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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고의 선물, 섬진강 - 대상 / 산문

순창여중 3 김 민 서

2021년 07월 14일(수) 10:27 [순창신문]

 

ⓒ 순창신문



섬진강은 나의 하나뿐인 놀이터였다, 우리 마을에는 놀이터라는 건 하나도 없어서 지루하고 따분했지만 섬진강만 가면 신나서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우리집은 농장에 있었는데 농장은 할 것도 없고 초록색만 가득해서 정말 재미없었다. 그래서 심심한 우리 오남매는 언제든지 항상 섬진강으로 놀러가 신나게 놀았다. 섬진강은 우리 농장 바로 옆에 있다. 그래서 섬진강 옆으로 쭈욱 늘어진 길을 뛰지 않아도 빠르게 갈 수 있었다. 봄에는 그 길에 오디나무에서 오디가 피어 항상 오디를 먹으러 갔다. 오디에는 날파리랑 조그만 벌레들이 많이 붙어 있어서 싫었는데 아빠는 벌레들은 맛있는 곳에만 온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벌레가 있으면 오디가 맛있구나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벌레들이 더 미워졌다. 내 맛있는 오디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우리는 큰 통에 오디를 담아 누가 제일 많이 따나 시합도 하며 신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퍼래진 손으로 섬진강으로 뛰어가 빠져 개운하게 노는 건 어느 무엇 보다도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이였다.
여름은 정말 찐득하고 더웠다. 에어컨도 없는 농장에서 버티는 건 정말 지옥이었다. 하지만 쨍쨍한 햇빛에 비쳐 빛나는 섬진강에 빠졌을 땐 차갑고 시원해서 너무너무 기뻣다. 우리는 너무 더운 집 탓에 여름에는 섬진강에서 살았다. 빨리 섬진강에 가기 위해 달리기 경주도 하며 누구보다 즐겁게 향했다. 섬긴강에는 낚시를 하는 아저씨, 다슬기를 잡는 아줌마, 그리고 우리처럼 다같이 놀러 오는 가족들도 있었다. 우리는 얼른 빠지기 위해 허겁지겁 물로 갔고 물고기도 잡으며 즐겁게 놀았다. 뜨거운 여름에 시원한 섬진강에서 노는 건 행복했다. 우리 농장 가까이에 섬진강이 있는게 아주 고마운 행운이다. 나는 물 가까이 고개를 숙여 물을 구경하는 아줌마가 무엇을 하는지 너무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저 아줌마는 뭐 하는 거야?” 라고 물었더니 엄마는 “다슬기를 잡고 계시네”라고 했다. 다슬기는 움직이지도 않고 그냥 꺼만 콩 같아서 다슬기 잡기에는 흥미가 없었고 신나게 물놀이만 열심히 했다. 우니는 이끼낀 돌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하고 물총을 가져와 게임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평소처럼 매우 더운 날, 엄마가 “우리 섬진강으로 다슬기나 잡으러 갈까?”라는 말을 했다. 나는 다슬기 잡기는 재미없지만 붙타는 집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시원한 물속에서 놀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따라갔다. 난 얼른 달려가 빠져 잡아지지도 않은 조그만한 물고기를 철썩철썩 집어댔고 엄마는 돌을 집어 다슬기가 있나 확인하고 있었다. 다슬기가 저렇게 돌에 붙어있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열심히 다슬기를 잡는 엄마를 보니 나도 도와서 다슬기를 왕창 잡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슬기 잡기를 시작했고 물 깊숙이 있는 돌을 집었다. 그 돌에는 아주 커다란 다슬기가 있어 엄마에게 신나서 달려갔다. “엄마 이것 봐봐 다슬기 엄청 크지?” 꼭 커다란 달팽이 같았다. 다슬기라고 생각했지만 엄마는 그게 다슬기가 아니라 우렁이라고 했다. 나는 우렁을 보고 너무 신기해서 다른 생물들도 찾아서 자랑하고 싶었고 그래서 많은 생물들을 발견했다. 섬진강은 정말 보물창고 같다. 어떤 친구를 찾으면 그 새로운 것을 보고 생물들과 친해지는 것이 정말 질리지 않고 재밌었다. 그래서 나는 다슬기부터 이상한 벌레까지 아주 많은 생물들과 친구가 되었다. 섬진강에는 내가 모르는 많은 생물들이 사는 것 같아 너무 신기했다. 혹시 내가 놀면서 밟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섬진강은 물 속에서 신나게 놀 수 있으니 꼭 워터파크 같다. 무료라는 점에서 더 좋다. 다만 놀이기구가 없다는 점이 달랐다. 그래서 난 섬진강에 갈 때면 아빠에게 놀이기구를 지어달라고 졸랐다. 그때마다 아빠는 정말 지어줄 것처럼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지어줘야지!”라고 말해줬고, 나는 강아지 집도 지어준 아빠이기 때문에 아빠를 믿고 놀이기구가 있는 섬진강을 상상하며 매우 행복하게 물놀이를 즐겼다. 나눈 놀이기구를 지어준다는 소식을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어 애들에게 신나게 떠들어댔다. “우리 아빠가 섬긴강에 놀이기구를 만들어준다고 했다!” 난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였다. 그리곤 주말에 친구들도 초대해서 섬진강에서 정신없이 놀았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물이 주황빛이 될 때쯤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도 재밌었는지 주말만 되면 우리집에 와서 같이 섬진강으로 갔다. 섬진강은 정말 최고다!
가을이 되면 섬진강길에는 코스모스가 양쪽으로 전부 덮고 있다. 하얀색, 분홍색, 보라색, 노란색 정말 여러 가지 색깔이 길을 안내해주고 있으니 너무 너무 예쁘고 좋았다. 그 옆에서는 섬진강이 흐르고 있어서 시원한 바람도 강물을 따라 불었다. 나는 이 길을 가족들과 산책하는게 제일 좋았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코스코스에 붙어있는 잠자리도 잡고 잠자리들에게 이름도 지어주었고 코스모스를 머리에 꽂고 다같이 사진도 찍었다. 지금도 그때 사진을 보면 잊을 수 없는 행복이였기 때문에 돌아가 다시 또 놀고 싶다. 우리집에는 엄청 큰 다롱이가 있는데 다롱이는 썰매 끄는 개라 그런지 산책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 가을에는 난리도 아니다. 섬진강이 바로 옆이라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다롱이는 그 바람을 가로질러서 항상 1등으로 달렸다. 그리고 더워서 그런건지 줄을 풀고 섬진강으로 뛰어들었다. 우리는 다롱이를 잡으려고 얼마나 힘썼는지, 정말 많이 달렸다. 다롱이도 섬진강이 좋은건지 나올 생각도 안 했고 그 덕분에 우리는 힘만 뺐다. 그치만 솔직히 힘들었다기 보단 즐거웠던게 더 크다. 섬진강은 다롱이도 좋아하는 최고의 놀이터다.
나는 까먹지 않았다. 이제는 아빠가 놀이기구 만들기를 시작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만들기는커녕 재료 준비도 하지 않았고 아빠 할 일만 하고 있었다. 나는 너무너무 실망해 아빠에게 울며 떼썼다. “아빠가 만들어준다메! 친구들에게 다 말하고 다녔단 말이야” 내 동심을 지켜준 아빠를 무안하게 만든 철없는 짓이었지만 그때는 정말 순수한 마음 때문인지 아빠에게 너무 실망했다. 엄마는 옆에서 나를 달랬고 나는 일주일 동안 쉬지 않고 울면서 말했다. 나는 잊을만 하면 생각나서 여름되기 전까진 꼭 만들어 달라며 떼썼고 어느덧 추운 겨울이 되었다. 아빠는 아주 재밌는걸 보여준다며 나를 섬진강으로 데려갔다. 그 날은 엄청 추워서 밖에 나가기도 싫었지만 재밌는걸 보기위해 아빠를 따라갔다. 역시 날씨가 추운탓에 강물 가장자리는 꽁꽁 얼어있었다. 나는 실망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아빠가 언 부분을 크게 조각내서 조각낸 얼음을 물수제비 하는 것처럼 던졌다. 그랬더니 그 얼음조각이 언 강물위에서 촤르륵하고 깨지면서 퍼졌는데 얼음이랑 얼음이 부딪히니 꼭 실로폰처럼 소리가 참 예뻣다. 아빠는 “어때, 놀이터보다 더 재밌지?” 나는 이때 개달은게 있었다. 굳이 놀이기구가 중요 한게 아니다. 자연만으로도 이렇게 재밌게 놀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만약 놀이터가 있었다면 나는 쉽게 싫증나 더 이상 섬진강에 오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양하고 신비한 자연 덕분에 나는 여러 경험도 하고 좋은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놀이기구로 자연이 해를 입는다면 그동안 행복했던 내 소중한 추억들도 더 이상 가질 수 없을 것이다. 1년 내내 나에게 즐거움을 준 섬진강은 나의 최고의 선물이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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