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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살리기 단상 [고향 생각-타향에서 본 순창]

김승만 / 북일여고 교사

2022년 06월 09일(목) 14:16 [순창신문]

 

ⓒ 순창신문



우리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삶을 기준으로 하여 미래를 예측한다. 지금껏 그래왔고, 실제로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학생들에게 진로와 직업을 말할 때는 조심스럽다. 우리가 경험한 것만 가지고서 현재 유행하거나 전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진로 분야나 직업군이 그들이 주축이 될 미래 사회에서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속도가 이미 직업의 안정성 못지 않게 직업의 수명마저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미래 예측 자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 청소년들은 평생 가져야 할 직업이 1~2개가 아니라 최소한 7~8개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고, 기계나 자동화된 설비, 인공지능(AI) 등이 계속해서 사람을 대체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평생 직장 개념도 없어진 지 오래고, ‘트랜스포머’처럼 제2,3의 직업으로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관심 분야의 다양화, 유연한 사고, 융합적 활동,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과 용기 등의 덕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이나 업무 유형의 변화가 크지 않는 분야의 직업은 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거나 업무 자체가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것, 아니면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분야의 직업들만이 뜨고 있다. 이른바 ‘비정형성’을 가진 직업이 유망한 것이다.

그렇다면 농업은 어떨까? ‘뜨는 분야’일까?, ‘지는 분야’일까?
우리 고향은 과연 경쟁력 있는 곳일까? 아니면 미래가 불투명한 곳일까?
꼬리에 꼬리는 무는 생각이 이어진다.

경제개발을 우선시하고 산업화와 도시화 시대에는 농업이 우선 순위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그 농업에 기반하여 살아온 우리 고향은 이미 경쟁력을 잃고 심지어 ‘인구소멸가능지역’으로까지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각종 처방이나 대책이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나왔지만 이미 봇물 터진 상태라서 역부족일 뿐이었다. 임기응변식 대응으로도 한계가 있었다.

이제 전환점이 왔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희망의 전조는 있다.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귀농 및 귀촌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과도한 도시 집중으로 인한 온갖 문제와 부작용이 만연하는 상황에서 튕겨 나오는 부류도 생겨나고 있고, 힐링이나 웰빙 바람이 불면서 자연이나 전원 생활을 꿈꾸는 이도 많아졌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업무 처리 방식도 급격하게 변모되어 온라인이나 비대면으로도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도시, 그것도 사업장이나 사무실 등 특정 공간의 삶만을 고집하거나 집착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우리 고향도 기회의 땅이다. 아니 재기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 인구 자체가 줄고, 노령층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해서 아예 손 놓고 낙심할 게 아니라 흐름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감지하고 그에 맞는 대책이나 제도를 준비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

소박하지만 평화롭게 살기 좋고, 몸과 마음이 중심을 잡고 여유롭게 살기 좋다. 이런 점에서 정서적 안정과 긴밀한 유대가 가능한 환경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정주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 획기적인 유인책을 써야 하며, 미래형 일자리 창출, 특히 기계나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새로운 농업 분야에 관심과 의지를 보여주는 게 필요해 보인다.

작물 재배나 육성의 1차 산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되, 가공-유통-판매 등의 체계적인 구조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고, 특히 건강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장류의 본고장다운 브랜드를 더 강화하면 좋겠다.

아울러 젊고 어린 층에게도 맞는 다양한 응용 식품을 개발해내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대량생산이나 기계로 만들기 어려운 수제품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당 분야 종사자한테 아낌없는 지원과 유통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한편 노인 대상 돌봄이나 관련 사업도 각광 받을 수 있다. 과문한 탓에 더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이 밖에도 얼마든지 더 많을 것이다.

자신의 뿌리이자 삶의 원천인 고향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당장 필요한 것부터 시작하자. 함께 뜻을 모으고 의견을 수렴하자. 고향이 살아나야 고향을 떠난 이들도 더 신나게 살 수 있고, 고향 발전에 기여할 힘도 더 커질 것이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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