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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강천산에 묻다

2011년 09월 01일(목) 16:14 [순창신문]

 

ⓒ 순창신문

봄·여름·가을·겨울이 따로 없이 모여드는 관광객 때문에 강천산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말이면 2~3만명이 찾는 강천산이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돌고 있다.
강천산은 1인당 2천원의 입장료만 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곳에서 하루종일 놀다 간다. 돗자리와 먹을 것을 싸와서 돗자리에 누웠다 물속에 들어갔다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쓰레기는 되가져가지 않고 버리고 간다.
강천산 관광객이 많아도 입장료 수입으로는 운영이 힘들다. 거기다 군청 담당 직원들은 새벽부터 나와서 집게를 들고 쓰레기를 줍고 다닌다. 뿐만이 아니다.
피서철 단풍철이 되면 직원들에게는 휴일이 없다. 너나없이 밀짚모자를 쓰고 주차단속, 쓰레기 단속에 쉴 새가 없다. 휴가철에도 가족과 함께 휴가 한 번 못 떠났다. 군민들과 담당직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유다.
여름 피서철이 끝나기도 전에 관광버스들이 몰려오고 있다. 등산객들이다. 등산객들의 배낭에는 음식들이 하나가득 들어있다. 등산을 하고 배낭을 풀어 먹고난 음식쓰레기는 담아가지 않고 있다.
강천산을 찾는 수십만의 사람들이 강천산내 음식점을 들어가지 않고 있다. ‘맛없고 비싸다’는 이유다. ‘그 나물에 그 반찬이다’고 성토했다. 사람들은 ‘물어보는 게 더 우습다’는 태도였다.
주민들이 강천산에게 묻고 있다. 산좋고 물좋고 공기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일년이면 수십만 명씩 찾아오는 사람들을 그냥 돌려보내고 있는 강천산의 여유는 무엇인지를 말이다.
광주 문흥지구에서 왔다는 송 모씨(49)는 “작년 가을에 친구들하고 왔다 한정식을 먹고 난 후에 자주 오는데도 식당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며 “혹시 해서 5~6군데를 다녀봤지만 어느 집이나 다 똑같더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물어보지 말고 궁금하면 직접 가서 먹어보라”며 짜증까지 내고 말았다. 더 이상 물어보기가 민망했다. ‘도시락을 싸 온 것도 아닌 듯한데, 어디서 식사를 해결하는지’를 물으니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눈 한 번을 흘기고 나서 답을 했다.
‘담양가서 먹고 가던지, 참았다가 광주 가서 먹는다’고 말이다.
주민들이 묻고 있다. 서로를 향해 묻고 있다. 사유재산이니까, 남의 일이니까 알아서 하겠지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무리속에 행동하는 한 두사람만 있다면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고추장 된장 만으로는 잘사는 순창을 만들 수 없다고. 서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바꿔보자고 외치는 주민들을 위해서 너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서로 묻고 있다.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이 나서고 있다. 강천산 바꿔야 한다고….
주말이면 강천산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외로운 손길이 있다. 식당 앞 길거리에 나와 지나는 손님을 불러도 보지만 사람들은 쉽게 식당 안으로 들어서지 않았다. 멈칫멈칫 하다가 어렵게 들어서는 사람들은 비싼 음식 가격에 쉽게 주문하지 못했다.
‘시킬만한 메뉴가 없다’고 서로 나지막한 목소리로 불평을 늘어 놓았다. 상 밑으로 깔린 불평소리는 주인의 귀에도 들어왔다. 손님들의 불평소리를 한 두 번 들어본 게 아니다. 예사로 듣는 소리다. 주인들은 알고 있었다.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강천산 식당 주인들은 관광객이 찾아주면 다행이라고 여기며, ‘운수 좋은날’ 정도로 넘겼다.

ⓒ 순창신문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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