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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임 상 국 / 시 인

2022년 06월 30일(목) 14:19 [순창신문]

 

ⓒ 순창신문



지난 목요일 낮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저녁 퇴근 시간이 되어 장대비로 바뀌었다. 시간당 30mm 이상의 장맛비가 양동이로 물을 쏟아붓듯 내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장마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이 내리는 비는 나를 종로3가역 인근에 있는 관수 전집으로 안내하였다. 일이 일찍 끝나는 날이면 막걸리 한잔하면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찾곤 하던 집이다.
“사장님……. 김치전에 막걸리 하나요!!!”
안이 훤히 보이는 냉장고 안에는 막걸리가 만원 전철 속 샐러리맨처럼 빽빽이 차 있다. 비가 오면 전에 막걸리 한잔하러 인근 직장인들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미리 주문해 둔 모양이다.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찌그러진 막걸리 잔에 막걸리 한 잔을 따르니 문득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순창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형을 따라다니며 시작했던 서울신문 신문 배달”
경북 구미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중3 때까지 다녔으니까 약 8년간을 다녔다. 중학생이 돼서는 총무가 되었을 정도로 경력직 신문사 직원이 된 것이다.
하지만, 경력이 늘었어도 아이는 아이였던 모양이다. 어린 나이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지금처럼 장맛비가 내리는 시즌이다. 신문이 내리는 비에 잔뜩 젖기라도 하면 불평불만을 하는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신문을 한 장씩 접어 비닐봉지에 넣어야 하는데 평상시 배달하는 시간보다 1.5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신문 배달이 다 끝나고 나면 우비와 장화를 신고 있었어도 온몸이 땀 반 물 반이다. 거기에다 학교까지 지각하는 날이면 짜증이 많이 났다.

40년 전 비나 지금 내리는 비나 차이가 없을진대 지금 내리는 비는 너무 사랑스럽다.
그동안 가뭄에 목이 말랐던 식물들에게는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내리는 빗물을 뿌리 가득 머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은 마치 농부가 논을 바라보는 모습과 같을 것이다.

얼마 전 종로 6가 꽃 시장에서 산 천일홍 씨앗에서도 비가 내린 후 싹이 나기 시작했다. 매일 출근할 때 한번 보고 돌아와서 또 바라본다.

나태주 시인의 시구( 詩句)가 갑자기 생각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장맛비가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대 자연 축제의 시작이다.

순창신문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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