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6-04-17 | 10:02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순창군수 후보

로그인 회원가입 기자방 원격
    정치/행정 교육 문화 스포츠 환경/보건복지 농업소식 종합 인물인사 칼럼 기획 특집 토론방 보도자료 지역소식 소식정보 포토 경제

전체기사

커뮤니티

독자투고

공지사항

독자마당

자유게시판

토론방

뉴스 > 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떡갈나무숲을 위하여

2022년 09월 22일(목) 11:22 [순창신문]

 

ⓒ 순창신문

복흥면 추령 마을 동편으로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가 있다. 야생화공원에서 시작되는 산책로는 장승촌공원으로 이어진다. 편도 30분, 왕복 50분 남짓 소요되는 코스로 완만한 언덕을 따라 이어지는 길엔 참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그곳엔 잎이 넓은 떡갈나무와 상대적으로 잎이 좁은 굴참나무, 상수리 나무, 갈참나무 등이 자라고 있어 그야말로 참나무과의 나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산책로다.

나는 이곳을 산책하는 내내 떡갈나무의 순하디 순한 잎이 돋아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과 어느 볕 좋은 가을날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어떤 아름다운 존재가 뿜어내는지 알 수 없는 향긋한 냄새와 개울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떡갈나무들이 몸을 부딪치며 내는 소리, 그 사이를 날아다니고 뛰어다니는 야생의 것들 때문에 나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혼자 조용히 산책하는 날이 많다.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이 집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며…….

그런데 작년 이맘때인가, 마을 조성 사업으로 산책로를 따라 단풍나무가 식재되었다. 추령 마을이 단풍으로 가을특수를 누리는 곳이기는 하지만, 대로변이 아닌 숲으로 난 산책로 구석구석까지 단풍나무로 채운 것은 자연환경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없이 행해진 사업으로 비춰진다. 이토록 조화롭게 자생하고 있는 떡갈나무숲에 인공적으로 돈을 들여 단풍을 식재하다니……. 나는 나의 소중한 자산을 잃어버린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나무들의 밑동 주위로 으아리, 야생 백작약, 얼레지 같은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그간 이곳은 숲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나무 사이로 흘러내린 너덜겅 바위들은 겨울왕국의 트롤을 닮아, 나는 이곳을 ‘트롤의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끼 낀 바위 사이로 피어난 보랏빛 얼레지를 본 사람이라면 이곳은 정말 보존해야 할 자연의 보고임을 절실히 느낄 것이다.

이곳은 어떤 새로운 종류의 꽃과 나무를 가져와 식재하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소중한 자연을 가꾸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산책로를 따라 참나무과 나무들의 종류를 분류하여 푯말을 달고, 넓게 펼쳐진 너덜겅 바위 구간에 대한 해설을 담을 안내문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또 장승촌공원에 이르는 곳엔 편백 나무숲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구간이 있다. 이곳에 사람들이 산림욕을 할 수 있도록 나무 사이로 길을 내고, 편히 쉴 수 있는 의자를 몇 개만 가져다 놓으면 남부럽지 않은 휴식처가 될 수 있다.

자연에 손을 대는 일은 근시안적으로 일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차후에라도 비난의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당장의 성과에 매몰됨 없이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사업이라야 한다. 시골에 오래 살다 보니 거액을 들여 벌여놓은 사업이 골칫거리로 방치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에 대한 후속 관리나 개선이 이어지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눈앞의 성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방치되는 사업의 결과물들을 바라봐야 하는 거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피로감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 지점에서 불후의 명작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숲에서 생활하는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 감옥에 간 일화가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시민의 불복종>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소로우는 인위적이고 의미 없는 삶을 극도로 혐오했다. 그는 삶의 근원을 좇아 땀 흘리며 노동하는 삶과 자연주의의 신념에 부합하는 삶을 살았다. 시골에서 목격되는 불필요한 사업들을 볼 때면 문득 나도 소로우처럼 국가에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의 떡갈나무숲이 위협받는 불편한 사업이 없길 바라며, 태풍이 마지막 더위를 휩쓸고 사라진 가을의 초입에 모처럼 <월든>을 펼쳐본다..

순창신문 기자  .
“”
- Copyrights ⓒ순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순창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순창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최기순 순창군 장애인편의증진기술

순창군 읍·면민 협의회 4월 정

옥천5마을, 주민 화합 플리마켓

순창군청소년수련관, 청소년 자

농업기술센터, 과수 화상병 원천

순창군장애인복지관, ‘2026

대한노인회 팔덕면분회, 선진지

너의 탄생을 축하해♥ 장은우

“나무에 새긴 마음, 군민과 나

회사소개 - 조직도 - 임직원 - 윤리강령 - 편집규약 - 광고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기자회원 약관 - 구독신청

 상호: 순창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4078107159 / 주소: 전북 순창군 순창읍 옥천로 32 / 대표이사: 오은숙
mail: scn5850@naver.com / Tel: 063-653-5850 / Fax : 063-653-5849
Copyright ⓒ 순창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