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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격 폭등에 장류 계약재배사업 ‘휘청’

수매가 6,500→1만1,000원 조정에도 농민들 “물량 없다”
찹쌀ㆍ콩도 일조량, 병해로 흉작 전망돼 계약재배사업 ‘위기’

2011년 09월 01일(목) 15:40 [순창신문]

 

ⓒ 순창신문

작황 부진으로 마른고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생산 농민과 고추장민속마을 등 전통제조업체, 양조업체 장류원료 계약재배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순창군 장류 계약재배 농가와 제조업체 대표들은 지난 25일 오후 2시 농협중앙회 순창군지부 2층 회의실에서 장류원료 계약재배사업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근 고추 가격폭등으로 약정가격과 실거래 가격 간 격차가 커져 계약업체 수매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농협순창군연합사업단 계약재배사업 운영위원회의에는 생산 농민 대표로 쌍치 용전리 양촌마을 신우헌 씨, 복흥 서마리 하마마을 정남선 씨 등 4명과 복흥농협 이영수 전무, 금과농협 강용규 전무, 순창농협 제영모 상무 등 4명이 모두 8명의 농민과 단위농협 대표들이 참석했다. 반면에 업체 측에서는 고추장민속마을 성가정식품 김만종 대표와 성도집고추장 박상호 대표, ‘대상’ 측 담당직원 등이 예정시간보다 늦게 참석했을 뿐 상당수 고추장마을 대표들이 불참했다.
이날 회의에서 계약재배 농민과 업체 측은 휴식시간도 없이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난상토론 끝에 계약단가 인상합의안을 전격 도출해냈다.
전통장류 제조업체의 경우는 계약단가 6,500원보다 5,500원 인상된 1만1,000원, 양조 제조업체인 대상의 경우에는 상품 계약가격 5,800원보다 4,000원 인상(중상품은 5,300원에서 9,000원, 중품은 4,100원에서 7,800원으로 인상)된 9,500원으로 인상한 가격 조정과 추석 이후 1차 수매 일정에 양측이 합의한 것이다.
또 회의에서는 가격보전을 위해 약정 이행 농가에는 계약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가격조정 보조금을 지급하고, 약정을 이행하지 않는 농가에 대해서는 콩 등 다름 품목의 계약수매 제한, 내년도 계약재배 배제, 위약금 부과 등의 추가조치를 취하는데도 합의했다.
하지만 계약재배사업단 운영위원회의 이 같은 전격적인 합의안에도 불구하고 계약재배 농가의 반응은 예상외로 싸늘하다. 조정가격과 시중가격 간 격차가 너무 큰 때문이다.
지난 26일 오전 복흥면 이장단 단합대회에서 만난 서마리의 한 주민은 “오늘 순창장에서 상품 건고추 1근에 1만 9,000원에 팔았다는 사람이 있다”며 “그런데도 근당 8,000원씩 차이 나는 고추를 계약했다고 그대로 내주겠느냐”고 말했다.
26일 오후 순창재래시장에서 만난 풍산면의 한 주민도 “올 고추농사가 별로였다”며 “오늘 처음으로 고추 60근을 1만8,000원에 팔았는데 계약재배 물량은 별로 안 돼 나중에 어떻게 해결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25일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농민대표와 조합대표들 역시 업체 측에 이구동성으로 이런 사태를 우려를 제기했다.
참석자들은 일조량 부족과 탄저병, 바이러스 발생으로 농가들의 생산량이 감소해 고추 생산량이 지난해의 60% 수준에 불과하므로 계약 가격을 조정해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심지어 양조제조업체 ‘대상’의 관계직원까지도 “계약 불이행 우려 논란이 올해 뿐 아니다”며 “작년에도 125톤을 계약해 겨우 35톤만 수매됐는데, 올 예정 수매규모 54톤이 될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고추장마을의 한 대표는 “고추 가격을 높게 조정하면, 고추장 생산량을 줄이는 업체가 많을 것이다”며 “고추 가격이 올랐다고 일부 선금까지 지급한 고추 물량을 안 내놓으면, 계약재배사업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더구나 앞으로 수매할 찹쌀의 경우에도 일조량 부족으로 나락이 여물지 않아 쭉정이 뿐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고, 메주용 콩 역시도 황색잎마름병이 급속도로 번져 흉작이 예상되고 있어 이 사업을 담당하는 군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순창군연합사업단 관계자들의 근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계약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 측이 계약 농민들에게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신규 계약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할 경우, 자칫 장류원료 계약재배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여 관계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계약재배사업 위기론이 고추 수확이 본격화된 이후 농민과 농협, 업체 사이에서 동시에 일고 있는 가운데 농협순창군연합사업단장으로 장류원료 계약재배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현수 농협중앙회 순창군지부 부지장은 “이번 상황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다”고 낙관적인 해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김 부지부장은 “제도를 아무리 잘 마련하더라도 이번과 같이 계약 작목이 폭등락 하는 경우를 대처하기란 사실상 힘들다”면서 “이번에 생산자 농민과 제조업체가 협의를 통해 가격을 재조정하는 결실을 맺은 것은 오히려 계약재배사업을 안정화시키는데 긍정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매 물량 확보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계약재배사업이 올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자와 제조업체 양측이 모두 계약재배사업을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뜻을 잘 모을 것으로 본다”고 생산 농민들의 목소리와는 다소 다른 견해를 밝혔다.

박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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