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Ⅸ. 들소리 토속민요와 지역별 보존실태-전라도 권역(下)

지역에 잔존한 들소리(農謠)의 맥은 이어질 것인가?

2011년 10월 13일(목) 10:37 [순창신문]

 

ⓒ 순창신문

우리 선조들의 삶을 통해서 사람의 힘에 의존하여 생산 활동이 이루어졌던 농경사회에서 민중 민초들의 공통적인 정서를 충족시키고 모든 계층에 개방되어 민주적이고 민족적인 전통문화들이 1960년대부터 농업생산의 기계화와 과학문명(영상매체의 등장)의 발달 사회로 접어들면서 생활현장에서 사라져 갔던 농요(農謠) · 민요(民謠).
농요 · 민요의 정확한 역사는 추정할 수 없으나, 유구한 세월 동안 우리민족 역사화 함께하며 구전 농민요(農 · 民謠)가 우리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본보는 지역(鄕土)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하고 민중민초들의 애환과 삶의 양식이 담겨 있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 문화인 ‘들 소리(農謠) 혹은 민요(民謠)의 맥은 이어질 것인가?’를 주제로 우리나라의 지역별(경상도 · 충청도 · 경기도 · 강원도 · 전라도) 농민요(들소리) · 토속민요 소개와 함께 보존실태 등을 지면을 통해 점검해 본다.
전라도 권역의 들소리(農謠)와 토속민요를 들여다 보기위해 전남 고흥군, 진도군, 영암군, 나주시 등 4개 시 · 군 문화원과 관련 단체를 찾았다.
전라도 권역에 산재되어 있는 들소리와 토속민요 소개는 상 · 하로 나눠 지면을 통해 소개되며, 상(上)에서는 전남권역을 중심으로 하(下)에서는 나주들(다시 · 봉추 · 학산들노래를 중심으로) 노래와 관내(순창) 민중민초들의 구전으로 현존하고 있는 순창금과들소리 소개하고자 한다.
나주 들노래는 10여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다시 들노래와 봉추 들노래, 학산 들노래가 나주문화원에 의해 발굴됐으며, 봉황 들노래의 경우는 악보는 발굴이 돼있으나, 이를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들노래의 상사소리는 직파재배의 영향으로 역사가 깊지 않으며, 김매기 작업은 예전부터 전해 내려져 오는 소리로 각 지역마다의 특징적인 것이 나타나 있다.
지역별 농요와 토속민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이바지하고 있는 산증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가운데 전통문화의 보전과 계승방안 등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나주는 지형적으로 산이 적고 들이 넓어 전국의 어느 지역보다 풍요로운 지역이었다. “나주평야에 흉년이 들면 전국이 굶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주평야는 논농사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곳이다.
그러했으니 만큼 나주는 드넓은 평야지대로 각 지역별로 수많은 다른 들노래가 존재해왔던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나주시 노인면 학산리 용산마을과 동강면 옥정리 봉추마을, 다시면 동당리 청림마을 등에서 예술성이 뛰어난 들노래가 불러져 왔다.
나주지역 들노래는 공통적으로 나주의 지역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영산 도내기샘에 관한 소리와 새화젓(새우젓)에 밥을 먹으려고 산골처녀가 오란다는 내용 등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안면 학산들노래는 지역적으로 나주에서 가장 북쪽인 곳에서 불려진 들노래로 이 지역의 들노래는 인접한 광산지역과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비슷한 노래들이 상당수 있다.
노래는 평이하지만 힘이 있고, 평야지대의 특성인 여유로움이 한결 돋보인다. 학산 들노래의 구성은 모찌는 소리가 없고 대신 물 품는 소리가 들어가고 바로 모심기 노래인 상사소리 들어간다. 그것은 아마도 학산 들노래가 모심기(이앙)를 하기 시작했던 시대보다 먼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심매기 소리는 세화자소리가 현재 실전된 상태이며 사거리소리와 진소리, 잔소리로 구성되고 있고, 풍장소리는 호들갑스럽거나 거들먹거리지 않고 한결 여유로운 특성을 보여준다.
봉추들노래는 동강면 옥정리에서 불려지던 들노래로 다양한 사설과 함께 뛰어난 예술성이 돋보이는 들노래다.
이 들노래는 인접한 함평과 무안의 들노래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비슷한 가락과 사설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봉추들노래는 물 품는 소리, 모찌는 소리, 모심는 소리, 지심매는 소리, 풍장소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심는 소리인 상사소리가 늦은 상사소리, 잦은 상사소리, 더잦은 상사소리로 구성되어 있어 모심는 속도를 조정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시면 청림 들노래는 나주의 들노래 가운데 가장 다양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모찌는 소리도 속도를 조절하도록 잦은 모찌기소리가 있고, 상사소리도 잦은 상사소리가 있으며, 논매기소리는 마소리, 절사소리, 들래기소리, 잦은들래기소리, 돈들타령, 뜰모리 등 6개의 노래가 있어 논매기소리에 큰 강점을 가진 들노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돈들타령과 뜰모리는 패를 둘로 나누어 작업동작과 노래 가락이 알맞게 조화를 이루어 흥을 돋우는 것은 다시 들노래만의 특징이다.
나주들노래의 경우 문화원의 발굴 노력으로 CD제작 과정을 통해 보존은 돼 있으나 전수 과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계승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순창금과 들소리(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2호)

순창금과들소리는 금과면 신모마을에 전승하는 소리를 중심으로 금과면 내의 소리꾼들과 악사들이 한데 어울려 전승해 나가고 있는 농요다.
2002년도 한국민속예술축제를 계기로 물품는 소리와 농부가형 모심는 상사, 논맴소리인 무후렴 문열가, 연꽃일래, 담담설음, 방애놀세, 된사거리, 에염쌀 때의 사호소리 및 장원질 때의 산아지곡으로 구성됐다.
순창은 장판개, 김세종, 박유전과 같은 동편제, 서편제의 판소리 대가들을 배출한 소리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고장으로 들노래에서 길고 유장한 논맴 소리들이 많이 발달되어 있고 애창되며 음역이 넓고 속소리(假聲)로 가창하는 창법을 쓴다. 운상(運喪)소리도 유장한 곡이 애창되며 짧은 오르막소리가 따로 없는 편인 것 등은 이러한 배경적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후렴구가 있는 일노래라면 다른 지방에는 멕받형식(멕이고 받는 가창방법)으로 부르기 일수지만, 순창금과들소리에서는 선입후제창(先入後劑唱)을 선호함은 이곳의 특징으로 꼽힌다.
노랫말에 있어서 히읗(ㅎ) 첨가음을 즐겨 쓰며 하여를 ‘허’여로, 세를 ‘시’로 발음하는 경향이며, 80세가 넘은 건장한 안노인들이 많은 고장인지라 부녀요가 풍부하다.

순창금과들소리에는 묘쓰는 다구질소리나 흙가래질소가 없으며, 모찌는 소리가 따로 없다.

순창의 논맴소리로는 무후렴 문열가, 연꽃일래, 담담 설음, 그물맺자, 방애놀세 · 얼싸 방게 · 연게류 · 방게흥게류, 어라시고라 좋네 류, 된사거리, 사호소리, 논맴양산도, 아리시구나류, 산아지곡, 잦은상사, 호계 에염소리, 스리롱 등덩실, 갈까타랑, 진사호 두름박 류 등이 있다. 사호소리, 잦은 상사, 호계 에염소리와 두름박소리 정도가 잦은 소리에 든다.
무후렴 문열가는 호무질 때의 첫소리로, 아침 샛거리 내올 준비를 하라는 신호가 된다. 몬열가란 문을 여는 첫꼭지 노래라는 뜻이며 이슬털이라고도 일컫는다. 연꽃일래(배꽃타령, 꽃방타령)는 독특한 후렴구의 곡으로, 후렴구 예(例)에서는 얼씨구나, 절씨구나, 흥흥 또는 하하, 조리시고 내지 좋을씨고를 공통어로 선택되기도 하며 속소리를 쓰는 경향이 있다. 후렴부분의 선율길이가 본문부분에 비해 짧다.
순창지역은 사람들은 모심을 철이되면 전원이 품앗이로 동원된다. 첫새벽에 저릅대(삼대) 횃불을 들고 동구앞에 있는 도깨비 방죽으로 가서 용두레로 물을 품어 천수답을 적시면서 물품기 소리를 우렁차게 불러왔다.
물품고 모찌기가 끝나면 일꾼들이 모두 풍장을 한바탕 울린 후 들녘을 향한다. 모를 심을때는 북으로 못방구를 치는데, 선창자가 앞소리를 메기고 나머지 일꾼들이 뒷소리를 받는 선후창 방식이다.
앞소리에서 모를 심고 후렴구를 부를 때는 모춤을 들고 일어나 덩실 덩실 춤추며 신명을 낸다.
가장 더운 시기에 가장 많은 품을 들이는 힘든 작업이 이루어지는 김매기 작업 때 부르는 소리는 김매기 소리하며, 이때 부잣집에서는 놉을 얻어서 하고 가난한 집에서는 호락질(개인일)에 의존하나 대개는 상호부조의 품앗이 형태로 공동작업 한다.
3-4차례에 걸쳐서 김매기를 하며 이때는 미리 일을 시켜보는 진서자리를 통해 일꾼의 능력을 시험하기도 하는데 합격한 사람에게는 ‘진서술’을 내게한다.
김매기 소리로는 호무질-문열가, 한 벌-연꽃타령, 담담 서름타령, 오호타령, 방아타령, 만드레-사허소리 등이 있다.
김매기 소리가 끝나면 장원질 소리로 순창금과들소리의 마당은 끝맺음 한다.
마을에서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 머슴을 농사 장원으로 뽑는다. 농사 장원으로 뽑힌 일꾼이나 논주인을 당사실로 치장한 소의 잔등에 태운 후 삿갓을 거꾸로 씌우고 풍장을 치며 나머지 일꾼들이 이를 에워 싸 동네 고샅을 함께 돌며 주인집으로 향하는데 이때 부르는 소리가 ‘에야타령’이다.
순창금과 들소리의 음악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판소리에서 사용되는 두개의 주요한 악조인 우조와 계면조의 음계와 선법이 고루 섞여 있다.
둘째, 선후창 방식과 교환창 방식 그리고 제창 방식이 고르게 섞여 있다.
셋째, 김매기 과정의 일의 분화에 따른 곡조의 분화가 매우 다채롭다. 들노래의 대부분이 논매는 소리에 해당할 정도로 김매기 과정에서의 곡조 분화는 순창 들노래의 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넷째, 김매기 소리는 우조 선법을 중시하면서도 창법상으로는 대체적으로 기식음을 풍부하게 사용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씩씩한 느낌을 주고 있다.
기식음(氣息音 하, 허, 흐, 해, 후, 히)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남성 중심의 들소리를 더욱 씩씩하고 힘찬 느낌을 주게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기획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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