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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달 위에 떠 오르는 여동생 닮은 순창 / 임 상 국

고향생각-타향에서 보는 순창 3

2022년 02월 23일(수) 11:32 [순창신문]

 

ⓒ 순창신문



지난 2월 14일 저녁 7시, 정월 대보름 전날이다.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의 핸드폰이 갑자기 우웅~ 소리를 내며 울어댄다. 장모님에게서 온 전화다.
“정임아, 땅콩 까 놓았으니까 가져다 먹어라.”
(딸 생각해서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껍질을 까서 먹이를 먹여주려는 마음)
아내의 한 마디.
“엄마, 미리 까 놓으면 먹을 때 맛없는데.”
(엄마 고생한 것을 안쓰러워하는 딸의 마음)

그러고 보니 한 해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정월 대보름이 지났다.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서는 보름달이 가지는 뜻이 아주 강하였다. 정월 대보름이 우선 그렇고, 다음의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 추석도 보름날이다. 대보름날의 뜻을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면에서 보면, 그것은 달-여신-대지의 음성원리(陰性原理) 또는 풍요원리를 기본으로 했던 것이라 하겠다.

즉, 태양이 양(陽)이며 남성으로 인격화되는 데 대해서 달은 음(陰)이며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그래서 달의 상징구조는 여성·출산력·물·식물들과 연결된다. 그리고 여신은 대지와 결합되며,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출산력을 가진다.*

회사에서 퇴근하여 집에 오는 도중에 하늘을 무심코 쳐다보았다. 40년 전 고향 순창에 떠올랐던 바로 그달이 떠 있었다. 둥글고 둥근 달이….

순창 시내를 유유히 흐르는 경천은 개구쟁이였던 나에게는 둘도 없는 겨울 놀이터였다. 읍내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키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눈썰매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눈이 오면 비료 포대 하나 깔고 언덕에서 내려오면, 무주 덕유산 리조트 스키장이 부럽지 않았고 꽁꽁 얼어붙은 경천에 가서 직접 만든 썰매를 타면 동계 올림픽 아이스 스케이트 선수가 부럽지 않았다. ( 그땐 스키장이 무주에 있었는지도 몰랐지만 ^^)

지금은 경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하여 모습이 많이 바뀌기는 하였지만, 이전의 모습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경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정월 대보름에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쥐불놀이했던 기억이 난다.
시장통을 돌고 돌다 그 귀하디귀한 남양 우유 빈 깡통을 발견하거나, 듬직한 빈 페인트 통을 발견하면 요즘 말로 하면 “ 득템**”을 하는 셈이다.

주운 깡통을 깨끗이 흐르는 경천 시냇물에 목욕재계를 시키고 가져온 못을 깡통에 대고 둥근 짱돌로 아래와 옆에 구멍을 충분히 내고, 철삿줄을 깡통에 연결하여 손잡이를 만든다.
그리고, 빈 깡통에 마른 나무와 종이를 집어넣은 후 불을 지피고 깡통을 서서히 돌리면, 정월 대보름 축제 준비 완료!!!

그때는 정월 대보름에 쥐불놀이하다 초가삼간까지 태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꼭, 다음날 누구 집에 불이 나서 학교에 못 나오던 친구도 있었다.

ⓒ 순창신문



40년 전 정월 대보름!
지금처럼 시장에 돈만 가지고 가면 쉽게 살 수 있는 호두도 흔하지 않았고 땅콩도 많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늘 부자였던 것 같다.
“늘 함께할 친구가 있었고 어머니의 가슴으로 품어 주었던 경천이 있었기에….”

오늘도 서울 남산 위에 둥근 달이 떠오른다. 그리고, 고향 친구의 목소리가 들린다.
“쥐불놀이 가자!!!”가.

순창신문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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