 재조명의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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