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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식품부장관 순창군 방문 농어촌기본소득 현장 방문 · 장터 마련 마을 잇는 15만원 실험 ‘순창곳간’ · ‘풍구장터’서 지역경제 선순환 가능성 엿봐

2026년 06월 04일(목) 10:39 [순창신문]

 

ⓒ 순창신문


ⓒ 순창신문



최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장관이 농식품부 출입처 기자단과 함께 순창을 방문했다.

유등사회적협동조합 ‘순창곳간’ 과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 ‘금요장터’ 추진상황 등을 보고 받은 이날 방문은 농어촌기본소득 연계 이동장터를 통한 마을과의 소통,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순창신문’은 송 장관을 비롯한 출입처 기자단과 함께하며 지역주민과 소통한 내용 등을 다음과 같이 보도한다.

- 편집자 주


월 15만 원의 농어촌기본소득이 순창의 마을 풍경을 바꾸고 있다. 단순히 주민에게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 스스로 사용처를 만들고, 농가와 협동조합이 연결되며, 장터와 돌봄이 다시 살아나는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유등면(면장 서상희)과 풍산면(면장 김선희)을 찾아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이날 방문은 유등사회적협동조합 ‘순창곳간’과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의 ‘금요장터·풍구장터’ 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현장 관계자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방문에는 농식품부 관계자와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협동조합 관계자, 기자단 등 30여명 이 함께했다.

오전 일정은 유등면 ‘순창곳간’에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이윤택 대표는 순창곳간의 운영 취지를 직접 설명했으며, 조광희 순창군수 권한대행은 농어촌기본소득 연계 추진상황을 보고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차담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방문단은 이어 풍산면으로 이동해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의 금요장터 운영 사례를 살핀 뒤, 풍산면 산울림센터에서 기자단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지역화폐 15만 원, 지역 내 소비...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 동안 추진된다.

주민등록상 실거주자에게 매월 15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973억 원 규모로,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가 투입된다.

현재 순창군 인구는 2만7,607명이다. 지급 현황을 보면 신청자는 2만5,130명, 지급 인원은 2만3,757명으로 집계됐다.

추계 인원 대비 신청률은 93%, 지급률은 94.5%다. 누적 지급액은 144억5,300만 원, 사용액은 111억8,300만 원으로 사용률은 77.3%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돈이 지급되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내 기본소득 사용처는 1,348개소에 이른다.

음식점, 미용·뷰티, 의류·잡화, 의료, 마트·편의점 등 생활 밀착형 업종에서 지역화폐가 사용되고 있다.

사업 시행 이후 순창군 인구가 869명 증가했으며, 가맹점은 216개소 늘었다.

사회연대경제조직도 15개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에서 소비 기반은 곧 생활 기반이다. 병원, 약국, 식당, 미용실, 마트 같은 생활 인프라가 유지돼야 주민의 삶도 유지된다. 순창의 실험은 ‘기본소득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다시 도는 돈’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에 가깝다.


유등면 ‘순창곳간’ 사용처 부족을 주민 손으로 풀다

송 장관이 먼저 찾은 곳은 유등면의 ‘순창곳간’(대표 이윤택)이다.

유등면은 순창군 안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으로, 주민 수는 1,016명 수준이다.

기본소득이 지급된 뒤 주민들이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쓸 곳이 부족하다’는 현실이었다.

이에 주민들은 유등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고, 면 안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는 거점공간을 직접 기획했다.

그렇게 탄생한 곳이 ‘순창곳간’이다.

예로부터 함께 모으고 나누던 공동체의 공간인 ‘곳간’의 의미를 살려, 주민 참여형 생활경제 공간으로 꾸렸다.

‘순창곳간’은 유등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조합원은 15명이다.

이곳은 유등면 내 육류 중심의 거점 판매공간이자, 마을 곳곳을 찾아가는 이동 서비스의 출발점이다.

유등면 양돈농가와 직접 연계해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고, 신선도와 품질을 높이는 방식도 도입했다.

지난 3월 9일 유등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됐으며, 동월 23일 ‘순창곳간’이 지역화폐 및 기본소득 가맹점으로 등록됐다.

동월 31일에는 기본소득 연계 시식회와 직거래장터를 처음 열었으며, 4월 중순부터는 차량 렌탈과 선주문을 바탕으로 마을을 찾아가는 이동서비스를 시작했다.

성과도 적지 않다.

‘순창곳간’의 기본소득 매출액은 5,740만4천 원으로 집계됐다. 매장 전담 1명, 이동서비스 전담 2명 등 신규 일자리 3명도 생겼다. 거점 공간 하루 매출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주민 인식이다.

주민들은 기본소득을 ‘받는 돈’으로만 보지 않고, 마을 안에서 필요한 것을 함께 만들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사용처 부족이라는 농촌의 약점을 주민 조직이 직접 해결한 셈이다.

송 장관은 ‘순창곳간’ 방명록에 “순창곳간 주민들을 위한 행복한 협동의 출발을 축하합니다”라고 적었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날 현장 방문의 의미를 압축하는 말이기도 했다.

‘순창곳간’은 행정이 만들어준 시설이 아니라 주민들이 기본소득을 매개로 스스로 열어낸 ‘협동의 출발점’이었다.


풍산면, ‘팝업장터’서 돌봄까지 확장

두 번째 현장은 풍산면이었다.

풍산에서는 주민자치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기본소득과 지역 먹거리를 잇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은 조합원 24명으로 운영되며, 온라인 장바구니 마켓과 매주 금요일 이동장터, 매월 둘째 주 토요일‘ 풍구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풍산의 시작도 생활의 필요에서 비롯됐다. 순창군이 농어촌기본소득 공모에 선정된 뒤 주민들은 기본소득과 연계한 돌봄 사업을 구상했다.

올해 2월 26일 기본소득이 처음 지급된 이후에는 매주 금요일 사전 주문 기반의 ‘팝업장터’를 열었다.

딸기, 유정란, 순창콩두부 등 지역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장터에 올랐다.

온라인 장바구니 마켓은 모바일로 선주문을 받고, 금요일 이동장터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주민 입장에서는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먹거리를 살 수 있고, 농가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

기본소득은 이 둘을 잇는 결제 수단이자 소비 동력이 됐다.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의 기본소득 매출액은 1,208만2천 원으로 집계됐다. 이용 범위도 풍산면 안에 머물지 않았다. 금과·팔덕·인계면까지 입소문이 퍼지며 참여와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풍산의 실험은 장터에서 멈추지 않는다. 농식품부 농촌주민생활돌봄공동체 공모에도 선정되며 반찬 배달, 면 순회버스 등 농촌형 돌봄 서비스로 확장할 가능성을 열었다. 기본소득이 먹거리 소비를 만들고, 먹거리 소비가 이동서비스와 돌봄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상생이음’ 풍구장터, 소비를 넘어 교류의 장으로

풍산 현장의 또 다른 핵심은 ‘상생이음’ 풍구장터다.

지난달 9일 첫 문을 연 풍구장터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 풍산면 산물쉼터센터 앞에서 열린다.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이 주관하고, 순창군 내 협동조합과 농가 등 33개소가 연대·협력한다.
장터에는 농산물과 생활용품, 먹거리, 체험 프로그램, 중고물품 나눔 등이 함께 마련된다. 주민 누구나 판매자로 참여할 수 있고, 기본소득을 사용해 물건을 살 수 있는 열린 장터다.

풍구장터의 기본소득 매출액은 1,650만 원으로 나타났다. 수치도 의미 있지만, 더 큰 성과는 장터가 마을의 관계망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장터에 나오고, 물건을 사고파는 사이 자연스럽게 안부가 오간다. 소비가 교류가 되고, 교류가 공동체 회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순창군은 이 모델이 다른 면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미 타 면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으며, 풍구장터는 ‘순창형 기본소득 연계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간담회 화두 성과와 지속 가능성, 그리고 확산 가능성

현장 방문 이후 풍산면 산울림센터에서 열린 농식품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는 순창군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성과와 지속 가능성, 전국 확산 가능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기자들의 관심은 단순히 “얼마를 지급했는가”에 머물지 않았다. 기본소득이 실제로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고 있는지, 재정 부담을 어떻게 볼 것인지, 다른 농촌 지역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간담회에서는 농어촌기본소득이 복지성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 소비, 가맹점 확대, 협동조합 설립, 장터 운영, 농촌 돌봄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핵심적으로 논의됐다. 순창의 사례는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지만, 단순한 지급액 규모보다 지역 내 소비율, 사용처 확대, 사회연대경제조직 증가, 주민 참여 변화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전국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졌다. 순창처럼 지역화폐 기반과 주민 협동조합, 장터 운영 체계를 갖춘 지역에서는 기본소득이 지역경제 선순환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다만 지역별 여건이 다른 만큼 각 농촌의 생활권, 소비 기반, 주민 조직 수준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기됐다.

결국 이날 간담회의 핵심은 하나로 모아졌다. 기본소득은 개인에게 지급되지만, 그 효과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려면 돈이 쓰일 곳, 돈을 연결할 조직, 돈을 다시 지역의 관계망으로 묶어낼 주민 참여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등의 순창곳간과 풍산의 장터 실험은 바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됐다.


숫자 뒤에 있는 변화… 기본소득은 관계를 움직였다

이번 현장방문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한 지급률이나 사용률만이 아니었다. 기본소득은 순창에서 세 가지 변화를 만들고 있다.

첫째, 지역 안에서 소비가 발생했다. 지급된 돈이 외부 대형 상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과 마트, 병원, 약국, 미용실, 지역 장터 등 주민 생활권 안에서 사용되고 있다.

둘째, 사용처가 새로 생겼다. 유등의 순창곳간은 면 단위 사용처 부족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한 사례다. 풍산의 금요장터와 풍구장터는 주민 수요를 반영해 새로운 소비 공간을 만들었다.

셋째, 공동체 조직이 움직였다. 협동조합과 주민자치 조직, 농가, 사회연대경제조직이 기본소득을 매개로 연결됐다. 기본소득이 개인에게 지급됐지만, 그 효과는 개인의 지갑을 넘어 마을 경제와 공동체 활동으로 번지고 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지역화폐 사용처가 더 촘촘해져야 하고, 고령 주민이나 이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한 서비스도 확대돼야 한다. 가맹점 관리, 품목 다양화, 지속 가능한 협동조합 운영 구조도 중요하다. 그러나 순창의 현장은 한 가지 가능성을 보여준다. 농촌의 기본소득은 단순한 소득 보전 정책이 아니라, 지역 안의 관계와 경제를 다시 설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순창의 실험, 농촌 정책의 현장 모델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방명록에 남긴 글처럼 순창곳간을 “주민들을 위한 행복한 협동의 출발”로 평가했다. 이번 방문은 순창의 현장 실험이 중앙정부 차원의 농촌정책 논의 속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조광희 순창군수 권한대행은 이번 현장방문을 순창군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성과를 중앙부처와 공유하는 뜻깊은 계기로 평가했다.

특히, 유등면과 풍산면 사례가 보여주듯, 기본소득이 지역화폐 사용에 머물지 않고 가맹점 확대, 주민 일자리, 협동조합 활성화, 농촌 돌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정예지 기본사회T/F팀장은 “숫자로 보이는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기본소득 지급 이후 주민들이 필요한 사용처를 찾고, 없으면 만들고, 장터와 이동서비스를 스스로 운영하는 과정이 순창형 모델의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이다.

농촌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보다 작은 장터에서 먼저 시작될 때가 많다. 순창에서는 월 15만 원의 기본소득이 주민의 손을 거쳐 곳간이 되고, 장터가 되고, 돌봄의 길이 되고 있다. 돈이 마을 안에서 돌자 사람도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순창의 실험이 농촌의 내일을 묻는 질문에 하나의 답을 내놓고 있다.

/ 윤효진 기자.

윤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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