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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스마트가이 김원규 서신동지점장 은퇴

2012년 02월 01일(수) 09:45 [순창신문]

 

ⓒ 순창신문

“새로운 미래 만들어 언젠가 경험기부 해야죠. 한 집안이 잘 되려면 후손이 잘되어야 합니다” 농업,농촌을 위한 농협의 역할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27일 명예 퇴직하는 김원규 농협중앙회 서신동지점장의 은퇴 소감이다.
“따르르릉” 인터뷰를 시작하려는데 때 마침 김 지점장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시원시원한 대화가 이어진다. 상대방이 아마도 벌써 은퇴냐는 놀라움이 앞서는 가보다. 그의 호방한 성격 탓에 소주 한잔하자는 마무리로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살아 온 인생이 얼굴이라고 했던가. 훤칠한 키에 호감 가는 인상이 너무 좋다. 참 잘 살아 온 것처럼 느껴진다. 그는 유머와 재치가 풍부하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재미있다. 명예퇴직이라는 새하얀 도화지에 그려 나갈 새로운 미래의 색깔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 놨다.
‘소문난 마당발’. 우연히 만난 한 사람 한 사람일지라도 영혼을 담아 필연으로 이어갈 만큼 그는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한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고즈넉하게 읊조리는 모습에서 사람 좋아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지난 1975년 농협에 입사한 이래 만 37년을 보냈다. 고향 순창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순창군 복흥면에서 잠시 공무원을 한 후 농협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81년 전북농협본부로 이동하여 총무팀장을 거쳐 고향인 순창군지부장 그리고 남원시지부장, 전주시내 지점장을 두루 거치면서 그의 역량은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특히, 순창군지부장 재직 시에는 전국최초의 메주패션쇼를 개최하여 전국 언론의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남원시지부장 재직 시에는 춘향의 사랑이미지를 지리산 사과에 접목시켜 창의적인 CEO로 평가 받기도 했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의 농산물유통브랜드인 K-멜론 전국협의회 초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도 갖고 있을 만큼 자기계발의지도 강한 그는 경영학 박사이며 지난해에는 고객감동 재능 기부 음악회를 개최하여 고객만족을 펼칠 만큼 판소리, 섹소폰 연주 등 다양한 취미도 갖고 있는 다재다능한 농협인으로 후배들로부터도 신망이 두터운 선배이다.
이제 그는 정든 농협을 떠나간다. 농협의 의미가 뭐냐는 질문에 ‘행복이자 가장 힘이 난 곳’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농업·농촌에 대한 애정의 깊이만큼이나 그의 가슴에서 농협의 정을 떼어 놓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동안 너무 줄기와 열매만 보고 살아온 듯 합니다”
아내에 대한 연민이 깊다. 초등학교 동창으로 7년간의 질긴 연애 끝에 만나 결혼에 골인한 그는 남녀세대별 후회에 50대의 고백처럼 ‘아내에게 잘못 한 것’ 같아 후회스럽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그가 즐겨 쓰는 건배사는 “걸걸걸! 빠삐따!!”이다.
‘잘할 걸, 배풀 걸, 즐길 걸’에 ‘빠지지 말고, 삐지지 말고, 따지지 말자’이다.
그에게 아내는 어떤 존재일까 하고 궁금했다.
‘아내는 신적인 존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내에 대한 아부의 극치를 달린다.
이제 어머니라는 한 여자의 품에서 태어나 아내라는 여자의 품으로 돌아가는 게 인생이란다. 지난 며칠 전 아내와의 우스개 소리도 들려주었다.
‘주의 기도문’이 아닌 ‘남편의 기도문’을 낭송하더란다. ‘남편이여 아직 돌아 올 때가 아닙니다. 그래서 한 바탕 웃었다“고 한다.
직장생활에서의 정년이란 수십 년의 생활 패턴이 하루아침에 확 바뀌는 순간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바로 적응할 수 있을까. 그도 한낫 인간이다. 어찌 하루하루가 다가올수록 말 못 할 고민이 없을까. 하루 세끼 먹는 삼식세끼는 싫다. 일식이가 되어야지. 유머가 풍부한 그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아내에게 15도 각도로 정중히 인사를 했다고 한다.
“계속 좀 도와주세요?” 수십 년간 지속 되어 온 아내의 스케쥴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단다.
그에게 든든한 조언자이자 협력자요 때로는 버팀목이 되어 준 아내에게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다고 할 만큼 아내 사랑이 그득하다. ‘당신은 해 낼 수 있어’라는 격려 한마디에 그의 마음은 이미 날아가는 새처럼 둥 떠 있었다. 아내를 위해서라면 팔불출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동안 못 다한 정을 채워가며 알콩달콩 또 다른 부부애를 키워 가려는 그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는 한옥순(56) 여사와의 사이에 진영(31), 윤정(27) 1남 1녀를 두고 있다. 얼마 전 결혼기념일에 며느리가 전한 쪽지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우리도 아버님처럼 애정표현 많이 하며 살래요' 스킨십이 지나쳤나 보다. 아내라는 숲이 있어 꿈이라는 나무를 키워갈 수 있었다는 김 지점장.
은퇴는 마무리가 아니라 이제 새로운 출발이라는 생각으로 "뿌리 깊은 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는 그의 따뜻한 미소에 설레임의 향기가 솟아난다. "열정,창조,소통" 김 지점장의 또 다른 네이밍이다.
긍정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 온 김 지점장은 바쁜 사이에도 미래를 위한 준비를 틈틈이 해 나갔다.
그의 경력만 봐도 상상력을 뛰어 넘는다. 수필가, 중앙선관위 외래강사, 천직발견 지도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칼럼니스트, JTV전주방송 1분논평진, 리더십센터교수, 소상공인 컨설턴트, 기업 맞춤형 코디네이터, 대학강의, 학교 운영위원장, 복지관 운영위원, 특허출원 등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그는 봄을 기다리는 곰처럼 준비하며 우직하게 그러나 민첩하게 기회를 포착하는 전형적인 호시우보(虎視牛步)형 인간이다.
‘전북농협의 전설이예요’ 창조와 긍정, 도전으로 농협생활을 마감하는 그에게 어느 후배가 무심코 던진 말이다.
‘새로운 미래 컨설팅(NFC)’을 설립하고 재능 기부는 물론 강의와 저술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그의 아름다운 퇴임에 행운의 믿음이 가는 이유가 아닐까.
우리는 누구나 퇴직을 맞이한다. 각자가 처한 산업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뛰며 최선을 다한 모든 퇴직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열심히 일한 당신의 또 다른 시작에 파이팅을 보낸다.

남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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